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쌀, 시멘트, 중장비 지원해 달라”
우리 정부 ‘긍정적 검토’…꽁꽁 언 남북관계 훈풍 부나
7일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북한이 쌀과 시멘트, 그리고 중장비 등을 요청해와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조만간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우리 측이 100억 원 상당의 비상식량과 의약품 지원에 대해 제안했고, 이에 북한이 품목을 바꿔달라고 요청한 만큼 총 지원 규모는 100억 원을 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조선적십자회는 지난 4일 오후 개성공단관리위원회를 통해 한국적십자회 앞으로 “이번 수해와 관련해 비상식량과 생활용품, 의약품 대신 쌀과 수해복구에 필요한 시멘트, 중장비 등을 제공하면 좋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지난달 26일 한국적십자회가 대북지원 의사를 밝힌 데 대한 북측의 수정 제안이어서 주목을 끌었다.
이에 대한 우리 정부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현 정부 출범 이후 북측에 의한 첫 번째 요청이라는 점과 한 달 가까이 억류 중이던 대승호 선원들을 송환한 점 등 장기간 냉각된 채 지속되던 남북관계에 훈풍이 불고 있다고 풀이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로서는 이번 지원 결정을 내리는 데에 대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처지다. 천안함 사태에 대한 북한의 사과가 없으면 최소의 인도적 지원을 제외한 모든 대북 지원과 교류를 중단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5.24조치’가 아직 현재진행형이며. 또한 북한 핵실험에 대한 대응조치로 미국 등과 함께 대북제재를 가하고 있는 중이기 때문이다.
소식을 전한 청와대 관계자는 “인도적 차원에 한정해 쌀을 지원할 것”이라며, “전략적 품목으로 분류되는 쌀의 수량, 분배 등에 대한 검증방안에 대해서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