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개념 3차원 ‘dual-mode 컴프턴 카메라’ 만든다
고해상도 및 고민감도 동시에 제공하는 세계 최고 컴프턴 카메라 개발 전망
방사선은 우리 일상생활 속에서 항상 존재하고 있다. 태양으로부터도 나오고 땅에서도 나오며, 음식물에서도 방사선은 나온다. 우리는 이를 자연방사선이라고 한다. 반면, 인위적인 행위에 의해 발생되는 방사선은 인공방사선이라고 하며, 전자제품, 보안검색장치, 엑스선 장치, 원자력 발전소에서 발생하는 것들이 바로 그것이다. 발생 원인은 다르지만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같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그렇다면 많은 이들이 우려하고 있는 것처럼 방사선은 우리에게 유해하기만 할까. 조금만 달리 생각하면 방사선을 이용해 우리 삶에 더 많은 혜택을 얻을 수 있다.
방사선은 방사선 영상, 보안검색, 엑스선 형광 분석, 두께·수위 측정, 방사선 치료 및 진단, 식품 조사, 핵의학 및 분자 영상, 핵전지 등을 포함해 이용 분야가 매우 다양하다. 이에 2003년 설립된 한양대학교 방사선해석연구실(이하 연구실)은 통합 몬테칼로 전산모사 기술, 정밀 방사선 측정 및 영상화 기술, 인체 모델 제작 및 이용 기술 등 핵심기반기술들을 바탕으로 방사선 이용분야의 최신 연구 주제들을 주도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원자력공학과 김찬형 교수를 필두로 박사후연구원 1명, 박사과정 8명, 석사과정 4명, 연구생 6명으로 구성되어 있는 연구실은 다수의 고성능 반도체 검출기 및 고감도 섬광검출기, 저소음 신호처리 및 데이터획득 시스템, 고속 병렬형 전산처리 시스템 등의 연구 기자재를 자체 보유하고 있다. 때문에 보다 독립적이고 주체적으로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것은 물론 교육과학기술부 및 한국연구재단에서 주관하는 원자력연구기반확충사업 및 방사선기술개발사업 등을 통해 지원을 받아 안정적으로 고부가가치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데에만 전념하고 있다.
SCI 논문 40여 편, 학술대회발표 170여 편 발표
연구실은 ▲인체 내 양성자 빔 비정 측정 장치 개발 ▲고해상도 컴프턴 카메라 개발 ▲실시간 유효선량 측정 시스템 개발 ▲차세대 인체 모델 개발과 관련된 연구를 주요 과제로 수행 중이다.
양성자 빔과 매질간의 반응으로부터 발생하는 즉발 감마선(prompt gammas)의 분포를 측정함으로써 인체 내 양성자 빔의 비정을 실시간으로 정확하게 측정하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몬테칼로 모사연구에 기반을 둔 검출기 해석 및 최적화 연구를 수행하는 동시에 두 개의 산란부와 하나의 흡수부를 이용해 소형이면서도 영상해상도가 매우 높은 새로운 개념의 컴프턴 카메라를 제작 중이다. 또, 30∼40개의 소형 고감도 MOSFET 선량계와 인체 모의피폭체 등을 이용해 유효선량을 실시간으로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며, 장기변형과 자세변형이 모두 가능한 차세대 표준한국인 인체 모델들을 개발, 이를 이용해 유효선량 환산계수 등 한국인 고유의 방사선 방호량을 평가하는가 하면, 의학적으로는 4차원 몬테칼로 전산모사 기술을 2017년까지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이 외에도 연구실은 산업용 단일광자방출 전산화단층촬영장치(SPEC) 개발, 양성자 전산화단층촬영장치(PCT) 개발, 세기조절방사선치료(IMRT) 정밀 선량평가 기술 개발 등의 연구를 외부와의 협동연구 또는 예비연구로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 활동을 토대로 연구실은 그동안 국제저명학술지(SCI) 논문 40여 편을 비롯해 전문학술지 20여 편, 학술대회발표 170여 편을 국내외적으로 발표해왔다. 또한 교과부 장관 표창을 비롯해 한국원자력학회, 대한방사선방어학회, 한국의학물리학회, Monte Carlo 2010학회에서 우수논문상 및 우수발표상 등을 수상하는 등 연구결과의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최근 3년간은 국내 특허등록 4건, 국제 특허출원 1건, 프로그램등록 2건 등 지적재산권도 확보했다.
원리 검증용 컴프턴 카메라 성공적 개발
이러한 가운데 연구실은 최근 원리 검증용 컴프턴 카메라를 성공적으로 개발했다. 컴프턴 카메라는 기존의 감마선 영상장치와는 달리 신개념의 집속 방법 사용, 감마선원의 3차원적 분포를 고정된 위치에서 고감도로 영상화할 수 있다는 장점을 바탕으로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연구실에서 개발한 원리 검증용 영상장치는 ‘이중 산란형’이라는 독창적인 구조를 통해 타 기관에서 개발 중인 컴프턴 카메라에 비해 매우 높은 영상해상도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영상감도가 다소 저조하다는 단점이 있어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실은 중앙대학교 이춘식·최영완 교수팀과의 협동연구를 통해 단일 산란 및 이중 산란 영상기법이 하나의 컴프턴 카메라에 융합된 ‘dual-mode 컴프턴 카메라’를 집중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소형이지만 고해상도 및 고민감도를 동시에 제공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컴프턴 카메라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연구실의 김찬형 교수는 “신개념 3차원 감마선 영상장치인 ‘dual-mode 컴프턴 카메라’를 성공적으로 개발해 컴프턴 카메라 분야에서 최초의 상용화 모델을 제시하고 싶다”면서 “이를 통해 원자력 산업, 보안검색, 핵의학 및 뇌과학 분야에서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궁극적으로 건강한 삶을 지향하고 있는 방사선 이용기술 분야의 성장에 기여하고 싶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컴프턴 카메라 영상기법이란?
컴프턴 카메라는 일반적으로 두 개의 위치 민감형 방사선 검출기를 사용한다. 앞에 있는 검출기(scatterer)에서는 선원에서 발생한 광자가 컴프턴 산란을 일으킨 3차원적 위치와 이 때 전달된 에너지를 측정하고, 이 후 뒤에 있는 검출기(absorber)에서는 산란된 광자를 완전히 흡수시켜 흡수된 위치와 광자의 잔여 에너지를 측정한다.
이렇게 네 가지의 물리량을 단일광자에 대해서 정확히 결정할 수 있다면 이를 이용해 감마선의 궤적을 역으로 추적할 수 있으며, 감마선원의 삼차원적 분포를 고정된 위치에서 고감도로 영상화할 수 있다.
기존의 기계적 집속기를 사용하는 감마선 영상장치와 비교할 때 컴프턴 카메라는 복잡한 단층촬영 기법을 사용하지 않고도 고정된 위치에서 방사선원의 분포를 삼차원적으로 영상화할 수 있다는 점, 육중한 기계적 집속기를 사용하지 않으므로 소형화 및 경량화가 용이하다는 점, 영상영역(field of view)이 넓다는 점, 고에너지 감마선원에 대해 오히려 더 높은 영상해상도를 보인다는 점 등 다양한 장점이 있다. 뿐만 아니라, 원리적으로 보다 높은 영상감도와 영상해상도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 또한 있다. 하지만 이를 구현해 내는 핵심기술이 아직 완전하게 확립되어 있지 못하며, 고해상도 컴프턴 카메라를 실증하기 위해서는 원자력 및 방사선공학, 핵물리학, 전자공학, 핵의학 분야에서 부문별 원천기술과 이들을 종합적으로 융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