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의 입맛과 생각에 맞춰 행복을 시공하다
태국 내 기업과 정부기관에 실내 공간 설계와 시공 서비스 제공
2010-10-21 이준동 기자
소위 말하는 ‘좋은 대학’에 들어가 유학도 다녀오고 대기업에 입사도 했다. 여느 직장인들과 마찬가지로 언제 꺼낼지 모르는 사직서를 책상서랍 깊숙이 넣어두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스스로의 안정을 여기까지만 허락했다. 꺼내지 않아도 될 사직서를 꺼내 상사의 책상에 올려놓고 그는 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그가 태어나 7년을 자란 그 곳에서 해야 할 일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후 군 입대 문제를 고민하던 그는 국가에 대한 의무를 다하기 위해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하던 중, 어학특기로 병역을 수행하면 좋겠다는 결론에 도달했고 결국 카투사에 지원하게 되었다. 그렇게 한미연합사 한국군 지원단 예하 인사과에서 2년 2개월을 복무한 그는 제대 후 복학해 학업에 열중하던 중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에 교환학생으로 다녀오기도 했다. 그동안 보지 못했던 넓은 세계를 경험하고 미래의 사업에 대한 막연한 그림을 그리게 된 것도 이 시기였다. 대학을 졸업한 후에는 한국의 사회생활 문화와 직장생활을 경험해보고 싶어 삼성전자에 지원해 2년간 본사에서 가전부문 해외 마케팅(태국, 중국, 인도) 담당으로 근무를 하기도 했다.
그렇게 이 대표는 한국의 생활에 익숙해지고 있었다. 어깨 위에 피로를 한 겹 두 겹 쌓던 어느 날, 그의 잠자던 도전정신이 깨어났다. 연일 야근이 계속되던 날이었다. 고이 모셔놓았던 사직서를 제출하고 그는 그 어느 때보다도 가벼운 발걸음으로 퇴근했다. 그를 아끼던 동료들이 만류했지만 그는 자신의 결정을 굽히지 않았다. 그렇게 그는 자신이 태어난 태국 방콕으로 다시 날아갔다. 이것이 2005년 2월28일의 일이다.
언뜻 보면 그의 인생은 무난하고 순탄해 보인다. 하지만 한번만 더 생각해보면 그의 인생이야말로 도전의 연속이었다. 태국에서는 낯선 한국인으로 태어났고, 부모님의 손길이 한창 필요할 시기에는 오히려 태어난 곳이 아닌, 낯선 한국 땅에 놓였다. 정체성을 잃고 방황했을 법도 한데 그런 생활은 오히려 그를 단단하게 만들었다. 현실에 안주하기보다는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도전할 수 있게 스스로를 단련시킨 셈이다.
사람이 사는 모든 공간을 설계하고 만들어준다
그가 태국으로 돌아간 이유는 단 하나, 실적이 없는 신생사업이었던 인테리어 사업을 맡아 성공시킬 수 있는 도전의 기회가 왔기 때문이었다.
이 대표가 6년째 이끌고 있는 JES는 사람이 사는 모든 공간을 설계하고, 만들어주고, 바꿔주는 인테리어 회사다. 내부공간을 고객의 입맛과 생각에 맞게 디자인해주거나 그 이상의 것을 구현해 고객에게 만족과 기쁨을 주는 것, 이것이 JES의 목적이자 목표다.
현재 JES는 태국 내 기업과 정부기관 등을 고객으로 실내공간의 설계와 시공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아유타야 은행 15개 지점 리모델링을 비롯해 태국 정부 주택은행 10개 기점, 삼성전자 태국 전국 고객서비스센터 20여개 지점, 삼성전기 태국 R&D 센터, LG전자 태국법인 전국 판매매장, 커피전문점 프랜차이즈,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Isuzu 본사, 태국 내 국공립 대학교, 태국 정부 공단 등의 인테리어 작업을 수행했으며, 태국 방콕은행 500개 지점, 태국 외무부 영사과, 태국 국가 안보부, 태국 국영 최대 정유사 PTT 그룹, 태국 수출입 은행 등 다수의 기업에 CCTV 설치 작업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아유타야 은행, 태국 정부 주택·저축은행, PTT 그룹, ESSO 등의 Sign works 작업도 했다.
