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문화센터화사업’으로 즐기고 쉴 수 있는 학교 만들기
모범마을도서관 9회 선정, 주판용 교장 NHN문화재단 감사패 수상
일본인들이 기르는 관상어 중 ‘고이’라는 잉어가 있다. 이 잉어는 작은 어항에 넣어두면 5~8cm밖에 자라지 않지만 아주 커다란 연못에 넣어두면 15~25cm까지 자란다. 그리고 강에 방류하면 90~120㎝까지 자란다고 한다. 고이는 자기가 속한 세상의 크기에 따라 아주 작은 고기가 될 수도 있고 대형 물고기가 될 수도 있다. 예하초등학교의 주판용 교장은 한참 자라는 어린이들에게 이 ‘강’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학교 도서관을 활용해 전교생이 책과 함께 생활하며 책 속에서 꿈을 찾을 수 있도록 미래를 살아가는 힘을 키워주고 있다.
2009년 9월18일, 경상남도 진주시 예하에 위치한 ‘예하학교마을도서관’이 새롭게 태어났다. 진주교육청 교육장, 도의원, 진주시청 관계자, 주민대표, 학생대표 등이 참석해 (사)작은도서관 만드는 사람들로부터 3,000권의 도서 기증을 약속 받고, 도서관장 위촉장 전달, 축사, 현판식 등이 진행되었다. ‘동화캐릭터 되어보고 사진 찍기’, ‘책갈피 만들기’, ‘동화캐릭터 손수건 찍기’, ‘나만의 책 만들기’,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동화책 읽기’, ‘소원나무 만들기’등의 책 잔치가 진행됐으며 학생, 학부모, 마을주민, 교직원 모두가 참여해 행사를 즐겼다.
모두의 기대 속에 개관한 마을도서관은 매주 화·목요일 저녁 6시30분부터 9시30분까지, 토요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학생과 학부모, 지역주민 누구에게나 활짝 열렸다. 아이들에게 저녁상을 차려주고 나온 어머니들, 퇴근 후 저녁식사를 마치고 나선 아버지들, 밤에 불이 켜져 신기해서 들린 아이들로 붐비기 시작했다.
“나를 키운 것은 동네의 작은 도서관이었다.” 이는 버락 오바마, 스티븐잡스, 빌게이츠가 한 말이다. 그들을 크게 자라게 한 그 공간처럼, 학생들 마음속 커다란 꿈을 활짝 꽃피워줄 마을도서관은 전 교직원과 학생들 모두가 사랑하는 공간이 되었다.
학부모 참여 이끌고, 지역민들에게 문화 공간 제공
2009년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학교도서관 지역문화센터화 사업’ 운영학교로 선정된 예하초등학교(http://www.yeha.es.kr/주판용 교장/이하 예하초)는 시행 초기만 해도 운영미숙과 저조한 참여율 등의 문제로 고전했다. 그러나 지금은 학생, 학부모, 지역주민의 성원에 힘입어 ‘지역사회학교’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에 주판용 교장은 “그동안 학교도서관을 사랑해 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린다”면서 특히 2006년 도서관의 현대화 사업을 지원한 한겨레신문사와 삼성그룹, 2009년부터 마을도서관을 지역의 독서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는데 아낌없는 지원을 해준 ‘NHN 문화재단’과 헌신적으로 도서관을 운영해준 담당교사(하재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예하초는 2009년 9월부터 2010년 10월 현재까지 NHN 문화재단으로부터 9차례 모범마을도서관으로 선정되었고, 2010학년도 우수도서관으로 선정되었다. 또한 주판용 교장은 NHN문화재단으로부터 감사패도 받는 등 성공적인 학교도서관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학교도서관을 이용한 아침독서활동, 독서기록장쓰기, 독서 골든벨, 독서 인증제 등을 통해 다양한 독서참여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다도·요리교실, 작가와의 만남 등 지역민이 요구하는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공연예술 관람, 향토문학탐방 등을 기획해 문화체험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은 농촌지역에 문화예술체험의 기회를 제공 중에 있다.
‘학교도서관 지역문화센터화 사업’의 평생교육프로그램을 통해 학교라는 공간이 ‘자녀를 맡기는 곳’에서 ‘즐기고 쉴 수 있는 공간’으로 전환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것이 예하초가 거둔 가장 큰 성과다. 그리고 이로 인해 학부모가 학교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었으며, 지역민들에게 꼭 필요한 문화공간을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학생에게는 꿈을, 교사에게는 보람을, 지역사회에는 신뢰를 주는 학교’가 교육의 희망으로 대두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예하초등학교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