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을 통해 관객과 소통하고 싶다”
신기옥 화백, 캔버스 위에 자신의 꿈과 희망을 담는다
인간의 능력에는 한계가 있다고들 한다. 또 그 능력도 사람에 따라서는 각기 방향이 다르다. 그러나 그 제한된 능력과 결정된 다양성은 절대적인 것은 못된다. 그 이유는 인간은 얼마든지 그의 후천적인 노력에 의해서 능력의 한계를 넘나들 수 있기 때문이다. 신기옥 화백이 바로 그런 사람이다. 그는 평생 몸 바쳐 온 건축업을 정리하고 전업 작가로 제2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전업 작가로 직업을 전환한지 4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그는 많은 작품을 창작해 냈다. 물론 그동안 많은 노력과 인고의 시간이 필요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그 시간조차 행복했다고 말한다. 그는 그림과의 행복한 사투를 벌여 자신만의 독특한 미의 세계를 창출해 낸다. 작가로서 그의 한계는 어디까지 일지 그의 귀추가 주목된다. 그를 만나 작품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행복한 마음,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져
신기옥 화백은 경제적 자립을 위해 사업을 택했고 사업은 나날이 번창해져만 갔다. 그때에도 그의 마음 한구석에는 항상 그림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 그는 사업을 하면서도 화가의 꿈을 저버릴 수 없었다. 어쩌면 자유롭게 그림을 그리기 위해 사업을 택했다는 말이 더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기자가 신 화백의 작업실 안에 들어서자 그가 얼마나 작품 활동에 여념이 없는지를 보여주듯 물감이 채 마르지 않은 캔버스가 눈에 들어왔다. 그는 이제부터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그림을 마음껏 그릴 수 있어서 하루하루가 너무 행복하다고 말한다. 그가 느끼는 행복한 감정은 그림 속에 내재되어 있고 그림은 다시 보는 이의 마음을 행복하게 만들고 있다. 그의 전업 작가로의 변신이 성공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도 이 대목일 것이다.
그의 작품은 화랑계의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독창적이면서도 보면 볼수록 끌리는 마력을 지녔다고 해야 할까. 그의 작품은 많은 사람들의 공감대를 형성하며 그동안 보았던 여느 작품들과는 다른 느낌을 주고 있다. 그의 작품은 미술 애호가들에게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2007년 예술의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개최되었던 화랑미술제를 시작으로 뉴욕, 상해 등의 해외 아트페어와 국내 KIAF등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뒀다.
구상과 추상의 절묘한 조화 이뤄
그의 작품은 창작의 에너지와 화백으로서의 순수한 열정이 살아 있다. 그림에만 매달려 온지 4년. 그동안 숨 가쁘게 달려왔다고 한다. 그는 요즈음 그림에서 새로운 변화를 위한 고민에 빠져 있다고 한다. 무릇 그림은 그 그림이 우리에게 던져주는 메시지가 있어야 하는데. 그림에 어떠한 메시지를 담을 것인가. 이 명제를 풀기 위해 그는 지금도 밤늦게 이젤 앞에서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신 화백의 작품은 나이프의 강렬함과 붓의 섬세함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붓 대신 나이프를 사용해 일일이 작업한 직선은 단순한 자연주의적 재현이나 사실주의 시각의 묘사를 벗어난 심의의 표현이 자유롭게 비춰지고 있고 입체감이 살아있어 그림이 단조롭지 않고 생동감 있게 느껴진다.
나이프로 작품을 표현하기 때문에 어느 면에서는 딱딱한 느낌을 줄 수 있지만 붓을 함께 사용해 장미꽃, 연꽃 나비 등 구체적 형상을 담은 그림이 조화를 이뤄 안정감을 느끼게 한다. 신 화백은 형상을 빌어 감정을 드러내고 색채를 통해 그 내밀한 시어들을 구성함으로써 특유의 서정과 운율을 이루어진 화면을 구축해 내고 있다. 그의 작품을 한마디로 표현하긴 어렵지만 동양의 정신과 현대적 기법이 스스럼없이 어우러지는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의 꿈은 평창동에 개인 미술관을 짓고 그곳에 상설전시를 하는 것이다. 미술관이 완공되기 전에 100호 크기의 대작을 300점 정도 그리는 것이 남은 일생의 목표라고 말하는 신기옥 화백의 모습은 작가로써의 현재 자신의 삶이 얼마나 행복한지를 보여주듯 편안해 보였다.
그는 “전 남들보다 특이한 이력을 가졌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다른 분들이 보시기엔 조금 특이하게 느껴지시나 봐요. 이제는 저의 이력보다는 저의 작품에 더욱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묵묵히 작품활동에 매진해 작품으로 말하고 작품을 통해 관객과 소통하는 예술가의 한 사람으로 남고 싶습니다”고 말했다. 그림을 그릴 때 가장 행복하다고 말하는 신기옥 화백. 그는 단순히 보여 지는 대상을 그리는 것이 아닌 자신의 꿈과 희망을 그리는 화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