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사는 세상에서 진정한 승자가 될 수 있습니다”
생명의 대순환을 닮은 ‘유통물류 토털서비스’의 저력
혈액은 인체에 필요한 산소와 영양분을 전달하는 체액이다. 12만 Km에 달하는 혈관을 통해 1분에 한 바퀴씩 맹렬한 속도로 움직이며, 생명의 대순환을 지속한다. 따라서 아주 미약한 이상도 건강과 생명에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 순환에 문제가 생기면 각 세포가 산소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해 심각한 질식을 일으키고, 영양결핍이 유발돼 서서히 말라가게 되는 것이다. 인체만큼이나 복잡하고 기묘한 인간사회에서도 마찬가지다. 생산시스템의 일부에 불과했던 물류유통사업이 사회의 혈관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단순한 재화의 움직임이 아니라 역사와 문화를 추동하는 사회적 대순환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주)스파이더(www.spiderlogis.com/정명영 대표)를 향한 업계 안팎의 관심과 기대가 심상치 않다.
이 회사는 1997년 물류아웃소싱서비스를 시작한 후 2003년에 프랜차이즈유통물류시스템을 구축한 유통물류 업계의 대표적인 강소기업이다. 중소기업으로는 최초로 전국 물류망을 구축했으며, 냉동, 냉장, 상온 저장시설을 갖춘 첨단 유통물류센터를 전국 거점에 보유하고 있다. 2006년 이후에는 인프라 및 시스템에 과감한 투자를 결행해 단 3년 만에 무려 40개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물류 및 납품대행을 따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신화의 겉면일 뿐이다. 동종사를 긴장시키는 저력은 그 속에 숨어 있다. 주먹구구식 운영과 계획성 없는 사업 확장이 만연한 프랜차이즈 물류업계에서 이들은 새로운 패러다임과 시스템을 꺼내 놨다.
“기존 물류업체는 극명한 규모의 차이를 드러낼 수밖에 없습니다. 영세한 업체들은 신규 매장을 확보한 뒤에야 부랴부랴 물류네트워크 확보에 나서고, 이러한 무계획적인 확장은 안정적인 물류공급을 어렵게 만들어 고객사의 피해로 이어지기 십상이었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대기업물류시스템은 까다로운 조건과 대기업 특유의 경직성을 수용해가면서 공급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또 다른 문제를 겪을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현실입니다.”
정명영 대표는 ‘인프라와 시스템은 대기업같이, 운영의 유연성과 도전 및 주인의식은 소기업처럼’이라는 목표로 각 거점별 물류센타 직영운영과 전산시스템개발에 주력했다. 그리고 320여 개 업체에 이르는 양질의 납품협력업체를 개발함으로써, 전국에 걸쳐 안정적이고 통일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잘 짜여진 인프라와 세심한 지원시스템을 통하여 스파이더와 계약된 많은 프랜차이즈업체가 전국적인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고, 이를 통하여 다수의 협력업체는 물론 스파이더 까지 발전할 수 있는 효과로 이어져 정 대표의 경영이념인 ‘손잡고 더불어’라는 상생할 수 있는 대순환의 고리가 되었다.
“능력의 차이는 5배, 의식의 차이는 100배의 능률을 보여준다”고 말하는 정 대표. 그가 가진 의식의 차이가 결국 극명한 성과 격차로 나타난 셈이다.
토털서비스(Total Service)의 저력 (주)스파이더는 유통물류와 관련된 각 분야의 전문가집단을 총 3개의 계열사로 나누어 이른바 ‘유통물류의 토털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스파이더’는 프랜차이즈의 상품개발, 유통가공, 구매업무를 담당하며, ‘한내’는 본격적인 납품 및 물류유통을 실행하고 있으며, 화물운송 법인인‘인터로지스’는 수·배송과 관련된 화물운송 업무를 뒷받침한다. 이렇듯 전문성을 갖춘 계열사들이 튼실하고 효율적인 네트워크를 구성한 가운데 유통물류사업의 기본이자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효율과 안정성’을 손쉽게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견고한 사업시스템이 번뜩이는 아이디어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막강한 자본력에 의지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이렇듯 생각과 자본의 힘으로만 따지자면 이 회사를 능가하는 대기업이 얼마든지 있다. 다만, (주)스파이더와 정 대표는 시대를 반 발자국씩 앞서 걸었고 이를 통해 확보하게 된 싱싱한 가능성을 놓치지 않았다.
