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후보물질 효과적 발굴 기술 개발

신약개발에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

2011-03-14     취재_한태윤 기자

제약업계는 올해 최우선 경영과제로 ‘신약개발’을 꼽았다. 약가 규제로 인해 시장 환경이 불투명한 가운데에서도 제약업계측에서는 연구개발 투자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금껏 신약 개발 과정은 무작위로 약물 타깃을 찾아가는 방법을 사용하기 때문에, 고가의 장비와 인력, 시간이 투입되었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이지원 박사는 신약의 타깃 및 신약 후보물질을 효과적으로 발굴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여 신약개발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단백질 결합분석 기술이용, 신약개발 가능성 높여

세포는 무수한 단백질의 결합으로 이뤄졌고 특정 단백질 간 결합을 알면 질병의 발병 과정 및 원인을 알 수 있다. 또 질환에 걸린 세포에서 특정 단백질 간 결합을 끊으면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다. 지금까지 신약 발굴 과정은 무작위로 약물 타깃을 찾아가는 ‘블라인드 스크리닝’ 방법에 의존했기 때문에 신약 타깃 및 신약 후보물질 개발에 소요되는 시간이 매우 길어 신약 후보물질의 효과적인 검증이 진행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이지원 박사는 바로 약물 타깃을 골라내고 이에 대한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할 수 있는 기술인 ‘표적지향형 실시간 단백질-단백질 결합 분석 기술(CUPID; Cell-based Un-/identified Protein Interaction Discovery)’을 개발하고 특허까지 확보했다. 이 기술은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의 탑브랜드 프로젝트인 K-MeP사업과 교육과학기술부의 미래유망 융합기술 파이오니어사업을 통해 개발된 것으로 세포 내 특정 단백질과 단백질 간 결합 양상을 선별적으로 골라내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를테면 세포 내 A단백질을 초록색, B단백질을 빨간색으로 표시한다면 초록색과 빨간색이 만나는 순간, 이를 검출해 분석할 수 있다는 원리다. 이는 신약 후보물질개발에 소요되는 기간을 최소화하고 분석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더 나아가 다국적 제약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세인 국내 신약개발 분야도 새로운 신약 후보물질을 다량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될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신약개발 가능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독일의 앙게반테 케미(Angewante Chemie) 1월호 인터넷판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여러 다국적 제약사들과 기술이전을 진행 중이며, 이 기술을 기반으로 골다공증과 관절염을 표적으로 하는 화합물 라이브러리 스크리닝 및 표적지향형 항암제 개발에 착수한 상태이다.

이런 개발의 원동력에는 이지원 박사의 ‘긍정의 힘’이 뒷받침됐다. 그는 연구에 있어서 실패를 좌절로 여기지 않고, 성공의 필수적인 한 요소로 여겼다. 그는 “이번 개발에 힘입어 더욱 제약 산업에 도움이 될 만한 연구에 매진할 것입니다. 과정 가운데에 힘든 시기도 있겠지만, 그 시기야 말로 값진 경험일 것입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덧붙여 그는 연구에 있어서 과거의 실패경험을 성공의 밑거름으로 삼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약업계는 올해 연구개발 사업 비율을 지난해보다 늘릴 전망이다. 대부분의 제약업체는 올해 예산중 5~10%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입을 모았다. 제약사들은 지난해 리베이트 쌍벌제 시행 후 위축된 업계시장을 이 같은 연구개발로 탈출구를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가운데 이지원 박사의 앞으로의 행보는 국내의 신약개발에 촉매제 역할을 하며, 제약 산업 발전에 일익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