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CEO, “힘들지 않았어요. 시간이 좀 걸렸을 뿐이에요”
‘배짱, 실력, 자신감이면 충분하다’는 어느 여성CEO의 조언
Q. 오늘날 역량 있는 여성리더로 인정받기까지 많은 고난의 시간이 있었으리라 여겨집니다. 여성CEO로서의 초기에 겪으셨던 고생이 녹록치 않으셨지요?
A. 주위 분들로부터 많은 걱정을 들었지만, 정작 제 자신은 그다지 힘들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인적네트워크를 유지하고 확장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조금 더 걸렸을 뿐입니다. 원활한 사회적 유대관계를 형성하는 부분은 여성들에게 있어서 아직까지 순탄치만은 않기 때문입니다. 많은 오해와 편견을 이겨내는 데에 꽤 오랜 시간을 할애한 듯싶습니다. 하지만 일부러 서두르지 않았습니다. 급하게 다가가려 하면 오히려 오해를 키울 수 있다는 생각에서 신뢰를 쌓는 일에 골몰했습니다. 신뢰는 결국 진정성과 발품으로 쌓이는 것이라는 걸 그 때 알게 됐지요. 당시의 습관이 몸에 배어 지금도 인맥이나 연고에 의존한 영업은 하지 않습니다. 힘겹게 거둔 성과물 앞에서 무엇보다 제 자신이 당당해지고 싶었습니다.
Q. 인적네트워크, 즉 사회적 유대관계를 형성하는 데 있어서 많은 시간이 걸렸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는 여성CEO 분들이 공통적으로 말씀하시는 어려움인데,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을 듣고 싶습니다.
A. 우리나라 영업분야에 뿌리 깊게 자리 잡은 ‘접대문화’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일부 고객기업들로부터는 향응이나 접대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계약파기를 당한 적도 있었으니까요. 단기간의 시각으로 볼 때 어쩌면 이는 경쟁력 저하의 치명적 요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업을 하루 이틀만 하고 끝낼 것이 아니었기에 보다 장기적이고 실질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오직 실력으로 승부하겠다는 오기도 생겨나더군요. 다소 격앙되고 날카롭게 느껴질 수도 있는 그 오기와 고집이 오늘날의 (주)아람인테크의 근간이 되었습니다. 실제 저희는 판공비로 배정된 접대비가 전혀 없습니다. 업계 내에서는 그야말로 ‘접대하지 않는 회사’로 완전히 인식을 굳힌 상태죠. 다만, 회사를 성장시키고 사업을 펼치는 과정에서 적절한 성의와 고마움의 표시는 합니다. ‘접대’가 아니라 ‘대접’을 해 드리는 셈이지요.
Q. 지난 세기에서 중시되던 인재상은 ‘역량 있는 개인’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성품을 비롯해 광범위한 인간관계 등 팀워크를 중시하는 경향으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인재양성과 발굴을 담당하는 전문가로서의 입장을 듣고 싶습니다.
A. 요즘 기업들은 ‘될성부른 떡잎’을 키우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인재육성이나 인력계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지요. 유수의 글로벌 기업에서 승진심사를 할 때 개인의 능력보다 인성이나 품격을 첫 번째 요건 기준으로 내세우기도 합니다. 저 역시 이러한 시대흐름을 타당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오늘날의 기업은 다들 몸집이 크고, 대내외적인 네트워크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까닭에 개인의 역량에 의지하기에는 여러 곤란한 점이 많습니다. 이에 인성과 품격을 바탕으로 한 팀워크는 또 다른 역량이라 할 수 있겠지요. 다만 직책에 따른 약간의 비중을 두고 달리 평가해야 할 필요성은 있다고 봅니다.
Q. 글로벌시장의 급격한 변화와 경쟁체제의 강화로 인해 각 기업들이 아웃소싱 시스템을 속속 채택하고 있습니다. (주)아람인테크는 아웃소싱의 명품을 창조한다는 슬로건으로 업계를 선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에 대한 견해와 노하우가 궁금합니다.