이 회사가 보유 중인 가장 강력한 경쟁력으로 꼽히는 종합물류 전산시스템 또한 이러한 과정에서 탄생하게 됐다. 2003년부터 무려 5년의 개발기간과 총 2억 원의 비용을 투자해 완성했다. 수·발주관리는 물론 상품관리, 창고관리, 배송관리, 채권관리, 클레임관리 등 경영 전반에서 필수적인 지원시스템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를 고객사에 제공하여 실시간 모든 데이터를 같이 활용하고 있으며, 이를 사용하는 고객사들은 “더할 나위 없는 경영의 동반자”라고 입을 모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물만 보자면 손쉽게 이뤄낸 사업 활동의 부산물쯤으로 여길 수도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경쟁력으로 응집되기까지 정 대표가 지불해야 했던 인내와 의식을 짚어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는 “비즈니스는 짧게 보지 말고 길게 멀리 봐라. 비즈니스의 기본은 ‘신뢰’ 이다. 모든 경영데이타는 고객사와 공유하고 한 치의 거짓이 있어서는 안 된다”라는 대원칙으로 5년의 시간과 2억 원의 돈이 아닌 열정과 신념을 투자했던 것이다. 이는 여느 유통물류 회사와 (주)스파이더를 구분 짓게 하는 확실한 경계선이며 정 대표가 이뤄낸 성과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결정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거미는 끊임없이 거미줄을 확장하며 생존해나간다. 그것은 거처이자, 먹이를 구하는 도구이며, 적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는 무기이다. 실체는 얇고 투명한 그물에 불과할 뿐이지만 그것이 가진 접착력과 촘촘함은 몸집이 몇 배나 큰 곤충을 포획하는 힘으로 발휘된다.
(주)스파이더가 이러한 거미의 습성을 닮았다는 점은 더욱 큰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규모와 상관없이 유통물류의 패러다임을 주도하며, 끊임없는 자기복제로 업계 네트워크를 나날이 촘촘하게 엮어내고 있다는 점이 그렇다.
정 대표가 강조한 것은 비단 고객사와의 비즈니스적 신뢰만이 아니었다. 그 바탕에는 회사 구성원과 맺은 끈끈한 동지애가 깔려있었다. ‘나를 위해, 가정을 위해, 사회를 위해’라고 적힌 회사의 구호에서 선명하게 드러난다. 하지만 이 짧은 문구 속에 숨어 있는 본질을 간파하는 순간, 이들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에 새삼 경악하게 된다.
‘나와 가정과 사회를 위해’ 헌신하라고 강조하지만, 결국 회사 역시 그 구호와 함께 발전해왔다. 또한 직원, 가정, 사회, 그리고 회사가 투명한 신뢰로 엮여 있으며, 나날이 촘촘한 그물로 확장되고 있다. 이를 통해 회사의 규모에 비해 몇 배나 큰 성과를 손쉽게 이뤄낼 수 있었으며, 규모에 비례해 단단한 안정성과 효율성을 확보할 수도 있었던 것이다. “다 같이 더불어 사는 세상이 되었을 때 진정한 승자가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더불어’를 외치는 정 대표의 외침에서 어리석음이 아니라 거상(巨商)의 풍모를 떠올렸던 것은 눈으로 본 신화의 겉면 때문이 아니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자기복제를 반복하고 있는 사회적 대순환의 거대함과 경이로움이 전해왔던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