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 아니라 ‘행복을 주는 인연’을 이어가고 있어요”
5년 간 지켜온 특수한 판매왕이 가진 특수한 비결
![]() | ||
자동차는 특수한 상품이다. 그 크기와 정밀도도 그러하지만 주택 등 부동산에 버금가는 동산(動産)으로 만만치 않은 가격이 그 특성을 더하고 있다. 그래서 이를 만드는 일도, 판매하는 일도 또한 구매하는 일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 상품을 만들어내는 시간만큼 판매하고 구매하는 일 또한 많은 시간과 정성 그리고 고민을 수반하게 되는 것이다. 생산, 판매, 구매 모두 중요한 과정이며 절차이지만, 특히 판매는 영업의 최일선이라는 점에서 가장 치열한 삶의 현장으로 알려져 있다.
‘특수한 상품’을 파는 ‘판매왕’
볼보의 국내 딜러인 제이케이모터스 김대준 영업팀장은 지난 2003년 입사한 후 2005년부터 5년 동안 빠짐없이 판매왕을 차지했다. 그가 일 년에 판매한 차량은 100대, 단순 계산상 한 달에 8~9대를 판매한 셈이다. 동종업계에서 꽤 유능하다고 평가받는 직원들이 판매하는 대수가 3~4라고 볼 때 실로 경이로운 성과라 할 만하다. 더구나 한두 해가 아니라 무려 5년 동안 꾸준하게 이어온 쾌거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하고 있다. 이를테면 김 팀장은 특수한 상품인 자동차를 판매하는 사람들 중 특수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이 놀라운 성과의 비결은 무엇일까?
“고객을 진심으로 대하는 것입니다.”
그의 대답은 명료하면서도 단호했다. 장황하면서도 심오한 답변을 기대했던 기자는 잠시 할 말을 잃은 채 펜과 수첩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
“단, 진심을 다한다는 의미가 무작정 노력만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당황한 기자의 표정을 읽었는지, 김 팀장은 차분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그제야 ‘가장 짧고 기본적인 철학이 가장 심오하고 화려한 가치를 품고 있다’는 말과 함께 그의 짤막한 답변 속에 숨어 있는 깊고 짙은 영업철학을 가늠해 볼 수 있었다.
흔히들 “영업사원은 자신의 혼(魂)을 팔아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진심’과 ‘진정성’은 기본 중에서 기본으로 여긴다. 하지만 문제는 그 진심이란 것이 지극히 무형적인 까닭에 수치로 측정하거나 확인해 볼 수 없다는 점일 것이다. 따라서 온전히 딜러와 고객이 서로 소통하는 가운데 마음으로 느끼고 확인해 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진심으로 다지기 위해서는 자연스러움이 필요합니다. 또한 그 자연스러움은 단순한 발품 이상의 진정성을 필요로 하는 것이죠.”
행복을 주는 인연
그는 늘 바쁘다. 새로운 고객들을 발굴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기존의 고객을 위해 해야 할 일이 더 많기 때문이다. 리콜사항이 생기면 모든 고객을 조회해서 일일이 연락해 빠짐없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애쓴다. 때론 볼보를 혼수로 마련한 고객의 결혼식과 대소사에 참석하기도 한다. 그렇게 인연을 맺고 있는 고객이 자그마치 400명.
“한 번은 고객으로부터 책 선물을 받은 적이 있는데, 거기에 ‘행복을 주는 인연’이라는 자필 문구가 적혀 있었습니다. 어쩌면 매년 받아왔던 판매왕 타이틀보다 더 소중하고 즐거운 선물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세계적인 명차로 인정받고 있는 볼보는 그 명성에 걸맞게 고객층 또한 전문가그룹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만큼 탄탄한 네트워크로 구성되어 있어서 한 번 구매한 고객이 재구매하거나 지인에게 소개하는 경우가 많다. 김 팀장은 “한 사람이 2~3대는 기본이고 7대까지 구매한 적도 있다”고 귀띔했다.
![]() | ||
이렇듯 김 팀장은 분명히 ‘볼보 판매왕’이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그가 하고 있는 활동은 영업이 아니다. 세상 곳곳에서 기다리고 있는 고객과의 인연을 이어가는 과정이며, 정을 나누고 삶을 함께 즐길 동반자들을 모으는 과정인 것이다. 그가 가진 무기는 달변이나 준수한 외모에 그치지 않는다. 안정성 면에서 세계 최고를 자부하는 볼보의 제품과 최고의 상품을 판매한다는 자부심, 그리고 고객을 가족의 경지로 끌어올린 그 자연스러운 진심인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