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적인 곡선을 통한 자연의 울림, 그리고 美
금속공예를 바탕으로 환경조형의 절정을 이루는 ‘황인철’ 학장
금속공예, 환경조형에 본질적 생명력 불어넣어
금속공예에서 환경조각으로까지 이행에 있어서 성공적인 변화를 이끌어 낸 황인철 학장의 작품세계는 드라마틱하다. 그는 한 장르에 안주하지 않고 궤도를 벗어난 여정을 통해 나무, 돌, 금속재료와 같이 생명력이 없는 소재에 감정을 투사하여 유기적인 생명체를 완성해낸다. 비록 작품의 영역이 확장되었을지라도 황 학장의 남다른 금속사랑은 원초적인 소재를 기반으로 공예와 조각이라는 양 영역에서 자신만의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작업에 유연성을 부여하며 작품의 성숙도를 꾀하는 황인철 학장은 내적 질서를 유지함과 동시에 변형된 형태의 추구를 통해 생명력에 대한 단순한 묘사가 아닌 ‘생명’ 그 자체의 본질을 표현하고자 노력한다. ‘유기적 원초주의’의 조형세계, 자연과의 교감 ‘생명’이야기, 원초적 형상과 유기적 구조의 통합, 격정과 토로의 세계, 피안을 응시하는 도약의 상징 등 그의 작품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변화와 함께 생명력을 추구하는 황 학장의 작품은 세상과 함께 호흡 중이다.
그의 작품을 살펴보면 1994년 서울 대검찰청사 신축기념 전국 공모에서 1위로 당선 및 설치된 상징조형물 ‘서 있는 눈’(높이 8m)은 ‘정의의 편에서 불의를 지켜보며, 깨어 있는 눈으로 감시 감독한다’는 의미로 국민의 편에서 정의를 수호해야 함을 표현하여 이제는 검찰의 상징이 되었다. 창원시 ‘만남의 광장’에서 랜드마크 역할을 하고 있는 ‘얼, 힘, 빛’(높이 11m)이란 작품도 역사와 전통, 미래를 향한 진취적 기상을 잘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으며 2001년 전국 공모 1위에 당선 및 설치됐다. 최근에는 청계천변 Center1이라는 국내 최대 건물 앞에 높이 15m의 ‘희망의 빛’이라는 작품을 세워 서울 한가운데에서 희망의 빛을 선사하고 있다.
환경 조각가로 명성을 알린 황 학장의 작품은 지상과 밀착된 관계가 아니라, 틀에서 벗어나 도약하는 몸짓을 표현한다. 웅비(雄飛)를 은유하듯이 수직으로 상승하는 자태는 언제든 자유롭게 날아갈 수 있는 자세를 나타내며, 형상의 면면도 다채롭게 변주되어 제작되고 있다. 그의 근작 조형작품은 생명률(生命律)을 그대로 고수하여 생명적 존재임을 각인시킴과 동시에 복잡한 성형과정을 통해 조각 본연의 면모를 살려내는 수공적인 집념을 고집스럽게 내포시킨다.
그가 만들어낸 하나의 조각은 그 자체로서 완결된 작품이 아니라, 열려져 있는 주변공간을 끌어들여 환경이라는 완성된 퍼즐에 없어서는 안 될 한 부분이 되는 것이다.
환경조형을 통한 가능성의 다양화 이뤄내
황인철 학장은 개인전 25회 및 초대·단체전 550여 회 등 활발한 작품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그의 화력(畵瀝)을 살펴보면 실험적 작업을 계속적으로 실천해 온 작가임이 드러난다. 누구보다도 부지런한 작가이며 다작(多作)을 실행해온 그는 자신의 작업을 보편적인 장르의 영역과 방식에 국한시키지 않고 작품 하나, 하나에 자신을 개입하여 조각이나 공예, 설치 등 제각기 다른 표현 영역들의 장르파괴를 주도하고 있다.현재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학장으로 재직 중인 그는 “말이 아닌, 자신의 행동으로 타인의 마음에 감동을 심어 줄 수 있는 교육이야말로 신진 예술인을 키워낼 수 있는 힘입니다”라며 진정한 예술가이자, 교육자의 참 모습을 보여주었다. 더불어 자신의 사회활동으로 인해 후학들이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작품 활동에 매진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 대한민국 미술대전 운영위원 및 심사위원, 서울시 문화상 심사위원, 서울시 공공미술 심의위원 선정 심사위원, 안산국제아트페어운영위원장 및 대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17회 경기예술인 대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신학기에는 중앙대 예술대학원 원장으로써 새로운 길을 걷게 된다. 학장의 위치에서도 작품과 후학 양성에 대한 식지 않는 열정을 보여주는 그의 삶의 모습을 본받아 학생들 또한 예술인으로써 자신의 미래를 꿈꾸고 있다.
황 학장은 국제적인 활동을 통해서 한국의 미를 널리 알리기 위한 일환으로 예술가의 피가 흐르는 집안답게 가족 구성원들의 예술적 감각을 집약시킨 일본 전시회를 준비 중이다. 더불어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과 같이 대한민국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대작을 남겨 한국 미술의 위상을 세계에 알리고 싶다는 포부를 전한 황 학장은 “하나님의 사랑으로 안정된 환경 속에서 창작활동 할 수 있었습니다”라며 “이러한 생각이 저에게는 충만한 기쁨이자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는 열정으로 환원되어 또 다른 창작의 열매를 맺을 수 있는 씨앗이 됩니다. 앞으로도 하나님께서 주신 달란트를 세상을 위해 쓰고 싶습니다”고 말했다.
황인철 학장의 부단한 노력이 얼어붙은 미술계에 새로운 희망의 싹을 틔울 날을 기대하며 앞으로도 환경과 조각의 조화를 통해 새로운 조형세계를 펼칠 그의 작품에 주목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