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 스크린 인쇄 기술을 세계로 넓히다”
꾸준한 기술 개발로 10년을 내다보는 대한하이테크
특수 인쇄 분야를 선도하는 기업 ‘대한하이테크.’ 나날이 디지털화 되어가는 고기능 인쇄 시대에 발맞춰 독보적인 기술 개발과 노하우 축적으로 김해 지역 내수 경제를 꽃 피우는 우수 기업으로 성장한 대한하이테크는 도전과 창의정신을 바탕으로 디지털 시대 인쇄 기술로 고객들의 신뢰와 사랑을 받으며 창의적 기술 개발에 힘 쏟아 세계로 뻗어가기 위해 기지개를 켜는 특수 인쇄의 신화 곽삼율 대표를 만났다.
“인쇄실크의 종류는 두 가지로 나뉩니다. 종이 인쇄와 특수 인쇄인데 우리가 다루는 쪽이 특수 인쇄인 스크린 인쇄입니다. 최첨단 IT 판넬에서부터 볼펜 등의 인쇄까지 종이 외의 모든 인쇄를 담당하는 겁니다. 스크린 인쇄는 특수하고 어려운 부문인데 한번 밀면 4원색 color로 찍혀 나오는 종이 인쇄와 달리, 예를 들어 무지개 색상을 내야한다면 종이와 달리 일일이 7번을 찍어내야 하기 때문이죠.”
올해만 해도 에어컨의 디자인을 좌우하는 glass전면 판넬 3만대의 실적을 올린 김해 대표 중소기업으로 성장한 그도 실패를 겪고 힘든 시절을 보낸 적이 있었다. 곽 대표는 언론인 출신 기업인이다. 언론사에서 일하던 시절, 위기에 처한 회사를 살려보려 애썼지만 결국 안타깝게 언론계를 떠난 곽 대표는 그 후 닥치는 대로 일했고 부산 어시장에서 생선 장사를 하는 등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며 새로운 일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제조분야에서 새로운 삶을 살아보자고 생각, 당시는 낯선 업종이었던 스크린 인쇄 부문에 관심을 갖기 시작해 스크린 인쇄 회사에 입사했다.
“당시는 스크린 인쇄라는 부문이 상당히 생소해 경쟁 업체가 거의 없었죠. 그래서 입사 후 15일 정도를 철야하며 비몽사몽 상태로 일했을 정도로 주문량이 많았습니다. 그렇게 1년을 일하다 신기술, 제품 개발 쪽에 관심을 갖게 되어 사장님께 개발에 집중하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더니 OK사인이 떨어지더군요. 그 때부터 개발에 온갖 노력을 쏟기 시작했습니다.”
새로운 인쇄 기술 개발에 들어간 그는 끊임없는 시험과 연구를 통해 소소한 변화를 측정하고 문제가 생기는 경우의 수를 찾아냈다. 잉크의 성분을 분석하고 시장성 파악을 위해 제품냉장고에 10일 간 넣어보거나 자외선을 쪼이고 물에 끓여보는 등 화학 실험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렇게 만들어진 글라스 판넬은 견고성, 안전성을 인정받고 하이테크를 현재 LG 2차 밴드(협력업체)로 만들어주었다. LG 에어컨 판넬 부분과 휴대폰 키패드, 정수기, 욕실장, 표면 등을 인쇄하는 것이 바로 글라스 인쇄 기법으로, LG 2차 밴드로서 단품, 사출품을 만들어내는데 그 주요 업무가 글라스 판넬이다.
축적된 기술 노하우를 통해 수출
곽 대표는 과거에는 유리에 잉크를 장착한 인쇄기술을 상상도 못 했다고 말한다. 그가 이 ‘꿈의 기술’을 성공시킨 후 제품의 표면 유리 위에 인쇄를 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게 되어 LG에서 특허를 획득하고 대한하이테크가 직접 개발 과정에 참여하게 되었다. 글라스 판넬 인쇄 기술은 현재 일본에서도 직접 배우러올 만큼 기술적으로 앞서있다. 고 한다.
