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봄 남성복 트렌드
2005-04-02 글/신혜영
계절의 시작을 알리는 봄이 성큼 다가왔다. 봄하면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이 패션일 것이다. 이제 패션도 여성만이 이끌어가는 하나의 트렌드에서 벗어나 남성패션도 또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아 가고있다. 과연 올 봄에는 어떤 옷이 유행할까. 이제 남성도 멋있게 입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올 봄의 유행을 이끌어 가보자.
신체미 강조된 클래식 실루엣 강조
올봄 남성정장은 비즈니스맨들에게 활력을 줄 수 있는 활동적이고 생동감 있는 디자인이 강세다. 특히 올봄 남성복의 화두는 영국 스타일의 실루엣이다. 이 수트는 여성복만큼은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몸매는 살려주면서 날씬하고 키가 커 보이는 남성정장이 올 봄 유행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패션연구소 김정희 과장은 “지난해 우리의 일상을 지배했던 ‘웰빙(Well Being)’ 트렌드가 ‘웰루킹(Well looking)’으로 확대되면서 스스로 만족하는 차원을 넘어 남에게 잘 보여지고 싶은 욕구로 커짐에 따라 신사복도 실루엣이 강조되고 있다”고 전한다.
이에 맞춰 멋스럽게 보이고 싶은 소비자들의 욕구를 반영하기 위해 각 패션업체들은 여성보다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던 ‘남성 신체곡선에 대한 새로운 발견’이라는 모토 아래 실루엣이 강조되는 신사복을 개발해내고 있다. 제일모직 갤럭시의 ‘스타일 업 수트’, LG패션 마에스트로, 마스터피스1.618, 코오롱 패션 맨스타의 ‘퍼플라인’ 등이 대표적이다.
재킷의 경우 기존보다 어깨패드는 얇게, 허리선은 높게, 라펠(컬러 아래 깃) 폭은 좁게하고 뒷트임(벤트)을 줘 날씬하면서도 젊어보인다. 바지도 앞쪽의 밑위 길이를 줄이고 무릎선을 높이면서 허벅지의 둘레를 줄이는가 하면 엉덩이 부분의 궁솔기 길이를 줄여 바지 뒷부분이 처지는 것을 없애 다리가 길어보이게 하고있다.
하지만 올 봄 남성복의 전체적인 유행 컨셉은 실루엣을 기본으로 다양성을 강조하고 있기도 하다. 남성의 멋진 몸매를 살리기 위한 버튼과 장식에서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졌다. 싱글 2,3버튼, 수트의 증가와 함께 더블수트의 경우는 6-버튼을 선보였으며 어깨패드가 아예 없고 허리선의 실루엣이 강조된 이탈리아 감성의 클래식 스타일이 강세다. 또한 예전처럼 투박하진 않지만 그래도 도톰한 어깨패드에 두루뭉술한 허리가 도드라지지 않는 스타일도 있다.
실크소재 및 금속사, 도시감각 유행
실루엣이 강조되면서 소재도 맵시를 잘 살려줄 수 있는 최고급이 쓰이고 있다. 반짝거리는 광택소재와 가볍고 부드러우면서도 탄력성이 있는 고급소재로 실크와 모헤어를 비롯해 감도있는 스트레치 소재가 주로 쓰인다. 그동안 신사복은 전통적으로 울 소재가 대부분이었으나 올 봄에는 고급섬유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는 실크 소재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특히 실크가 뜨면서 실크처럼 반짝이는 금속사 및 코팅소재 등 광택소재도 많이 쓰이는 편이다. 실크와 모헤어 혼방 같은 고급소재에도 스트레치 기능을 넣어 한층 실용적인 기능을 강화시킨 것도 특징이다. 또 첨단기술인 나노공법으로 은을 원단에 입힌 실버섬유는 천연 원적외선 방사 및 항균, 냄새를 없애는 소취와 자외선 차단기능 등이 있어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색상은 브라운과 베이지 외에 실크의 광택감과 촉감을 가장 잘 살려주는 은빛이 유행색으로 꼽히고 있다. 정장의 기본색인 감색이 주춤하고 은빛 도는 회색, 차가운 느낌의 회색이 많다. 봄인만큼 선명한 색감이 느껴지는 푸른색이나 깔끔한 느낌을 주는 베이지색도 한자리를 차지한다.
패턴은 지난해에 이어 여전히 줄무늬가 사랑받을 것으로 보인다. 예년에 단순한 줄무늬가 많았다면 올 봄에는 다른 색상 또는 서로 다른 간격의 줄무늬가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얼터너티브 스트라이프(Alternative Stripe)가 뜨고 있다. 줄무늬 색상도 올봄 유행색상인 핑크, 초록색, 자주색 등이 쓰여 한결 화사해질 전망이다. 특히, 패션컨설팅업체 아이에프네트워크 김민정 연구원은 "올해 패션에서 자연주의와 민속주의가 관심을 끌고, 개인의 감성 표현과 행복 추구에 대한 욕구가 커지면서 이를 표현하는 색깔로 초록이 떠오르고 있다"며 "초록색의 인기는 앞으로 몇 시즌 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유명백화점 남성복 매장에서는 셔츠, 캐주얼 남방, 넥타이 등에 초록색 계열이 많이 나오고 있다. 이 밖에 다른 소재를 덧붙이거나 원사 등으로 줄무늬 느낌을 살린 독특한 질감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