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 내홍…신상훈 사장 직무정지

후유증 조직 극복을 위한 조직정비 착수

2010-09-16     신혜영 기자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14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신한은행 본점에서 열린 임시 이사회에서 신상훈 사장에 대해 직무정지를 의결했다. 라응찬 회장을 비롯한 이사 10명이 찬성했고, 신 사장 본인은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결정으로 직무결정이 내려진 것은 사장직에 대한 것이므로, 이사로서의 자격과 활동은 지속 가능하다. 당초 사외이사들을 중심으로 신 사장을 해임할 것이라는 관측이 흘러나왔지만, 중재과정이 있었음에도 상정을 강행할 경우 여론의 후폭풍을 우려해 수위를 조절했다는 후문이다. 해임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은 모면했지만 신 사장 측은 여전히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큰 잘못이 없는 상황에서 직무정지는 너무 가혹하고 무리한 결정이라는 주장이다.

이번 결정으로 라응찬 회장이 주도권을 잡은 것처럼 보이지만, 입장이 난처한 것은 라 회장도 마찬가지다. 애초에 추진해왔던 해임안이 무산됨에 따라 라 회장이 주장해 왔던 내용의 타당성과 설득력이 떨어졌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한편 신한금융지주와 자회사인 신한은행은 이번 내홍의 후유증을 조기에 극복하기 위한 조직정비에 들어갔다. 2주 가까이 진행된 경영진 내분사태가 외부로 일파만파 퍼지면서 그룹의 이미지가 실추됐으며 구성원은 물론 고객들의 신뢰에도 큰 타격을 줬기 때문이다. 실제 이번 사태가 진행되는 동안 신한금융의 시가 총액은 1조원 이상 증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이번 사태가 신 사장의 직무정지로 일단락 되었지만 국내외 증권사들은 신한금융의 불안정성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보다 신중한 자세로 사태를 관망하겠다는 것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15일 오전 신한금융지부 부장단은 회의를 열고, 조직 내 동요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마련에 부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신 사장의 직무가 정지됨에 따라 주요 결재는 라응찬 회장에게 직접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신 사장은 이날 오전 9시께 출근해 직무복귀에 대한 의지를 보였으며, 라 회장은 이보다 한 시간 정도 일찍 출근해 정상 집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는 전날 신 사장의 직무정지를 의결하면서 라 회장이 사장직무를 겸임토록 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