“유엔이 선택한 건 미국, 독일도 아닌 우리였다”
1,600만 달러 규모 항공등화시스템 수주 성공, 글로벌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지난해 7월, 국내의 한 중소기업이 유엔의 수주를 따내 큰 화제를 불러일으킨 바 있다. 더욱이 미국 크로스하인드, 독일 하니웰과 ADB, 핀란드의 세프게이트 등 쟁쟁한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 끝에 따낸 수주라 그 의미는 더욱 컸다. 이 중소기업은 바로 항공등화 관련 전제품을 제조하는 유양산전(임대영 대표). 항공등화시스템 전문업체인 유양산전은 유엔평화유지군이 사용할 수단 내 3개 공항에 설치할 1,600만 달러 규모의 항공등화시스템을 유엔 조달본부로부터 수주 받아 글로벌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었다.
확신으로 뛰어든 도전과 성공
그때를 생각하면 여전히 가슴이 두근거린다는 임대영 대표는 당시 유엔의 수단 공항 수주를 따낸 후 “유엔조달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1년가량 철저하게 준비해왔다”면서 그동안의 노력을 털어놓았다.
“해외 시장에 한 발 더 다가서기 위해서는 유엔조달시장에 들어가는 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유엔본부에 조달업체 등록을 해놓고 입찰관련 사항을 빠짐없이 체크했다”는 임 대표는 이 프로젝트를 확인한 순간 ‘이거다’라는 확신이 들었다. 이에 앞서 수단에서 성공적으로 항공등화시스템을 마쳤던 유양산전이기에 더욱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수주를 따냈다고 끝난 것은 아니었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뒤에 유엔 측에서 가격 인하를 요구해 오기도 했던 것. 하지만 임 대표는 가격, 기술, 납기 부문에서 모두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유엔의 요구를 거절했다. “현지 작업 현장은 내전이 일어나고 있다. 목숨을 담보로 해야 하는 프로젝트다. 완벽한 시공으로 대한민국의 기술력을 유엔에 각인 시키겠다”며 포부를 다지기도 했다.
‘우나미드 프로젝트’라 불리는 유엔의 수단 공항 수주를 따낸 후 유양산전의 국제적 인지도는 더욱 높아졌다. 이집트, 에콰도르, 콜롬비아 등과 잇따른 수출 계약을 맺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공항 관련 해외 기업의 방문도 늘어나고 있다. 바이어들로부터 “다른 나라를 둘러봐도 유양산전의 시설이 가장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을 때마다 임 대표의 어깨는 절로 으쓱여진다.
미국연방항공규격 획득 후 해외진출 본격화
1975년 설립된 유양산전은 국내 항공등화 분야에서 업계 선두주자로서 뛰어난 품질과 기술력과 서비스를 자랑하며 활주로등, 유도로등 뿐만 아니라 원격제어시스템 등을 포함한 항공등화 관련 전제품을 제조하고 있다.1990년대 중반까지 유양산전은 일본제품을 모방하면서 기술을 확보하는데 주력했다. 그러다 2000년에 인증획득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미국연방항공규격을 따내면서 본격적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2004년에는 일본 업체를 제치고 일본 나고야 중부신공항 입찰에서 60만 달러 규모의 항공등화시스템을 수주했으며, 2007년에는 오사카 간사이공항 등화시스템 수주에도 성공했다. 이 밖에도 자이툰 부대가 주둔한 이라크 아르빌공항, 이탈리아, 호주, 캐나다, 스페인, 벨기에, 파키스탄 등 39개국 80곳 이상의 공항에도 유양산전이 시공했다.
그렇다고 유양산전이 해외 수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유양산전은 인천국제공항, 김포공항, 청주공항을 비롯해 성남, 서산, 포항, 군산, 양구비행장 등 국내 대부분의 민간 및 군비행장의 항공등화시스템을 도맡아 설치했다.
유양산전은 현재 할로겐램프 타입의 매립·노출등, LED 타입의 등화, 이동형 조명등, 각 등화에 안정적인 전원을 공급해주는 정전류조정기, 변압기, 유도 안내표시등, 활주로 거리 표시등을 비롯해 모든 항공등화류를 제조, 공급하고 있다. 또한 공항 관제소와 등화설비의 전원을 공급하는 제어소에서 항공등화 설비의 원격 제어 및 감시를 하며 공항의 주위 환경 변화에 따라 다양한 설정 기능을 부가해 항공기의 안전한 이착륙을 유도하는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유양산전은 이 항공등화 시스템을 통해 최적의 항공 교통 체계를 보장하는 것은 물론 등화설비의 이상 유무를 사전에 파악해 항공 등화 설비의 원활한 유지보수 및 항공관제 자동화를 구축할 수 있도록 한다.
항공등화, 항공등화 시스템뿐 아니라 유양산전에서는 평판형광램프와 특장차도 만들고 있다. 유양산전의 평판형광램프는 유해성 물질인 수은 대신 제논가스를 발광하는 램프로, 국내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신기술 조명시스템이다. 이 램프가 기존 램프와 다른 점은 수은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 그렇기 때문에 유해물질 사용제한지침에 적합한 친환경 램프로 국제적 관심이 크다. 또한 램프 내부에 필라멘트가 없는 구조로 유전체 표면의 전하축적현상을 이용, 수명이 기존 형광램프보다 약 10배 길다. 유양산전에서 2007년 이집트 공항에 처음으로 납품한 특장차는 Hydrant 모델을 필두로 여러 종류의 모델을 갖추어 비행급유 사업 분야에 의욕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이처럼 뛰어난 품질과 기술경쟁력으로 유양산전은 국내외 시장을 선점하며 그 가치를 더욱 공고히 해나가고 있다.
새로운 기술개발로 200억 원 매출 목표
미국연방항공청(FAA), 캐나다규격협회(CSA), 프랑스선급협회(BUREAU) 등 국제공인 품질인증을 획득해 선진국 경쟁사들과 견주어도 결코 밀리지 않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유양산전은 2009년 120억 원, 2010년 170억 원으로 매년 매출이 성장했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매출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 유양산전은 새로운 기술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 예로, 현재 주로 사용하고 있는 할로겐램프 외에도 에너지 절감 효과가 뛰어난 LED램프로 변경하는 계획도 마련해 놓았다. 유양산전은 이것이 계획대로 이루어지면 올해 200억 원의 매출을 올릴 수도 있을 것이란 기대다.
수출과 내수의 비중을 7:3으로 두고 있는 유양산전. 유양산전은 올해 특히 미국 시장 진출에 대한 포부가 크다. 미국은 세계 항공기 관련 시장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큰 시장이기 때문에 임 대표는 미국 시장 진출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현재 2곳에 대리점을 두고 있지만 차후 공격적으로 시장에 진출할 시점을 엿보고 있는 중이다.
임 대표는 유양산전이 시작이었고 유양산전이 끝일 것이다. 가업을 이은 것이 그 이유이기도 하지만 오롯이 유양산전에 몸 담아 온 자신의 인생을 유양산전에서 완성시키고 싶기 때문이다. 유양산전과 함께 써내려가고 있는 그의 역사가 자못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