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건축으로 저탄소 녹색성장 기반 구축

실용적인 기술을 지향해 ‘그린빌딩’ 현실화

2010-07-09     공동취재단

건축물도 사람처럼 삶이 있다. 이를 전생애(Life Cycle)라 하는데, 계획에서 폐기단계까지 이르는 모든 과정을 일컫는 말이다. 친환경건축은 이러한 전생애에 환경영향의 최소화를 실현하는 건축기법이다. 시공단계에서 재활용 재료(Recycled or reused material)를 사용해 자연환경 훼손을 최소화하며, 폐기단계에서는 적극적인 재활용을 통해 폐기물을 최소화한다.
이는 환경부하를 최소화함은 물론 건강한 공간과 건강한 삶을 제공하는 측면에서 차세대 新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편 학계에는 이러한 친환경건축을 연구하는 학자들의 열기로 달아오르고 있다. 이들 중 성균관대학교(이하 성균관대) 건축공학과 친환경건축연구실(이하 연구실) 송두삼 교수를 대표주자로 꼽을 수 있다.
송두삼 교수가 주도하고 있는 이 연구실에는 미래 건축분야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할 17명의 인재들이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무미건조하기 이를 데 없는 도심의 빌딩숲을 생명의 활기가 흘러넘치는 녹색단지로 탈바꿈시킨다는 게 이들의 꿈이자 목표이다.

녹색성장의 힘 친환경건축
연구소는 ‘그린빌딩(Green Building)’의 활성화를 위한 중점사업을 펼치고 있다. 그린빌딩이란 건물 거주자가 쾌적한 생활을 이어가면서도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할 수 있는 신개념의 건축분야를 말한다.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분야인데다, 그린빌딩을 현실 속에서 구현하기에는 아직 기술력이 미약한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해보면, 설립 이래 짧은 기간 동안 이 연구실이 거둔 성과는 참으로 눈부시다고 할 수 있다.
이들은 석유 등 화석연료 사용을 최소화하고 자연에너지를 활용해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는 여러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이 연구의 결과로 건물에너지효율을 극대화기 위한 통합설계(Integrated Building Design)기술, 자연환기, 자연채광, 복사냉방, 단열, 풍력발전, BIPV 등 친환경건축을 실현할 수 있는 각종 컴포넌트를 개발하고 있다. 또한 건물에너지관리(BEMS)기술 등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건물부문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고,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알려진 이산화탄소 배출을 저감시킬 수 있는 그린빌딩 핵심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열정의 고삐를 당기는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자연에너지를 활용한 공동주택의 냉난방 및 환기기술에 대한 연구와 오피스건물의 공조, 조명, 블라인드시스템을 연동하여 공조에너지를 실시간으로 줄이는 협조제어(Cooperative control)기술, 아파트단지 등 외부공간의 열환경 개선을 위한 시뮬레이션 기술 등은 관련 학계와 업계에서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송교수는 “향후 몇 년 내에 선진기술을 능가하는 결과물이 쏟아져나올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러한 성과에서 더욱 돋보이는 점은 이론연구에 머무르지 않고, 신속한 실용화를 염두에 둔 역동적인 연구활동과정에서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이는 탄탄한 이론교육을 바탕으로 하되 단순히 지식습득에 집착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송 교수팀이 이룬 성과 대부분은 실제 건물에 적용 가능한 범위까지 확대시킨 것이어서 친환경세대 정착화를 선도하는 귀감으로 평가받고 있다.
일례로 지난 2007년에는 실측 및 시뮬레이션 기법을 통해 해인사 경내에서 부는 바람의 흐름을 규명해냈다. 또한 친환경건축기술과, 공동주택단지 내 환기 및 채광성능 향상분야에 연구력을 집중해 실용화가 가능한 채광·환기장치를 개발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에너지 먹는 하마라고 일컫는 초고층 건물의 현저한 에너지 절감효과를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학술 및 인적 교류를 통해 다져온 글로벌 네트워크
이렇듯 체계가 반듯하게 잡힌 연구시스템과 더불어 연구소의 위상을 높여주는 밑거름은 활발히 운영되고 있는 국제적인 학술 및 인적 교류 네트워크의 우수성이다. 특히 세계적으로도 명성이 높은 송 교수가 연구소의 수장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글로벌 네트워크 또한 얼마나 탄탄하게 구축되어 있는지를 쉽게 가늠해 볼 수 있다. 송 교수는 대한설비공학회를 비롯한 국내 학회에 발표한 수많은 논문을 통해 우수논문상을 섭렵한 바 있으며, 팔만대장경을 보관 중인 해인사 장경각을 둘러싼 자연환기의 비밀을 규명해 국제학회에서 최우수논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 2002년부터 인체 온열감 예측 수치모델 개발을 위해 송 교수와 일본 사코이(T.Sakoi) 교수가 공동체계를 통해 연구 중인 ‘인체 온열환경에 관한 연구’가 지난해 5월18일, 드디어 빛을 보게 된 경사도 있었다. 연구성과를 높이 평가한 일본의 건축환경설비 분야를 대표하는 공조학회(SAREK)에서 학술부문 논문상을 수상한 것이었다. 이는 최근 3년 내에 발표된 논문 중 가장 우수한 논문을 선정해 시상하는 자리로, 정회원만 1만 5,000명에 달하는 상당한 권위의 학회다.
이러한 결과로 송두삼 교수는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국제인명사전에 연속 등재되었으며, 2009년에는 국제적으로 저명한 IBC(International biographical Centre)인명사전에서 세계최고의 엔지니어 100인(World Top 100 Engineers 2009)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린빌딩에 대한 안정적인 체계를 마련해야 할 때
학생들이 대학원 연구실을 거쳐 최고 수준의 전문가로 성장해 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게 가장 큰 보람이라는 송두삼 교수. 그는 학생에 대한 끊임없는 애정으로 ‘따끔한’ 지도와 뜨거운 연구열정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곧 다가올 미래에 전 세계를 아우르는 그린빌딩 열풍이 예상된다”며 “하지만 기교와 포장에 집중된 기술들이 난무하는 것은 우려할 만한 하다”며 안타까워 했다. 또한 “국내에서도 그린빌딩의 연구와 구현에 대한 안정적인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통합설계기술과 친환경요소기술 및 제품의 개발에 집중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관련 분야 인재양성이 급선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저탄소 녹색성장이 대세를 이루고, 이산화탄소 저감의 요구가 거세지는 현 상황에서 이러한 그린빌딩기술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로 받아들여진다. 이에 성균관대학교 친환경건축연구실이 있다는 건 다행스러운 일이자 큰 고마움으로 여겨야 할 것 같다. 그 꿈을 현실 속에서 구현해내기 위해 친환경건축기술의 최일선에서 아름다운 구슬땀을 쏟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