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문화예술의 도시 ‘테카르트 시티’ 포항

철강도시 포항을 넘어 문화관광 도시, 아름다운 도시 포항으로

2011-04-07     취재_정용일 차장

‘생각을 디자인하라!’ 요즘 CEO들 사이에서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은 단연 ‘디자인 경영’이다. 경영자들의 디자인경영은 기업을 디자인하고 제품을 디자인하고 도시를 디자인 하는 등 산업 전반에 걸쳐 활용되고 있다. 특히 전국 지자체의 경우 도시 디자인에 주력하며 지역 도시의 전체적인 이미지 탈바꿈을 꾀하면서 지역경제 발전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기도 하다. 포항시의 경우 삭막한 회색조의 산업도시라는 이미지를 벗고 첨단과학기술과 문화예술, 디자인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도시 ‘포항’으로 다시 태어나면서 디자인경영의 모범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모든 사람은 디자이너이다. 인간이 행하는 거의 모든 행위는 디자인이다. 왜냐하면 디자인이란 모든 인간 활동의 근본이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디자이너이자 디자인철학자인 빅터 파파넥의 말처럼 지금 우리 삶의 모든 곳에서 디자인이 이루어지고 있다. 포항시 박승호 시장은 “디자인 경쟁력이 곧 ‘도시경쟁력’이다. 도시경쟁력은 과거처럼 기업, 공장만 많이 유치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시민이 얼마나 살고 싶은 도시로 만드느냐가 바로 도시경쟁력을 키우는 것이다”라며 “지금 포항은 디자인 경쟁력이 가장 중요한 때”라고 말했다. 이에 포항시는 지난 2007년부터 ‘테라노바 포항 프로젝트’를 실시, 타 지자체에 비해 일찌감치 도시 디자인에 관심을 가지며 문화관광 도시 포항, 아름다운 도시 포항을 건설해 오고 있다.

도시디자인 경영의 시작 ‘테라노바 포항 프로젝트’

‘테라노바 프로젝트’란 라틴어 Terra(땅)와 Nova(새로움)의 합성어로 ‘새로운 땅’ 즉 ‘새로운 기회의 땅’을 말한다. 포항시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예술성과 지역성이 반영된 디자인을 건축시설물에 접목시키며 ‘삭막한 회색조의 산업도시’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문화예술도시로 도시이미지를 제고시켰다. 기존 획일화된 가로시설물에 디자인을 접목해 활기찬 이미지를 연출했고, 새로 설치하는 공공시설물은 포항의 정체성이 담긴 디자인을 접목시켰다. 북부해수욕장 바다시청 및 테마거리 조성과 동빈부두 정비, 오도로 및 산업로 일대 가로경관 디자인개발 사업, 중앙상가 실개천 휴식 공간 및 차 없는 거리 조성 등이 그것이다. 그 결과 국토해양부 주관 ‘살고 싶은 도시 만들기’ 시범사업, 지식경제부 주관 ‘공공디자인 개선사업’, 경북 ‘공공디자인 시범사업’에 선정되는 쾌거를 안았다.

특히 중앙상가 실개천의 경우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2008 대한민국공간문화대상’에서 대통령상과 ‘도시대상’에서 국토해양부장관상을 수상했다. 또한 지난 2월 부천시장에 이어 지난 3월 16일에는 울산광역시 중구의회 일행이 다녀가는 등 현재까지 1천명 이상의 지자체 공무원들이 벤치마킹을 위해 포항을 방문, 중앙상가 실개천을 찾았다. 뿐만 아니라 현상설계공모제 전담 운영을 통해 양질의 건축물 사업을 다양하게 추진한 결과 2008 한국디자인정책학회 우수상 및 2009 국제공공디자인대상 우수상 수상, 2010 대한민국 디자인대상 디자인경영부문 지식경제부 장관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포항의 정체성이 담긴 포항만의 도시디자인 추구

‘테라노바 포항 프로젝트’를 통해 많은 사업 성과와 디자인 관련 수상을 해온 포항시는 테라노바 포항 프로젝트 추진성과를 바탕으로 앞으로 더 다양한 디자인 관련 계획을 세우는 것은 물론, 현재 공공디자인 시범사업도 추진 중에 있다. 이와 관련, 포항시는 ‘포항 오션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진해할 예정이다. 동빈내항복원사업으로 친환경에 초점을 둔 도심 재생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으며 친수공간과 해양공원을 조성함으로써 관광자원화 시켜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또한 기본경관계획 및 공공디자인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점진적으로 도시디자인 틀을 개선해 나갈 예정이다. 특히 호미곶 및 해안선 일대 아름다운 경관을 특화·정비해 포항을 세계적 관광명소가 되도록 경관을 개발하고 역사와 문화, 환경이 공존할 수 있는 포항의 정체성이 담긴 포항만의 도시디자인을 해 나갈 계획이다. 포항시는 이러한 도시디자인 경영을 통해 궁극적으로 첨단과학기술과 문화예술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테카르트 시티(tech-art)를 추구한다는 목표다.