그동안 크고 작은 성공이 있었고 시행착오도 겪은 JES다. 이를 발판으로 현재는 한국 인력과 태국 인력을 잘 조합해 현지회사와는 가급적 차별화된 프로젝트를 수행하려고 노력 중이다. 또한 한국의 경쟁력 있는 건축과 인테리어 자재를 수시로 들여와 선보이는 등 남들이 쉽게 따라 하기 힘든 점들을 한국과의 무역 교류에서 찾아내고자 항상 시도하고 있다. “무역은 개별사업으로는 물론 기존 가업과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가장 좋은 무기이자 힘이 될 수 있다”고 믿는 이 대표는 눈과 귀를 항상 열어두어 본질을 바로 보기 위해 노력한다.
World-Top ‘Happiness Builder’
창업 초기 이 대표는 ‘Your Place, Our Passion’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모든 JES 가족들이 열정을 가지고 고객의 공간을 대했으면 좋겠다는 이 대표의 마음을 담은 것이었다. 이 슬로건처럼 창업을 하던 시기에는 작고 사소한 모든 일에 열정이 필요했고, 또 필요한 만큼 열정을 담기도 했다.
하지만 5년이 지난 지금. 그 당시와는 상황이 아주 많이 바뀌었고 이 대표는 열정 이상의 무언가가 더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러한 문제로 지난해부터 장고에 들어가 수많은 밤 불면증환자처럼 뒤척이며 고민에 빠졌던 이 대표는 그동안 고수해 온 슬로건에 진심을 더한 업그레이드 버전 이정표를 새롭게 세웠다. 그것이 바로 World-Top ‘Happiness Builder’다. 이 이정표에 도달하기 위해 Five ‘S’를 세부요건으로 설정하기도 했다. Five ‘S’는 바로 Speed, Smart, Solution, Standard, Service.
그리고 이 대표는 World-Top ‘Happiness Builder’라는 비전을 위해 항상 A, B, C, D를 지켜야한다고 말한다. 여기서 A, B, C, D란, 항상 문제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고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태도(Attitude)는 물론이요, 모든 일의 기반이 되는 기본(Basic)을 중시하고, 고객과는 물론 일터 내 동료 간의 업무 소통(Communication), 세세한 면(Detail)까지 놓치지 않으려는 감성과 노력이다.
이 대표는 장고의 결과를 올 신년 시무식에서 발표했다. 향후 10년은 이 이정표를 가지고 임하자고 JES의 모든 이들에게 말했다. 시큰둥한 사람, 미소를 짓는 사람…. 반응도 제각각이었지만 이 대표 자신은 벅차오르는 가슴을 진정시킬 수가 없었다. 그리고 이 날 이 대표는 ‘언젠가는 한 사람 한 사람 모두의 가슴에 불을 지펴 내리라’는 다짐을 가슴 깊이 아로새겼다.
누군가 JES의 성공요인에 대해 물으면 이 대표는 “태국현지인과는 항상 조화를 추구해 신뢰를 주되, 경쟁자와는 철저한 차별화를 시도했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물론 앞으로도 실질적인 실적을 낼 수 있는 주인공인 태국인들이 자기 기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게 해주고 칭찬과 격려의 리더십을 추구해 나가고 싶다는 것이 이 대표의 생각이다.
든든한 지기(知己)도 JES의 성공을 이끄는데 한 몫을 했다. 대학친구이자 현재 같이 사업을 이끌고 있는 박인평 씨는 한국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중 이 대표의 부름에 주저 없이 태국으로 달려가 기꺼이 고생을 함께 해주었다. 그리고 지금, 그에게 가장 큰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다.
열정과 비전 그리고 든든한 사업 파트너까지. JES의 성공가도가 멈출 이유, 아직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