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을 학교 내로 흡수하여 공교육을 세운다
‘사교육 없는 학교’, ‘자율형 공립고’, ‘경제교육 시범학교’ 사업 선정
사교육 시장이 활성화되어 있다 보니 학부모들은 너도나도 사교육을 선호하고 있다. 또한 사교육을 받으면 누구나 실력이 향상되는 줄로 여긴다. 그렇게 아이들을 자꾸만 사교육 시장으로 내몰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학생들이 얼마만큼 스스로 학습 능력을 키워나가느냐는 것이다. 사교육 현장에서 제아무리 족집게 같은 강의를 한다 해도 학생들이 공부하는 습관을 키우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이에 송촌고등학교(http://www.songchon.hs.kr/황만지 교장/이하 송촌고)는 교육과학기술부의 ‘사교육 없는 학교’로 선정된 것을 계기로, 사교육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학교 내로 끌어들이고 있다.
“입시제도가 급변하고 학생들이 만족할 수 있는 수업을 제대로 제공해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학생들이 사교육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고 지적한 황만지 교장은 더더욱 ‘사교육 없는 학교’사업을 통해 학생들의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을 향상시키면서 학생들로 하여금 만족할 수 있는 수업을 제공, 공교육의 내실화를 꾀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사교육 없는 학교’로 선정됨에 따라 송촌고에서는 교과별·수준별 선택형 방과후학교 수업을 진행, 51개 반 620명의 학생들이 자신이 선택한 교과목을 학습하는데 의욕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매주 월요일 7교시에는 논술·서술형 수행평가를 실시해 논리적 사고력 및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을 신장시키고 있으며, 인터넷 강의를 듣는 학생들을 위해 컴퓨터실에서 인터넷강의를 주 2회 수강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한 선택형 수업에 학생들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서는 칭찬 스탬프 카드를 제공, 일정 수 이상을 획득했을 때 문화상품권을 제공하고 있다. 이 밖에도 학습에 대한 자신감을 길러주기 위해 ‘도전 공부의 제왕’이라는 프로그램을 도입해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향상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학교를 바로 세우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자율형 공립고’ 선정을 통해 송촌고는 특성화·다양화된 전인교육을 꿈꾼다.자율형 공립고는 일반 공립고보다 교육과정 운영의 자율성이 크게 확대된 학교 유형으로, 이에 따라 송촌고는 교과부와 시교육청으로부터 교과과정 개발비와 교육연수비로 매년 2억 원씩 5년 간 10억 원을 지원받게 되었으며, 기초자치단체와의 협약을 통해 재정지원도 이루어진다. 또한 자율적인 교육과정 운영을 통해 연간 수업시수의 35% 범위 내에서 인문·자연 과정을 강화할 수 있고, 과목 선택의 폭도 확대할 수 있다. 더불어 교장은 공모제로 선발, 교원은 100% 초빙교사로 임용해 수업공개 주간을 운영하고, 교원의 연구 활동을 강화해 보다 수준 높은 수업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이 외에도 학년을 통합한 무학년제 운영, 분야별 우수학생 해외 유수대학 탐방도 계획하고 있다.
2010년 3월부터 2012년 2월까지 2년간 시행하는 경제교육 시범학교 사업을 통해서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적용·활용해 경제적 사고력을 향상시키고, 이를 통해 책임감 있는 경제주체로서의 민주시민을 양성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송촌고는 먼저 한국은행, 금감원, 우리은행, 신용회복위원회, 대한상공회의소, 민간기업 등의 경제유관기관으로부터 강사를 초빙해 강연을 실시했으며 그 결과, 많은 학생들이 강연을 들은 후 경제에 대한 인식과 관심이 크게 변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직접 경제기관을 방문해 딱딱한 이론 중심의 교육이 아닌 쉽고 재미있으면서도 평소 우리 생활에 매우 친숙한 것이라는 것을 일깨워주었다는 자평을 내리고 있다.
앞으로도 송촌고는 학교 교육을 바로 세우기 위해 부단히 노력할 계획이다. 그 첫 번째가 교사들의 역량 강화이다. 그동안에도 교사들의 마인드 제고를 위해 지난해 12월에는 전 직원이 선진학교를 방문했고, 2월14일부터 일주일 동안은 한국교원대에서 전 직원이 합숙 연수를 받았다. 이어 2월22일에는 교육력 제고를 위해 유명강사를 초빙해 연수를 실시했다. 이를 토대로 3월부터는 사교육 없는 학교와 자율형 공립고를 운영하기 위해 전 직원이 한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
그 다음으로는, 학생들의 인성교육을 더욱 강화해나갈 예정이다. 인성교육을 바탕으로 한 수준별 이동 수업 및 학생 선택제 방과후학교 운영과 10여 명 내외의 소수그룹으로 구성된 80여 개의 강좌를 평일 야간과 토·일요일에 개설해 학생들의 만족도를 높여나갈 방침이다. 또한 창의적인 체험활동과 동아리 활동을 조직적으로 운영해 입학사정관제에 대비하고 학생들에게 미래의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지식을 가르치기 이전에 인성 함양부터
송촌고에서는 학생들에게 지식을 가르치기 이전에 올바른 인성을 키우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 아래 1, 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조선시대 몽학교재인 ‘사자소학(四字小學)’을 가르치고 있다.황만지 교장은 “‘사자소학’은 인간의 도리를 밝히고 마음과 몸의 정신을 바르게 하며, 나아가서는 개인, 이웃, 사회생활에 이르는 실천덕목으로 구성되어 있어, 현 시대의 학생들에게 절실히 필요한 내용”이라며 “오늘날 인성교육이 점점 사라지고 지식교육에만 힘을 쏟고 있는 현실에서 다소 신선한 충격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와 같이 어릴 때 알아야하는 내용을 읽고 쓰고 배운 학생들이라면 부모와 이웃, 선생님들을 향한 마음이 다르지 않을까 한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또한 스승을 존경하는 풍토가 지속되는 한 학생들의 올바른 인성 함양과 학력신장은 저절로 따라오게 될 것이라는 게 황 교장의 생각이다.
지난해 4월부터 시작한 ‘사자소학’ 교육은, 한문교사가 있는 2학년에서는 수행평가의 일부분으로 반영해 수업 시작 전 5분 정도 성독(聲讀) 및 풀이를 해주고, 1학년에서는 국어과목의 수행평가로 반영, 학생들이 보다 관심을 가지고 습득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 이에 학생들은 “사자소학을 다 쓰고 나니 사람으로서 지켜야할 도리들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게 되었다”, “사자소학으로 부모님과 선생님의 은혜와 형제, 친구간의 우애에 대해 배웠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교육을 통해 학생들은 평생의 교훈이 될 문장을 외우고 마음속 깊이 간직함으로써 바람직한 인성을 기를 수 있으며, 나눔과 배려의 학교문화 풍토를 조성할 수 있었고, 언어 및 예절행동에 바람직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었다.
조금은 특별하고 보다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으로 학생과 학부모들의 신뢰와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송촌고. 이곳의 비상은, 시대가 원하는 글로벌 인재양성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