High-5·Happy-5 ‘영일만 르네상스’ 실현

한편, 포항시는 시민이 행복한 ‘영일만 르네상스’를 실현하며 선진일류도시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위해 구체적인 프로젝트도 실시하고 있다. ‘High-5 프로젝트’와 ‘Happy-5 프로젝트’가 그것으로 프로젝트민선4기에는 광역도시 기반조성을 위한 일환으로 ‘High-5 프로젝트’에 집중해왔다. ‘더 많은 성장’ 정책으로 영일만항 및 산업단지, 경제자유구역 조성, 테크노벨리 조성, 국가산업단지(블루벨리), 동빈내항복원 사업 등 5개 대형프로젝트사업을 실시했다. 그리고 지금 민선5기에는 ‘더 나은 삶’을 위한 소프트웨어적 인프라 구축에 힘쓰고 있다. 
박승호 시장은 “지난 4년 동안 광역도시의 기반을 조성하는 데 주력해왔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4년 동안은 해피파이브(Happy-5)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문화, 복지, 교육, 환경, 일자리창출 등 삶의 질을 높이는데 행정력을 집중할 계획입니다”라며 “이를 위해선 시민들의 동참과 성숙된 시민의식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INTERVIEW | 포항시청 박승호 시장

■ 시장님께서 생각하시는 ‘디자인경영’이란 무엇인가
좋은 디자인은 단지 겉보기만 좋은 것이 아니라 조형성은 물론 품격과 사회적 관계까지 배려하고 품어낼 수 있어야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도시디자인과 관련해선 시민과 공무원, 디자인전문가가 함께 디자인의 공공성 생각하고 계획하고 실천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사회통합 및 미래지향적으로 발전하고 그 도시만의 정체성을 가지기 위해 시민과 공무원과 디자인전문가가 함께 도시를 디자인해나가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도시디자인 경영’이라고 생각한다.

■ 도시디자인 경영에 있어 롤 모델로 삼은 도시가 있다면
일본의 요코하마는 공공디자인의 교과서 같은 도시이다. 무엇보다 요코하마 도시디자인에서 눈여겨 볼 것은 ‘정책의 일관성’이다. 요코하마 도시정비국 쿠니요시란 공무원은 디자인팀 생긴 이래 40년 가까이 디자인팀에서만 일해 왔다. 쿠니요시 같은 묵묵히 한우물만 파온 공무원이 있었기 때문에 요코하마시는 오랜 기간에도 일관된 디자인 정책을 펴올 수 있었다.
도시디자인은 그 도시의 ‘청사진’이다. 때문에 시민들이 주도적으로 즐기고 참여할 수 있는 시민들의 공간이 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일관성 있는 정책도 도시디자인을 위해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요코하마시는 이런 점에서 포항이 반드시 보고 배워나가야 할 롤모델이라고 생각한다.

■ 동빈내항복원사업이란?
동빈내항복원사업은 끊어졌던 물길을 연결해 죽어가는 포항 동빈항의 생태를 복원하는 환경재생프로젝트이다. 동빈항은 포항 죽도시장이 있고 도심상가가 밀집해있는 ‘포항의 얼굴’이다. 특히 과거에는 전국의 해산물과 농산물들이 모여드는 연안 무역항이자 신선한 바다고기를 낚아 올리는 청정포구로도 명성이 자자했던 항구였으나 현재 악취가 풍기는 등 오염 된 상태다. 동빈내항복원사업은 이렇게 심각한 오염에 직면한 동빈내항의 옛 물길을 다시 이어서 아름다운 항구의 본 모습을 되찾고 1.3㎞의 운하를 건설해 내항의 생태를 복원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운하에는 유람선을 띄우고 운하 주변에는 민자유치를 통한 호텔, 카페 등 휴양 및 위락시설을 지어 포항의 랜드마크로 만들 예정이다.
현재 94.8%의 보상실적을 보이고 있으며 포항시는 오는 5월부터는 철거공사를 착수해 2012년 말까지를 목표로 본격적인 복원공사를 시행할 계획이다. 복원사업이 마무리되면 주변도시재생 및 지역상권회복은 물론,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의 세계적인 모범사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