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으로 보는 한국 근대 연극사의 뒷모습 「경성스타」

식민지시대 대중연극에서 친일연극까지, 고난과 억압의 변방연극사 재조명

2010-10-15     신혜영 기자
   

1920~1940년대 연극인들의 삶은 어떠했을까.
한국연극 100년의 흔적에서 가장 어두운 시기였던 1920~1930년 대중극시대부터 1940년대 친일연극 시대를 오는 11월19일부터 28일까지 대학로 예술극장대극장에서 만나 볼 수 있다.

신극 중심 근대연극사에서 소외되어 잊혀졌던 신파극과 만담, 막간극 형태로 존재했던 우리의 전통 소리 등 변방의 극으로 존재했던 대중극을 재조명한다. 그리고 1940년대 친일연극의 실태를 벗겨 내면서 억압과 검열의 시대 속에서도 연극을 계속할 수밖에 없었던 불우한 연극인들의 삶과 작업을 무대화 한다.

임선규의 1940년대 대표작 <동학당><빙화><새벽길>을 극중극으로 삽입시켜, 한국 근대연극사에서 가장 묻어버리고 싶은 친일연극의 실상을 파헤치면서, 수치와 오욕의 연극사 속에서도 작가의 고민과 저항의 몸짓을 읽어낸다. 

이렇듯 지식과 대중, 이데올로기와 연극, 예술과 생존 사이에서 고민할 수밖에 없었던 식민지 시대 연극인의 모습을 되돌아보면서, 지금 이곳 21세기 한국연극의 지점을 새삼스럽게 확인 하는 것도 이 작품의 기획의도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연극인은 근본적으로 이데올로기가 없어. 그들에게 유일한 이데올로기가 있다면 바로 연극일 뿐이야. 내가 북으로 가는 것은 내가 하고 싶은 연극을 하기 위하여 가는 것이고, 네가 남쪽을 선택하는 것은 남쪽이 너에게 기회를 주기 때문이야, 그러니까 우리 서로 헤어지더라도 서러워 말자. 연극 만세다….”

연희단거리패의 대표를 맡고 있는 여배우 김소희가 극중 여배우 월희 역을 맡고, 연희단거리패의  젊은 연기자들이 대거 주역으로 등장하는 이번 작품은 기존의 연희단거리패 연극과 또 다른 극적 분위기와 재미를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