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총리 카드’ 대신에 ‘도덕 총리 카드’

200여개 항목 검증서 작성 후 최종 선정

2010-09-19     정대근 기자

지난 16일 오후, 김황식 총리 지명자 확정을 발표하던 임태희 대통령실장은 “역사적으로 굉장한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다분히 앞서 김태호 총리 지명자를 낙마시킨 민주당을 의식한 언급으로 해석된다.

이후 ‘철저 검증을 통한 제2의 낙마사태’를 거론하며 입장을 급선회하긴 했지만 발표 직후 민주당의 반응도 이례적이었다.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지역 편중인사와 지역 간 불균형 인사를 해소했다는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고 밝혔던 것.

한편 청와대는 김태호 전 지명자를 내세우며 “젊은 총리를 중심으로 한 활기찬 내각 구성”을 강조한 바 있다. 그런데 도덕성 시비 등 각종 의혹으로 끝내 낙마하자, 이번에는 도덕적인 측면에 집중해 인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젊은 총리 카드’를 던지고, ‘도덕적 총리 카드’를 들고 나온 것이다.

이에 임 대통령실장은 “수많은 예비후보를 검토하고 접촉해 200여개 항목으로 구성된 검증서를 작성한 사람들을 최종적으로 압축해 선정했다”고 밝혔다. 김 총리 지명자 역시 이 검증서를 작성했고, 청와대 내부에서는 전원 찬성했다는 것이다. 이는 김태호 전 지명자의 낙마사태로 인해 청와대가 얼마나 많은 충격을 받았는지에 대해 방증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임 실장은 “김 총리 지명자가 공정한 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정부의 정책기조를 달성하는 데 최적임자라고 판단했다”며 은근한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