“일본에는 글라스 인쇄 기술에 대한 인식이 전무한 형편입니다. 그래서 가습기 등을 생산하는 토요토미사에서 저희 회사의 기술에 호기심을 갖고 글라스 인쇄에 대한 개념만이라도 알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해서 직접 방문했습니다. 그런데 3일 동안 돌아가지 않고 진지하게 시찰하더니 우리 회사와 거래하고 싶다는 제의를 해오더군요.” 일본 측은 그 전에 공신력 있는 실험 센터에서 객관적인 시험과 증명 자료를 받기 원했다. 기술면과 디자인적 접근, 그리고 2년 동안의 노력으로 제품의 우수성이 증명되자 수출길이 활짝 열렸고 국내에서는 LG 백색가전, 해외에서는 일본, 러시아 등지로 뻗어나가고 있다.
곽 대표는 개발에 집중하면서 근무와 생산 환경, 기술 보완에도 눈을 돌렸다. 종이 잉크의 화학적 한계를 극복한 글라스 인쇄 기술은 잉크의 접착력을 100% 갖지 못한다는 단점도 있었다. 곽 대표는 지속적인 연구와 보완을 통해 잉크 접착력을 강화시켜 한층 발전한 기술로 재탄생시켰다. 또한 자체적으로 화학물질이 많이 포함된 글라스 잉크를 다루다보니 10년 전, 사업 초기는 잉크에 포함된 불순물이 일으키는 냄새 때문에 사원들이 많은 불편을 겪었다. 곽 대표는 세계 최대 종합화학업체인 듀폰 사에 냄새를 없앨 방법을 의뢰했고 듀폰과 함께 2년 간 연구를 거듭한 끝에 냄새와 유해 물질을 완전 제거한 안전성 높은 잉크를 개발해냈다. 동시에 더 나은 근무환경을 만들어 생산성을 높이는 효과도 거두었으니 일석이조를 달성한 것이다.
유리 두께 5㎜이상은 국제 규격이 있지만 3㎜까지는 규격이 없다. 그러나 곽 대표는 규격과 상관없이 모든 제품에 심혈을 기울인다. 고급 이미지로 소비자의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해 제품 외관에 예술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현재 시판되는 LG 휘센 에어컨 표면을 장식한 알렉산드로 맨디니(이태리의 건축가, 이론가, 디자이너) 등 유명 예술가들의 작품도 대한 하이테크의 글라스 판넬 기술이 이뤄낸 것이다. 고객의 정서와 예술적 감각까지 충족시키는 마인드로 현재 주문량이 쇄도 중이다.
미래10년을 내다보는 개발 계획
곽 대표가 제품에 반 강화 유리를 사용하는 것도 이런 환경의 ‘트렌드’를 읽어낸 것과 무관하지 않다. 완전 강화 유리는 깨뜨리면 자동차 유리처럼 조각나는 반면 반 강화 유리는 깨지는 대신 찢어지기 때문에 무공해와 안전성을 위해 반 강화 유리를 사용하는 것이다. 그는 스크린 인쇄가 디지털화되어 가는 추세에서 아쉬운 점은 이 분야 쪽으로 인재 양성이 어렵다는 점을 꼽는다. 전문적으로 스크린 인쇄를 배울 학과나 환경이 별로 없다는 것. 현 추세가 인쇄보다는 디자인 방향으로 나가는 실정이라 디자인과 결합 되어야 인재 양성이 활기를 띌 것이라고 말한다.
개발은 여전히 미래 계획 중 큰 비중을 차지한다. “현재는 단품 생산 위주지만 향후 완제품을 생산할 예정입니다. 꾸준한 개발과 특허 획득, 김해시청에서의 지원도 활발히 이뤄지는 상황이라 10년 후에는 더 나은, 차별화 시킨 제품이 나올 겁니다.”
올해 대한 하이테크는 글라스 판넬 위에 홀로그램을 표현한 제품을 만들어냈다. 국내 시판 전에 이미 일본에서 수요층을 찾고 있는 중이다. 나날이 발전하고 미래를 투영한 제품 개발로 세계를 향해 뻗어나가는 대한하이테크. ‘마지막 1%가 품질을 결정한다’는 신념으로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곽 대표의 창의력과 도전정신이 김해뿐 아니라 국내 경제와 세계를 향해 뻗쳐나가 크게 자리 잡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