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바이오 신소재의 길을 개척하다

바이오신약 및 바이오 의약소재 선두주자

2011-03-13     취재_한태윤 기자

세계 바이오시장 규모는 지난 2005년 910억 불에서 오는 2015년 3,090억 불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돼 연평균 15%의 성장률이 기대되고 있다. 국내 바이오산업 생산규모 역시 2004년 2조 4,199억 원에서 2007년 3조 7,138억 원으로 성장해 연평균 15.3%의 고성장을 기록했다. 정부는 2015년까지 세계 5대 바이오산업 강국으로 도약이라는 비전 아래, 신성장동력으로 꼽히는 바이오산업 분야에서 수출 150억 불을 달성하고 세계시장 5%를 점유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국 발효식품 청국장은 특유의 자극적인 냄새 때문에 우리 식단에서 한동안 홀대를 받다가 그 효능으로 인해 재조명받고 있다. 청국장은 1,500여 년간 먹어 온 우리 고유의 전통발효 식품으로 일찍이 동의보감에서도 그 우수성이 소개되었다. 청국장에 포함되어 있는 끈적끈적한 점액성 물질인 ‘폴리감마글루탐산’은 항암면역 효과의 주성분이다. 이에 암 환자들이 민간요법으로 생청국장을 꾸준히 섭취하여 암을 극복한 사례들이 많이 전해지고 있다. 국민대 자연과학대학 발효융합학과 성문희 교수는 청국장 발효미생물이 생산하는 천연 아미노산 바이오고분자소재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며 국내 바이오산업의 발전에 일조하고 있다.

청국장의 효능을 전 세계에 알리다

성문희 교수는 청국장 발효미생물이 생산하는 폴리감마글루탐산에 대한 의약학적 효능연구를 수행하며 ‘바이오 의약학 소재’ 전문가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그는 폴리감마글루탐산에 대한 의약학적 효능 및 용도개발 연구를 수행하여 SCI 국제학술지 15편 이상의 논문 게재 및 다수의 국제 학술대회에서 관련 연구내용을 발표하는 등 관련 분야의 학문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지난해 신설된 국민대 발효융합학과는 한국의 전통적인 발효식품에 바이오 융합기술을 접목한 발효융합학문을 다루는 최초의 바이오 융합학과로써 성문희 교수를 중심으로 청국장의 건강학적 그리고 의학적 효능을 그대로 느껴볼 수 있는 복용이 손쉬운 신개념의 액상제형을 개발하여 건강기능식품 인허가를 통한 제품화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8월에 종료를 앞두고 있는 서울시 산학연 협력클러스터 사업 역시 성 교수를 필두로 진행되고 있다. 그는 “이 사업은 ‘건강과 안전’을 연구 핵심 키워드로 사람에게 유용한 산업미생물을 활용하여 고부가가치 첨단 바이오신소재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현재 제품화 연구가 완료되어 시중에 시판예정인 폴리감마글루탐산의 건강기능식품 제품 외에도 의학적 효능을 발휘할 수 있는 먹는 의약소재의 점진적인 개발을 위해 끊임없는 연구에 매진하고 있습니다”라고 전했다.

성문희 교수가 청국장 연구를 심층적으로 시작한 동기는 청국장을 먹고서 암에 대한 치료 및 증상 개선효과를 보았다는 암환자들의 투병기를 접한 이후부터이다. 그 후 청국장의 어떤 성분이 항암효능에 관여하는가에 대한 연구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부하령 박사팀과 공동으로 수행하였다. 연구에 대한 해답은 놀랍게도 청국장의 끈적끈적한 실에 있었고, 이 성분이 과학적으로 항암면역 증강효과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였다. 실제로 암에 걸린 쥐에 물질특허 고분자량의 폴리감마글루탐산을 먹인 결과, 종양의 크기를 억제시키는 항암기능 효과를 확인했다. 이 연구결과는 지금까지 발표되지 않은 연구로 국제면역학회지(Journal of Immunology)에 게재하여 세계적으로 한국 청국장의 끈적끈적한 실의 효능을 알리게 되었다. 최근 폴리감마글루탐산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감염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작용하는 생리활성 인터페론도 분비한다는 사실도 확인하여 신종 인플루엔자바이러스 감염억제 물질로의 개발을 서둘러 진행하고 있다.

