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준별 특강과 동아리 및 창의체험 통해 공교육 신뢰도 높여

명문대 입학을 위한 스펙 쌓기보다 전인적 성장이 중요

2011-06-09     취재_공동취재단

학부모들은 요즘 높아진 물가로 인해 녹록치 않은 가정 운영과 자녀들 사교육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남들 다 시키는 교육이라는 모순된 생각으로 사교육이 팽창하게 되면 공교육이 약화되고, 또 공교육이 약화되면 사교육을 받을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계속되기 마련이다. 사교육의 수요를 줄이고, 학교로 발걸음을 돌리기 위해 시작한 교육과학기술부의 ‘사교육절감형 창의경영학교’로 선정된 경북 영주의 영광여자고등학교는 요즘 차질 없는 운영을 위해 학교장과 교직원의 뜨거운 열정으로 교육계획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

비평준화 중소도시 탓에 사교육 의존도 71.3%

경북 영주의 영광여자고등학교(http://www.yg.hs.kr/김인환 교장/이하 영광여고)는 지난 1965년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민족과 인류를 위해 성실하게 노력하며 봉사하는 유능한 인재를 육성한다’는 건학이념으로 설립된 학교다. 1990년대 초 명성재단(명성교회)이 학교를 인수한 이후 본격적인 시설투자와 우수 교사 채용 및 각종 장학사업 등으로 지역 명문으로 성장했다.

영광여고는 교사와 학생 간에 사랑과 신뢰가 바탕이 되어 특별히 친밀도가 높은 편이다. 학생들은 매일 아침 경건회를 통해 올바른 심성과 인성을 키워가고 있다. 학교 측은 시설환경 면에서도 학교 공원화 조성, 칸막이식 자습실 283석, 기숙사 3동, 대강당, 서울을 비롯한 전국 주요 도시에 무료 장학관 운영 등 타 학교보다 유리한 여건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재단의 투자와 교사의 열정으로 매년 서울대를 비롯한 우수대학교 다수 입학과 아울러 최근에는 졸업생들의 대학 졸업 후의 근황 역시 좋은 결과로 도출되고 있다.

현재 영광여고가 위치한 영주시는 비평준화 중소도시로 우수 신입생 확보를 위해 유치경쟁이 치열하다. 영광여고는 지난 2009년 모의고사 5등급 이내가 85.3%, 대학 진학률이 89%(전국 평균은 75%)에 이를 만큼 학생 학력수준이 높지만, 학생들의 사교육 의존도가 71.3%에 육박할 정도로 매우 높은 것으로 드러나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학부모 역시 교육수준이 높고 교육활동에 대한 관심도가 높기 때문인지, 지난 3월 설문조사 결과 사교육을 받는 학생이 전교생 636명중 454명으로 나타났다. 개인별 평균 사교육비 지출은 약 446,000원, 사교육을 받는 교과목은 수학, 영어 순으로 전체 교육의 77.4%를 차지했다. 그러나 한쪽 편에는 경제적인 이유로 인해 사교육을 받지 못하는 사교육 소외계층이 전교생의 약 21%를 차지하고 있어 교육격차를 해소해야하는 숙제가 주어졌다.

질 높은 프로그램 운영으로 인재유출 예방

이 같은 학생들의 학력 편차 심화로 맞춤형 수준별 수업에 대한 학부모의 절실한 요구가 드러나면서 김인환 교장은 문제 해결을 위한 강력한 의지로 ‘사교육절감형 창의경영학교’ 사업의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한다.

김 교장은 “공교육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사교육 참여자 수가 전체 71.3%에 육박함으로써 가계의 경제적 부담과 함께 공교육에 대한 불신풍조가 만연하고 있다”며 창의경영학교 사업 운영의 필요성과 당위성에 대해 다시 한 번 밝혔다. 덧붙여 그는 “이런 기회를 얻게 된 것에 대해 각 부처 및 열심히 노력한 본교 교직원에 감사드린다”며 “창의경영학교 선정에 기쁜 마음과 동시에 차질 없는 운영을 위해 교직원의 끊임없는 노력과 열정이 필요한 만큼 일선 교직원에게 미안한 마음도 갖고 있다”고 소감을 말했다.
김 교장은 이번 선정으로 “다양하고 질 높은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게 됨으로써 사교육이 활성화된 지역으로 인재가 유출되는 것을 방지함과 동시에 공교육 위상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며 “물리적·심리적 환경 개선은 학생들의 성취욕구 향상을,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 경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사교육절감형 창의경영학교’, 2년 후 사교육비 40% 절감

이번 창의경영학교 운영으로 학교 측은 학생 중심의 다양한 수준별 특강과 동아리 및 창의체험 프로그램을 진행, 이를 통해 공교육 신뢰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각종 교육정보를 제공함과 동시에 학생들의 심신 수련과 창의력 및 학습의욕을 향상시킬 것이다. 학생 수준별 맞춤형 교육과정과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신장 프로그램은 정규 교육과정의 내실화를, 역량 있는 민간기관의 각종 정보와 특강 및 학생 수요에 따른 특기·적성 프로그램은 방과후학교 활성화에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학교 측은 내다보고 있다.

김 교장은 “현재 1인당 27만 6,000원인 사교육비를 2013년도에는 16만 6,000원으로 줄여 40% 절감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획일화된 교육과정 개선과 가정형편으로 소외되었던 학생들의 교육기회 확대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같은 학교 방침에 따라 영광여고에서는 전교생을 대상으로 ‘나의 꿈 찾기 운동’과 ‘독서노트 작성’ 및 ‘개척자반’ 운영을 통해 글로벌 리더 육성을 위해 애쓰고 있다.

특히 ‘공부하기 위한 나의 꿈 찾기 운동’은 영광여고가 직접 개발한 교재이다. 주요내용을 보면 1부 ‘나를 발견하고, 나의 꿈을 발견하자’와 2부 ‘나의 꿈을 향한 여정, 나만의 포트폴리오’로 구성돼 있어 진로와 직업을 결정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또한 학습 긴장감 해소와 예술적 감성 신장을 위한 창의적 인재 육성 중점 프로그램인 ‘1人 3技’(문학, 음악, 미술 분야에 다양한 지식과 기능을 익힘)를 통해 디지털 시대의 문제점을 조금이나마 극복하며, 학생들에게 여러 예술분야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주고 있다. 또한 1, 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과학적 탐구 능력 신장을 통한 창의성 계발을 위해 ‘사이언스 드림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즐겁고 신나게 배울 수 있는 과학 창의마당과 천체관측회, 그리고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다양한 도전 과제(도미노 쌓기, 종이로 의자 만들기, 에드벌룬 탑 쌓기 등)를 제시해 이공계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의 요구와 창의력 향상에 맞는 과학교육을 실현하고 있다.

공교육 안에서 이루어지는 학생들의 전인적 성장

교육자로서 중요한 덕목으로 책임감과 남을 배려할 줄 아는 따뜻한 마음씨를 꼽은 김 교장은 후학들에게 대인관계에서의 신뢰, 그리고 도전과 개척정신을 강조했다. 그리고 “현재의 일선 학교와 학부모는 오직 스펙 쌓기에 여념이 없는 것 같다”며 “오직 명문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교육과정이 만들어지고 각종 체험활동과 봉사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현 세태를 비판했다. 끝으로 그는, 학생들의 전인적 성장을 도와 그들의 다양한 개성을 찾아 발전시키는 것이 목표이며, 사교육이 아닌 교내생활에 충실하며 열심히 공부한 학생이 원하는 대학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