A. 오늘날에는 ‘사람’이 가장 훌륭한 자원으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이든, 회사든 자원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지요. 따라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에 대한 해법이 바로 아웃소싱에 숨어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지요. 기업에 따라 각각 다른 핵심업무와 비전이 있으므로 그에 걸맞는 맞춤형 아웃소싱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이런 점에서 (주)아람인테크는 수년 동안 지속해온 아웃소싱 관리 노하우와 전문화된 교육시스템, 방대한 인력풀, 그리고 튼튼한 재무구조로 기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관건은 단지 사람을 ‘파견’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사람을, 어떻게 발굴하며, 얼마나 잘 관리할 수 있느냐’에 있다고 봅니다.
Q. 양질의 인재가 곧 경쟁력이라는 모토로, 차별화 된 교육시스템과 인재육성 프로그램으로 혁신적인 바람을 일으킨 것으로 세간에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인재가 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건은 무엇인가요?
A. 탄탄한 교육시스템과 개인의 역량과 인성 함양을 극대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도 그 저변에는 개인의 열정, 변화에 대한 의지, 주도적인 창의성, 그리고 책임감이 깔려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곧 인재가 되는 출발점이자 종착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저희가 펼치고 있는 각종 프로그램 역시 이를 이끌어내는 하나의 과정이라고 볼 수 있겠지요.
Q. 대표님의 경영철학과 함께 회사의 중장기 비전에 대해 들려주세요.
A. 직원이든 고객이든 모두 ‘내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들에게 감동과 이로움을 주지 못한다면 굳이 경영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참 어려운 일이지요. 경영 전반에서 이를 실현하기 위해 ‘ONE-STOP SERVICE 전략’을 수립해 실천하고 있습니다. 거창한 내용은 아닙니다. 그저 친절하고, 신속하며, 깨끗한 조직을 만들겠다는 약속,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한 서비스 개선, 끊임없는 벤치마킹으로 경쟁력 강화, 대체 인력확보에 대한 신속한 대응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 모든 것이 결국 ‘사람들’을 위한 것이란 점에서 진정성을 가득 담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일련의 약속과 과정이 무난하게 실현된다면 그것이 곧 (주)아람인테크의 비전으로 자리 잡게 되리라 믿습니다.
Q. 이서윤 대표님은 CEO를 꿈꾸는 많은 여성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후배들에게 좋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A. 배짱과 실력으로 승부하시길 권유 드립니다. 비교적 큰 규모의 아웃소싱 기업의 대표로서 제가 직접 해당 업체의 과장이나 대리를 만나러 갔더니 상당히 부담스러워하더군요. 한편으로는 놀랍다는 반응도 보였습니다. 그만큼 발로 뛰는 영업이 몸에 밴 까닭입니다. 이삭을 줍듯이 발품을 팔면 반드시 이뤄진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필요한 것은 배짱과 실력 그리고 약간의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신뢰까지 쌓인다면 더할 나위 없는 여성리더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 자신합니다. 어려운 세상이지만, 다들 힘내시길 기원하며 치열하지만 매력적인 일터에서 마주할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올 겨울에는 유난히 한파와 폭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리더를 꿈꾸는 여성들이 발을 딛고 있는 세상의 날씨를 꼭 빼닮았다. 오직 배짱과 실력으로 삭풍에 맞서 이긴 여성CEO 이서윤 대표와의 인터뷰를 마치고 나오는 기자의 얼굴은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그녀의 온몸에서 뿜어져 나왔던 열정의 뜨거움에 전염된 까닭이었다.
이서윤 대표
▶학력
*덕성여자대학교 졸업
*방송통신대 경영대학 졸업
*연세대 경영대학원 졸업(경영학 석사 학위) 주요 과정 수료
*서울대학교 국제 대학원 최고 경영자 과정
*서강대학교 경제 대학원 OLP과정
*아웃소싱 전문가 취득 (최고경영자)
*전경련(IMI) 글로벌 HR전략 과정
*삼성생명 보험심사부 과장
*GL KOREA 마케팅 이사
▶경력
*現 ㈜아람인테크 대표이사
*現 ㈜서원HR 대표이사
*現 한국HR서비스산업협회 부회장
*現 경기 범죄예방센터 위원
*現 구로상공회의소 임원이사
*現 방배 로타리 클럽 회원
*現 서울대 국제대학원 6기 사무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