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현대건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입찰가격 5조원 대 중반 추정, 11월 중 양해각서 체결 후 본계약 추진

2010-11-17     김길수 편집국장

지난 16일 현대건설 채권단은 조선호텔에서 기회견을 열고 우선협상대상자로 현대그룹이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현대자동차 컨소시엄은 예비협상대상자가 됐다.

채권은행인 외환은행 김효상 여신관리 본부장은 “수십 명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평가단이 공정하고 객관적인 관점에서 마련된 평가기준에 따라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에 따라 심도 있게 평가한 결과”라고 밝혔다.

심사과정에서 채권단은 “가격 부문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평가하되 자금조달 방법 등 비가격 요소도 고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채권단은 현대건설 보유주식 2천887만9,000주(34.88%)를 매각하는데,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해 매각 금액이 약 2조5,000억~4조 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금융권 안팎의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입찰에서 현대그룹 측은 5조 원대 중반을 제시했고, 현대자동차 그룹은 이보다 수천억 원 적은 가격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그룹은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의 지분 8.3%를 보유한 현대건설을 인수하지 못할 경우 경영권이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으로 이번 인수전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하지만 인수전 막바지에 이르러 독일 엔지니어링 기업 M+W그룹이 컨소시엄 참여를 철회하면서 한 차례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동양종금증권을 재무적 투자자로 영입해 7천억 원 정도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현대그룹이 자체 보유한 현금이 1조5,000억 원에 불과해 인수 이후 이른바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시장은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현대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현대그룹이 선정된 직후 현대건설 주가는 하한가까지 떨어졌고, 현대그룹주 역시 장 초반 급락했다.

채권단은 11월 중 현대그룹과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본실사와 본계약을 거쳐 내년 1분기까지 모든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