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조명회사 CEO의 특별한 ‘빛 나눔’ 이야기
집과 회사와 강연장을 오가며 진정한 기쁨을 설파하다
(주)필룩스 노시청 회장은 1975년 우리나라 ‘벤처 1호’로 여겨지는 ‘보암전기전자재료연구소’를 설립해 당시로서는 최첨단 분야였던 수정진동자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시대를 너무 앞서갔던 탓에 쓰라린 실패를 경험해야 했다. 그 후 페어라이트 코어 분야의 연구원으로 진출해 최첨단 조명제품의 핵심부품인 초소형 인버터 기술의 개발에 매진했다. “밤낮으로 기술개발에 매달렸습니다. 거의 7년 동안 편히 누워서 자 본 적이 없을 정도였지요.
그렇게 숱한 시행착오 과정을 하나하나 극복해 나가며,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됐습니다.” 노 회장은 이제 (주)필룩스라는 유수의 조명회사를 이끌고 있는 최고경영자이다. 하지만 그의 말처럼 몸과 마음으로 이겨낸 신산스러웠던 삶의 흔적 덕분에 조금 특별한 활동을 병행하는 중이다. 이른바 ‘일터사역’이라 불리는 적극적인 신앙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것. 그는 비즈니스리더로서 하나님을 기쁘게 해 드릴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의 왕성한 사업활동과 사역활동의 원동력은 오직 ‘기쁨’으로 인한 것이며 그것은 또한 그의 사업을 단순히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활동을 뛰어넘는 범사회적 기여활동으로 격상시키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하나님이 주신 일 “더 열심히 하라고 시키신 것 같아요”
늘 분주하고 숨 가쁜 일상을 이어가는 노 회장이지만, 그를 찾아내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그가 머무는 곳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집과 회사 그리고 강연현장이다. 목회자가 아니지만 일터 경험이 풍부하고, 기업의 최고경영자이기도 한 그의 강연을 듣고 싶어 하는 이들의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이런 요청을 받으면 그는 만사를 제쳐두고 그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작은 가방을 꾸린다.
“저는 어디까지나 평신도입니다. 하지만 목회자가 일반인들에게 다가가지 못하는 부분이나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부분에 있어서 새로운 말씀의 통로가 생기는 모양입니다.”
이는 노 회장이 일터사역에 나서된 계기이자, 명강연자로 이름을 알릴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비즈니스리더가 바뀌어야 세상의 근본이 바뀔 수 있다고 믿으며 그는 그 동안 삶과 하나님의 말씀 사이에서 몸과 마음으로 얻었던 소중한 경험과 깨달음을 전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국제CBMC는 1930년대 세계경제대공황 당시 미국 시카고에서 탄생한 국제적인 복음단체이다. 노시청 회장은 얼마전 제37차 국제CBMC 한국대회에서 강연대에 섰다. 기업가로서, 일터사역을 하는 하나님의 자녀로서도 영광된 일이었다.
그의 순수한 열정과 뛰어난 감동적인 강연내용 덕분이었지만, 그는 그 자리조차 “하나님이 세우셨다”며 두 손을 모았다. 그리고 강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것보다 좋은 전도의 자리에 설 수 있었던 것을 더욱 기뻐하는 모습이었다.
“하나님께서 더 열심히 사역을 하라고 시키시는 것 같습니다. 조만간 더 많은 일거리를 주시겠지요. 주시는 일을 잘 해낼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며 기도하는 중이랍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좋은 씨를 뿌리는 것 뿐입니다”
그는 성경의 시편 말씀을 자주 읽는다고 했다. 다윗이 무수히 많은 고난을 이겨내면서 늘 감사하는 삶을 살았기에 그 말씀을 읽으며 녹록치 않은 이 세상을 이겨낼 힘을 얻는다고 말했다. 죽음의 문턱을 다녀와야 하나님을 경외하게 된다는 것. 형통한 길은 결코 행복하지 않다는 것. 그리고 폭풍이 지나야 멋진 하늘을 보듯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야 참다운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것. 이 말씀들은 노 회장이 직접 겪었거나, 이미 깨달은 말씀이기도 했다.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하시는 분은 분명 하나님입니다. 그런데 사람이 해야 할 일도 분명히 있지요.”
그는 먼저 좋은 씨를 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악의 씨나 욕심의 씨를 아무리 뿌려봤자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하나님이 기뻐하실 수 있는 선한 씨를 뿌려야 한다. 이는 단지 기독교인들에게만 해당되는 사항이 아니다. 신앙과 신념을 뛰어넘어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되새겨 볼 만 한 이야기인 것이다.
노 회장은 또한 씨앗이 자라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게 하는 일이 바로 하나님이 하시는 일이라고 했다. 우리의 옛날에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과 일맥상통하는 말이기도 하다. 이는 그가 일터사역에 매진하고 “하나님을 기쁘게 해드릴 수 있는 일을 해야한다”고 강조하는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먼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좋은 씨를 뿌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주님이 가르쳐 주신 대로 열심히 일을 해야겠지요. 더구나 비즈니스리더라면 개인이 아니라 그에 딸린 직원들, 즉 수많은 가족들을 이끌고 있기에 이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릅니다. 따라서 비즈니스리더는 더욱 그 말씀을 실천하며 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씨를 뿌리고, 열심히 일하며, 하나님이 기뻐하실 만한 일들만 꾸준히 한다면 성공은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선물이라는 것이다.
이렇듯 오롯이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생각하고 말하고 움직이는 노 회장이지만,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했다. CBMC 활동을 함에 있어서 사사로운 이익을 따져 도움이 되면 출석을 하고,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면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일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하지만 그의 목소리에는 원망보다는 안타까움이 서려 있었다. CBMC에 비즈니스를 목적으로 참석하는 사람이 일부 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인맥을 넓히고, 자신이 경영하는 회사를 홍보하기 위해 모임에 참석하고 있는 것이다.
“시간이 좀 걸릴지도 모르겠지만, 분명히 변화할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신앙은 어려운 것이 아니거든요. 그저 하나님을 인정하는 게 신앙의 근본입니다. 비즈니스리더들의 생각이 바뀌어 세상이 근본적으로 변화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니지요. 당장은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더라도 하나님의 뜻을 겸손하고 성실하게 따르는 것부터 변화는 이미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노 회장은 ‘하나님이 허락하실 때까지’ 이 일을 계속하겠노라고 다짐했다. 아무리 옳은 일이라도 용기가 없으면 실천하지 못하는 법인데, 하나님께서 이미 그에게 용기를 심어주셨으며 그것을 통해 충분히 기쁨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 기쁨은 이제 노 회장의 굳건한 의지로 완전히 자리매김한 듯 했다.
다시 말하면 노시청 회장은 (주)필룩스의 최고경영자다. 이 회사는 최첨단 조명기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한편에서 노 회장은 하나님이 전해주신 말씀을 빛을 세상에 나누어 주며 살아가고 있다. 세상의 물리적 빛을 만들어내는 최고경영자의 영적 빛 나눔 활동. 이것이 단순히 우연의 일치인지, 그의 말대로 하나님이 예비한 일인지에 대해 생각하는 동안 묘한 전율이 기자의 몸을 훑고 지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