21세기 건강한 바이오 사회 구현 

성문희 교수는 2000년 1월 1일 (주)바이오리더스를 설립하며 이전에 수행한 연구들을 한 차원 업그레이드시켰다.
(주)바이오리더스는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핵심 원천기술과 원천소재 및 제조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바이오신약 개발에 연구역량을 집중하면서 눈에 띄는 성과들을 도출했다. 2005년에는 ‘경구용 면역증강겵杏?예방용 면역 유산균 제제’ 개발로 산업기술혁신에 앞장선 국내업체와 연구소의 기술개발 담당자에게 수여하는 상인 ‘IR52장영실상’을 수상했다. 이 기술은 한 마디로 ‘돼지 설사약’이라고 할 수 있다. 돼지에게 설사병을 일으키는 전염성 바이러스를 효과적으로 예방하는 특수 면역유산균 제제를 개발한 것이다.

2007년에는 ‘폴리감마글루탐산의 대량생산제조기술’로 대한민국기술대상에서 ‘2007년 대한민국 10대 신기술’로 지정되었고, 산업자원부 장관상을 수상하였다. 이는 국내 및 세계 최초로 물질특허를 획득한 고분자량 폴리감마글루탐산을 이용하여 의약품 소재로서의 신기능을 규명한 점이 공로로 인정되었다.
이 기술은 한국 전통 발효식품 유래의 식용 아미노산 고분자 물질을 의약품 소재로서, 기능성 식품 및 화장품 용도의 기존 적용범위에서 의약품 소재로 용도를 확장한 데에 기술적 의의가 있다. 기존 안구질환 치료소재인 히알루론산 등과 경쟁할 수 있는 신기능 안구질환 및 창상치료소재로 용도 개발이 가능하며 면역증강 기능에 의한 아토피 증상개선 및 치료소재로 용도개발이 가능하다. 현재 (주)바이오리더스는 항암병용요법제 바이오신약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을 추진하고 있다.

신뢰를 기반둔 인적 네트워크가 성장의 발판

현재 천연물 소재를 이용한 신약 개발 대부분은 식물 등에서 추출한 복합 추출물이거나 복합 처방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안전성은 높지만 글로벌 시장으로 쉽게 진출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성문희 교수의 연구는 이러한 한계점을 극복할 수 있는 순수 분리 정제된 단일물질의 천연물을 이용한다는 데에 주목할 만하다. 또한 국내에서 사용되고 있는 항암제의 대다수가 수입 제품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수입대체와 수출증대 등 큰 경제적 효과도 기대된다.

한 쪽 벽면을 차지한 빼곡한 특허안들은 그동안 성 교수의 땀과 노력, 그리고 열정의 결정체였다. 청국장의 좋은 효능은 알려져 왔지만, 정작 과학적으로 규명하지 못해 더욱 발전시키지 못한 청국장의 숨겨진 비밀을 성 교수는 퍼즐을 완성하듯 꾸준히 연구를 진행시켜 갔다. 그가 연구와 경영에 있어서 항상 가슴에 품고 있는 철학은 ‘신념과 신뢰’이다. 회사 설립 초기의 어려운 시기를 거쳐 지금의 (주)바이오리더스가 있기까지는 성 교수의 굳은 신념이 뒷받침되었다. 그는 “지금까지의 성과는 저 혼자만이 이룬 것이 아닙니다. 제 옆에서 도와준 국민대학교 총장과 동료 연구원들의 힘이 컸습니다. 저의 인적 네트워크가 지금까지의 연구를 성공으로 이끌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물론, 이들과의 관계에서 기반이 되는 것은 바로 ‘신뢰’라는 믿음의 끈이겠죠”라고 웃어보였다.

성문희 교수에게는 지금이 제2의 도약의 발판으로써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 코스닥 상장 진행을 앞둔 (주)바이오리더스 때문이다. 인터뷰 하는 내내 확신으로 가득찬 성문희 교수의 눈빛에서 교수와 CEO로서의 그의 자신감을 읽을 수 있었다. 더불어 글로벌 시장에서 선두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기반을 다질 것으로 기대되는 그의 비전 또한 빛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