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서 출발점과 도착점은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사회구성원으로, 전문재무설계사로, ‘꼭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이 사람

2010-11-12     공동취재단

최정희 CFP(국제공인재무설계사)는 “삶이든 일이든 그 중심은 언제나 사람이어야 한다. 이는 원칙이 있는 삶, 후퇴보다는 머무름, 머무름보다는 나아감을 위한 삶의 행보. 그 신념과 철학은 실천할 때 살아 움직이는 재무설계사가 될 수 있다”고 굳게 믿는다는 것이다. 삶에서 출발점과 종착점은 정해져 있지 않다. 어느 곳이든 출발점이 될 수 있으며,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 가운데 서로와 함께 할 수 있는 접점이 보이고 그 때가 바로 세상과 내가 소통할 수 있는 순간이라는 것, 이 만만치 않은 삶의 철학을 가진 최 CFP를 인터뷰하는 일이 녹록치 않은 일임을 깨달은 것도 그 즈음이었다.

“목적과 계획 없이 삶을 살았던 적이 있습니다. 종자돈이라고 할 수 있는 자산을 지키지 못해 힘든 시기를 보낸 적이 있었지요. 그 상황이 쉽게 회복되진 않았습니다. 세상을 원망하기도 했죠. 하지만 그 원인이 다름 아닌 저의 무지에 있었음을 깨닫는 순간 또 다른 세상을 만나게 됐습니다.”

최정희 CFP는 짧았지만 깊이 있는 고해성사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한 때 자신의 자산조차 제대로 지키지 못했던 그는 어느새 성공한 국제공인재무설계사가 되어 사무실 오픈을 준비하는 전문가로 거듭나 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최 CFP가 이 길을 걷게 된 계기는 자신이 겪었던 과오 덕분이었다고 고백했다. 시련에서 벗어나 희망을 만나게 되는 순간 느꼈던 그 희열을 주변사람들과 나누고 싶음이 샘솟더라는 것이었다.

“재무설계를 하려면 동료와 고객과의 소통이 필요충분조건입니다. 그러나 5년 전 이 일을 시작할 무렵 재무설계 분야는 고객들은 물론이고 동료들 사이에서도 생소한 분야였죠. 우선 실전재무설계를 배우고 익혀야 했고 그 과정에는 함께하는 동료와 고객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서울과 부산을 수없이 오갔으며, 기존고객과 지인의 소개로 배움을 실천하며 현재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실전재무설계를 바탕으로 재무설계에 관한 이론과 체계를 갈고닦은 최 CFP의 이러한 끈질김이 그를 국제공인재무설계사로 키워냈다. 그 과정에서 이 일의 가치를 새삼스럽게 알게 됐고, 어느새 평생직업이자, 삶의 보람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오직 고객의 이익을 중심으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방향을 제시한다는 것이 제가 가진 원칙입니다. 이는 재무설계사로서 가져야 하는 당연한 원칙이지만, 고객이 전문가에게 완전히 의존해야 한다고 말씀드리는 것은 아닙니다. 고객이 꾸려가는 삶의 중심에는 고객 자신이 있어야 합니다. 그 삶의 여정에 저희들이 행복한 동반자이자 동행자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재무설계는 자산, 연령, 성별, 지위가 어떠하건 누구에게나 꼭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는 최 CFP, 그래서 올해 10돌을 맞은 FP협회의 주관으로 “1만명무료재무설계” 상담위원으로 봉사하고 있으며, 뜻이 맞는 동료 재무설계사들과 중소기업과 개인의 선진복지실현을 위해 하루 하루를 바쁘게 보내고 있었다.

사회구성원이자, 전문인으로서 꼭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하는 최정희 CFP. 그녀의 장래계획이 식상하거나 소박하게만 느껴지지 않았던 것은 그녀가 품고 있는 단단하고 꼿꼿한 전문가로서의 소양과 신념 때문인 듯 보였다. 그녀가 펼쳐 보여 줄 ‘꼭 필요한 사람’의 모습에 대한 기대로 장시간 이어졌던 인터뷰 시간이 유난히 짧고 아쉽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