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효율높고 환경오염 적은 차세대 에너지원
석탄 활용한 연료전지, 수소 연료전지보다 이동용 전원 등에 더 큰 효과 확인
에너지 효율 높고 환경오염 적은 연료전지,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각광’
지난 3월 일본 대지진에 따른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태는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우려를 낳고 있다. 당사국을 비롯한 세계가 이런 초유의 사태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부심하고 있다. 에너지 빈국인 일본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역시 에너지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다보니 고유가와 이에 따른 석탄가격의 상승 등으로 에너지에 지출하는 비용이 천문학적 액수에 달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고가의 에너지를 사용해 전기로 변환하기에는 전기의 원가가 너무 높아져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그래서 운전비용이 저렴해 전기를 값싸게 생산할 수 있는 원자력으로 약 40% 이상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그러나 원자력의 위험성은 후쿠시마의 사태로 여실히 드러나 지구촌에 커다란 공포감을 안겨줬다. 전기는 전력선만 연결되면 플러그를 꽂아 언제든지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최고급 에너지다.
그렇지만 원자력, 석유, 석탄, 가스 등의 연료를 사용해 고열을 발생시키고, 이것을 고온고압의 수증기로 전환한 후에 발전장치의 터빈을 회전시켜 얻게 된다. 이에 비해 연료전지는 연료의 화학에너지를 전기화학 반응을 통해 전기로 바로 전환시키는 장치로서, 전기로 전환시키는 효율이 높고 연소과정이 없어 환경오염이 적어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 연료전지는 대부분이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도록 개발되고 있다. 그러나 수소를 사용하는 연료전지의 제조비용이 높은데다 연료용 수소를 확보하기 위한 수소 충전소 등 인프라 구축에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단점이 있다.
이 교수는 이 때문에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지 않는 직접탄소 연료전지가 시도되고 있다”며 “이는 탄소를 연료로 탄소가 이산화탄소가 되는 과정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기 때문에 숯이나 생활에서 발생하는 유기 폐기물을 탄화시켜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석유나 천연가스가 수십 년의 가채년수를 가지는데 비해 약 300년의 가채년수를 가지는 석탄이 원료가 되므로 탄소는 매우 경제적 연료이고 사용 가능량도 무궁한 연료라는 것이 이 교수의 설명이다.
연료전지, 천연가스보다 매장량 월등히 많은 석탄 활용 시급
앞서 설명했듯 연료전지는 일종의 전지로서 연료인 수소를 연속적으로 공급함으로써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발전장치이다. 전지의 특성은 전극과 전해질이라는 것이 필요한데, 전극은 수소와 산소가 통과할 수 있는 다공질 형태를 가지며, 전해질은 각각의 연료전지에 맞춰 액체 또는 고체로 구성돼 있다. 이들 재료의 원재료 가격은 비싸지 않으나 여러 형태로의 가공 등이 필요해 최종적으로 조립되는 장치가격이 높아지게 된다. 이러한 높은 장치가격은 연료전지의 보급을 가로막는 장벽이 되고, 연료의 가격도 연료전지의 활용을 제한하게 된다. 보통 연료전지는 수소를 사용하나, 현재 국내 인프라는 메탄을 주성분으로 하는 천연가스를 연료로 사용하고 있다. 고가의 천연가스를 사용해 발전하는 연료전지 발전은 원료 자체의 높은 가격 때문에 전력의 제조원가가 높아지고, 기존의 발전에 비해 경제성이 낮아지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러한 문제 해결방안으로 매장량이 월등히 많은 석탄의 활용이 이 연구실에의 연구 목표다.이 교수는 “석탄은 비록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지만, 저급탄과 같은 갈탄의 경우는 고급탄인 역청탄에 비해 매우 경제적인 연료”라면서 “저렴하게 공급받을 수 있는 저급탄을 화학적 처리를 통해 재가 없는 청정석탄으로 개조해 연료전지 발전에 활용한다면 석탄 활용기술의 새로운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실에서는 현재 과학재단의 연구사업으로 선정된 ‘지역우수대학연구자사업’을 통해 석탄을 청정연료화해 연료전지 발전에 활용할 수 있는 기초특성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20년 전부터 연료전지에 관심을 가졌다는 이 교수의 화두는 ‘연료전지의 성능을 결정하는 요인’은 무엇인가이다. 그 이후 고온 발전용 연료전지인 용융탄산염형 연료전지에 대한 연구를 계속해오면서 연료전지마다의 특성이 다르며, 고온형 연료전지는 특히 다른 특성을 갖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교수는 기존 연료전지의 성능은 주로 공기가 공급되는 공기극의 낮은 성능이 전지성능을 결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반해, 용융탄산염형 연료전지와 같은 고온형 연료전지에서는 공기극의 성능이 수소가 반응하는 연료극의 성능과 유사한 것을 알아냈다. 연구실은 이 연구에서 연료전지에서 공기극과 연료극의 성능을 각각 측정해 해석할 수 있는 새로운 측정법인 ‘비활성 기체 계단형 첨가법 (ISA)’과 ‘반응물 첨가법 (RA)’을 고안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특히 “천연가스 연료에서 탈피하는 방안을 강구하면서 ‘직접탄소 연료전지’에 대한 연구를 시작한 끝에 탄소의 산화거동에 대한 연구성과를 얻었다”면서 “기존에는 탄소의 산화가 전극표면에서 직접적으로 발생한다는 것에 비해 용융탄산염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탄소가 용융탄산염과 먼저 반응을 한 후에 전기화학반응을 통해 전기로 전환됨을 밝혀냈다”고 말했다.
직접탄소 연료전지, 이동용 전원 등에 큰 효과 발휘석탄에 더욱 관심 가져야
주로 기초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이 교수가 현재 연구 중인 직접탄소 연료전지는 고체인 탄소를 연료로 사용하므로 기체 연료의 불편함인 연료통을 구비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이 점은 실제 연료전지의 활용면에서 매우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가령 수소를 사용하는 자동차용 연료전지의 경우에는 고압의 수소통을 차량에 장착해야 해 일반인에게 폭발같은 거부감을 주기 쉽다. 이 교수는 “탄소는 육안으로 확인이 가능하고 고체이므로 단위 부피나 무게 당으로 가지는 에너지밀도가 높아 소량의 공급으로 장시간 사용할 수 있는 특징이 있어 수십W 규모의 발전장치로서의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또한 기존의 용융탄산염형 연료전지나 고체산화물형 연료전지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이들 연료전지의 장점을 활용하면 보다 대용량의 발전장치로서 활용될 수 있다는 것. 우리나라는 아직 석탄의 청정활용 측면의 연구에서 기초단계라는 이 교수는 “에너지 빈국인 우리나라로서는 경제적인 에너지인 석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향후 석탄의 청정활용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