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의 가치는 생각이 아니라 습관이 되어야지요”

미래의 녹색시민을 키우는 성산고의 ‘뜨거운 녹색바람’

2010-07-13     공동취재단

“당위성만 내세우며 억지로 시키는 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저탄소 녹색성장을 주도할 미래의 주역들에게 ‘녹색의 가치’는 생각이 아니라 습관이 되어야 하니까요.”
엘리뇨현상이 야기한 이상고온 탓에 때 이른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6월의 한낮, 성산고등학교(http://www.seongsan.hs.kr/박해동 교장/이하 성산고) 교장실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하지만 창밖의 땡볕이나 전원이 꺼진 에어컨 탓이 아니었다. 녹색시민의 자발성을 강조하는 박해동 교장의 뜨거운 목소리 때문이었다.
사회전반에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녹색성장’이 드디어 교육현장으로 옮겨갔다. 그리고 그 중심에 성산고가 있었다. 박 교장의 말처럼, 그곳에서 녹색의 가치는 상식이고 생활이며 또한 습관이었다. 하지만 이를 강요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끊임없이 설득하고 유도하는 ‘당근’이 즐비할 뿐이었다.
“매주 수요일을 잔반 없는 날로 정해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잔반을 남기지 않는 학생에겐 스티커를 주고 교실 게시판에 붙이게 하는데, 이를 가장 많이 모은 반은 영양사 선생님의 ‘특특식’을 선물로 받습니다.”
이 결과 수요일에 발생하는 잔반이 평소의 ‘6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또한 이 성과가 다른 요일로 점점 확산되는 중이라고 했다. 이는 학생들의 의식이 바뀌고 있다 뜻이며, 머리로 생각하는 것이 아닌 생활습관으로 굳어지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했다. 이는 채찍보다 당근의 가치에 주목하는 박 교장의 섬세한 교육관에서 출발하는 것이었다.

인성과 학력을 고루 겸비한 창의적 인재로 성장
성산고와 박 교장이 준비한 ‘당근’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 ‘친환경 녹색교육활동 공개의 날’을 통해 학부모와 지역주민에게까지 녹색바람을 불어넣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날 점심시간에는 ‘녹색성장 런치 콘서트’라는 작은 축제가 열리기도 하는데, 학생들의 참여도와 반응이 매우 뜨겁다고 한다.
“학생들에게 강조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자신이 가진 꿈에 대해 공상만 하지 말고, 그 꿈을 향해 적극적으로 도전하라. 그러면 미래에는 꿈을 현실로 만날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거창한 내용이라 한들 단지 말에 그치는 구호는 외로울 수밖에 없는 법이다. 박 교장은 스스로의 말에 대한 충분한 실천으로 동참을 유도하고 있었다. 교장실 한 구석에 쌓인 ‘녹색통신’이 이를 대변하고 있다.
“학부모들로 구성된 샤프론 봉사단이 있습니다. 그 분들이 매월 반상회 때마다 유인물 배포를 담당하고 있지요.”
성산고에서는 이러한 녹색성장뿐 아니라 공교육 내실화를 위해서도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수준별 이동수업 실시, 학습부진학생 책임지도를 위한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운영, 대학생 멘토링, 방과후 논술수업 프로그램 등으로 교육력 향상에도 주력함으로서 명실공히 성산고 학생들은 인성과 학력을 고루 갖춘 인재로 성장하고 있다. 박 교장에게는 ‘창의적이고 장인·개척자 정신을 갖춘 글로벌 녹색시민 양성’이라는 꿈이 있다. 그리고 그는 틈이 날 때마다 학생들에게 강조하는 것처럼, ‘가까운 미래에 현실로 만나기 위해’ 열심히 녹색바람을 일으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