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과 소비자는 상생협력 관계일 수밖에 없지요”

CCMS 도입을 통해 소비자 만족에 두 팔 걷어붙인 OCAP

2010-12-02     정대윤 본부장/남희영

소비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수많은 제품이 생산되고 있으며, 다양한 기호에 맞춰 소비되고 있다. 이와 함께 소비자의 권리와 의무에 대한 문제 또한 증가하는 추세이다. 최근에는 소비자의 안전이 화두로 떠오르는 한편 인터넷의 대중화에 따른 전자상거래 등 새로운 소비자 문제가 속속 등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기업들은 소비자의 특성변화와 함께 새로운 형태의 소비자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고객상담실을 강화하고, 다양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이렇게 고객상담 분야는 소비분야의 시대적 환경 변화에 따라 대내외적 중요성이 더욱 부각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를 통해 합리적인 소비문화와 기업문화를 주도해 나갈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업 소비자 업무 책임자들의 단체
(사)기업소비자전문가협회(이하 OCAP)는 기업의 소비자 보호 및 고객만족 활동을 보다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실천하기 위해 기업에서 소비자 업무를 관장하는 책임자들이 자발적으로 조직한 단체이다.

소비자와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며 활발한 업무교류를 통해 각 회원사에 유익한 가치를 제공하는 게 1차적인 역할이다. 또한 기업과 소비자단체, 행정기관의 상호협력과 이해증진을 통해 기업의 소비자문제에 대한 효율적 대응으로 회원사의 권익보호에 앞장서며 이를 통해 기업의 고객 지향적 문화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1984년 창립 이후 올바른 소비자문화 창달을 위해 기업의 입장과 의견을 수렴해 정부에 개진하는 활동을 펼쳐왔으며 소비자 보호업무에 대한 기업의 능동적 대처를 위해 전문가를 양성하기도 했다. 또한 소비자문화에 관한 각종 소비자문제나 시책, 외국의 선진 사례 등을 조사·연구하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현재 OCAP은 보건식품분과 38개사, 공산품분과 30개사, 화학분과 30개사 등 총 8개 분과와 기관회원 2개사를 포함하여 총163개사가 소속되어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다.

소비자만족 자율관리 프로그램 도입
한편 OCAP는 지난 2007년 1월 CCMS(Consumer Complaints Management System) 평가기관으로 선정된 후 그 해 4월 첫 CCMS 평가를 실시하는 등 활발한 사업 활동을 펼치고 있다. CCMS는 ‘소비자만족 자율관리 프로그램’으로 소비자의 불만 및 피해를 기업이 자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공정거래위원회와 소비자피해 자율관리위원회가 2005년 9월에 확정해 공표한 프로그램이다.

“CCMS를 통해 소비자의 불만이나 피해가 발생하면 기업 내부에서 이를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시스템과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 사내 협조체제 아래 신속하고 정확하게 문제를 해결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오주섭 이사장은 CCMS가 기업과 소비자 간의 진정한 소통이 가능한 기업을 양성하는 데 목표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는 기업의 자율적인 선택에 의해 도입하고 인증을 받는 것이므로 강제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 단지 CCMS 인증기업의 인센티브 제공에 대한 공정위 내부규정이 있을 뿐이다. 그래도 이러한 CCMS를 통해 소비자 불만에 대한 자율관리 능력이 향상되고, 대외적 이미지를 제고해 결과적으로 소비자 불만이 감소하게 되는 만큼 많은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향후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협력하는 차원에서 대형 유통업체 및 사업자단체를 중심으로 하는 합동 도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또한 중소기업의 소비자 불만 자율관리 능력 향상을 위한 지속적인 사후관리도 계속될 것입니다.”

OCAP를 이끄는 보이지 않는 힘
이윤 추구를 최우선으로 하는 기업전문가들이 비이윤을 전제로 구성한 협회 또는 연합체는 달걀처럼 깨지기 쉽다는 게 통설이었다. 하지만 OCAP의 경우 창립 역사가 길 뿐만 아니라, 앞서 소개한 CCMS를 비롯한 각종 활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었다. 관계자들은 OCAP의 중심에 서 있는 오주섭 이사장의 열정과 발품이 큰 몫을 해내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고려대학교 언론학부 교수이기도 한 오 이사장은 해태음료 대표이사로 재직하던 시절 업계 최초로 CCMS를 도입했었다. 그 후 세월이 많이 흘렀지만, 그의 열정과 발품은 여전해 보였다. 협회 내에서는 물론이고, 학계에서도 명성이 자자한 것도 이러한 그의 적극성 덕분이다.

현재 고려대학교 언론학부에서 ‘창조론’이라는 신과목을 개설해 강의를 하고 있는데, 수강생이 100명이 넘을 정도로 인기 절정이다. 탄탄하게 다져진 이론과 땀이 밴 현장 실무경험을 바탕으로 ‘창의’를 기반으로 한 마케팅을 강조하는 등 학생들이 전문적인 현장실무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해태음료 대표이사 시절 ‘고객만족실’을 ‘생활만족실’이라 이름을 바꾸고 소비자 관련 업무에 매진했습니다. 당시로써는 조금 이른 감이 없지 않아 있었는데, 저의 신념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이제야 확인하는 중입니다.”

오 이사장은 앞으로 기업들, 특히 중소기업들에게 소비자 관련 업무에 대한 인식 개선이 더욱 절실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가 후원하고 OCAP가 주관하는 Annual 컨퍼런스를 매년 주도하고 있는 것 역시 오 이사장이다. 올해는 11월16일에 개최했는데, 이 자리에서 오 이사장은 ‘기업의 대상별 CS인식 조사현황’이라는 주제로 기업과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는 방안을 제시해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나 자신 또한 소비자의 한사람이다”
“인간의 마음이란 좋을 때는 태평양보다 넓지만, 한 번 옹졸해지기 시작하면 바늘구멍보다 작아지는 법이지요. 기업은 소비자단체의 힘을 당해낼 수 없습니다. 이는 소비자를 기만하는 기업은 존재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지요. 또한 소비자 역시 법과 윤리를 지키는 현명함을 요구받게 됩니다. 결국 기업과 소비자는 상생협력 관계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지요.” 오이사장은 이러한 신념과 철학으로 소비자의 입장에서 OCAP에서도 실천하고자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오 이사장은 Annual 컨퍼런스에서 “기업을 둘러싼 환경은 고객상담 업무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하고 있는데 기업들은 이런 흐름에 제대로 대처하고 있지 못하다”며 “고객상담 업무에 대한 대표이사 등 경영진의 의지와 관심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바 있다.

“소비자는 아무리 관심이 가는 상품이 있다고 해도 재화를 주고 선택해야 할 때는 ‘브랜드’가 기준이 되죠. 대기업은 고객상담 업무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입니다. 현명한 소비자가 선택에 확신을 갖을 수 있는 기준이 필요합니다.”라며 우수한 중소기업이 선택의 기준에서 대기업에 밀리는 이유를 설명했다. 자신을 일개 교수라고 소개하는 오주섭 이사장의 표정에서는 인터뷰 내내 교육자로서의 사명감이 묻어났다.

마지막으로 오 이사장은 “법의 테두리 안에서 환경과 소비자의 역할이 중요하며, 기업의 구매 후 행동은 재구매로 이어진다는 것을 중소기업 대표자들이 인식하고 소비자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CCMS 도입 등 보다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동참해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