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토지문제 연구 위해 최선 다한다

우리 땅 간도에 대한 연구는 역사의 맥을 잇는 중요한 작업

2010-07-06     남윤실 기자

Q. ‘북한토지연구소’설립배경과 주요활동에 대해 소개한다면.

김대중 정부가 출범하면서 북한방문과 남북한 경협확대로 북한 토지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었지만 정작 통일에 대비하여 북한 토지문제 해결과 토지소유권 처리에 필요한 지적정비방안에 대하여 아무런 대책이 세워져 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해방 이후 남한으로 이주해 온 월남자와 반대로 월북한 사람이 자기 건물과 토지의 소유권을 주장할 경우 자칫 잘못하면 큰 혼란에 빠질 수 있고, 특히 통일 초기 북한 주민을 통제하고 효율적 관리를 위한 지적재조사사업이 신속히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에 대한 아무런 준비가 없어 심각하게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북한의 토지 문제는 국민통합에 커다란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기술적·제도적 통합을 이루기 위한 전문가들의 각별한 노력과 정보교환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하였습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영토에 대한 인식입니다. 100년 전 우리의 국력이 약할 때 빼앗긴 영토를 이제 되찾을 때가 되었습니다. 역사적으로 지금과 같이 우리의 국력이 왕성하고 국제적 위상이 높았던 적이 없었습니다. 남북한 지적제도의 통합과 올바른 영토관 및 국가관 확립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북한토지연구소(http://www.nkland.org)를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북한토지연구소는 아직까지 연구소라 할 만큼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고 있지만 10년 동안 자료를 계속 축적해 북한의 지적제도와 토지정책, 측량정보, 우리의 고유 영토인 간도와 북방영토에 대한 자료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주요활동으로 북한 토지 및 북방영토에 관한 국내외 자료수집 및 분석, 실제적 연구를 위한 현지조사 및 답사, 교육과 지식의 보급 등을 목표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Q. 북한 토지 연구의 중요성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한반도가 분단된 이후 다른 토지제도가 운영된 지 오랜 세월이 흘렀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통일이 된다면 어떠한 토지제도가 적용되어야 하며 또 어떻게 서로 양극을 달리던 소유권제도를 단일체계로 통합시킬지가 매우 중요합니다. 통일 후 북한 토지를 둘러싸고 벌어질 남한의 원소유자와 북한 주민 사이의 갈등을 방지하기 위해 소유권 처리 방향을 미리 정해놓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와 아울러 우리의 힘과 기술로 토지조사사업을 한번도 실시한 적이 없기 때문에 북한지역 지적재조사사업을 위한 방안도 준비해야 합니다. 북한은 지적공부를 무효화하여 토지에 지번이 없기 때문에 주민통제와 부동산 사유화 조치를 제대로 취할 수 없습니다. 지적재조사를 신속히 실시하지 않고는 북한지역에 대한 대규모 투지와 한반도의 균형발전은 기대할 수 없으며, 남한과 같이 난개발과 부동산투기로 얼룩지고 말 것입니다. 이러한 문제를 사전에 방지하고, 북한지역 지적재조사사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는데 북한 토지 연구는 필수라 할 수 있겠습니다.

Q. 북한 토지를 보다 심도 있게 연구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들었는데…
지적공사에 근무하면서 15년 동안 지적재조사사업에 전념했습니다. 북한 토지에 대하여 연구를 시작한 초기에는 한 동안 북한의 통치를 받은 구철원지역을 방문하여 지적공부 복구에 대하여 연구하였으며, 중국, 러시아를 방문하여 북한의 지적에 관한 자료를 수집하고 북한 전문가 교수와 회의를 개최했습니다. 북한지역 지적재조사사업에 대한 연구 성과를 ‘북한의 지적제도에 관한 연구보고서’와 ‘북한토지론’을 발간했습니다. 이후 북한 토지와 북방영토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를 위하여 연세대학교 행정대학원에 진학하여 사회주의와 북한의 토지사상, 통일론 등을 익혔으며 ‘통일 이후 북한지역 지적제도 개편 방안연구’로 석사과정을 마치고, 경일대학교에서 ‘지적학의 접근방법에 의한 북방영토문제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현재 북한 토지 및 북방영토에 대한 연구뿐만 아니라 강의, 자문 등을 맡고 있으며, 북한경제포럼, 새조위, 간도학회, DMZ 포럼 등 북한 및 간도 관련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Q. 우리 땅 간도에 대한 연구도 깊다고 들었는데…
잃어버린 우리 땅 간도를 하루 빨리 되찾아야합니다. 간도협약을 체결하여 일본이 중국에 넘긴지 100년이 넘었습니다. 자격없는 일본이 넘겼기 때문에 우리가 되돌려 받아야 할 당위성이 있습니다. 지금 당장은 찾지 못하더라도 계속해서 간도가 우리 땅이라고 천명해야 다음 세대에 찾을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지적학적으로 규명하여 그 근거를 확보하는데 연구를 집중하였습니다. 그 결과 우리가 꼭 되찾아야 할 땅 북방영토에 대하여 위치, 크기, 모양을 지적학적으로 확정한 ‘북방영토지도’를 만들어 학회에 발표하였으며, 지난 9월에는 우리 땅 간도가 중국에 넘어 가게 된 간도협약 체결 100년에 즈음하여 ‘간도협약무효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 참여하여 정부의 용기있는 결단을 촉구했습니다. 정부는 강력하게 간도가 우리 땅임을 주장해야 하고 전 국민이 간도에 대한 의식을 새롭게 하고 되찾고자 하는 집념이 있어야 합니다. 전문지식을 가진 학자들의 폭넓은 연구와 자료 수집, 관련 단체들과의 협력을 통해 국제사회의 지지를 확보함으로써 우리의 땅 간도 회복을 위해 온 힘을 쏟아야 할 시점이 바로 지금이라 생각합니다.

Q. 앞으로의 바람이 있다면.
우리 영토에 대한 관심과 연구는 역사의 맥을 잇는 중요한 작업임을 인식하고 자라나는 후손에게 우리 영토에 대한 교육이 좀 더 체계적으로 이뤄졌으면 합니다. 지금은 초등학생에게 우리나라 지도를 그리라고 하면 한반도를 그리지만 앞으로는 간도를 포함한 ‘북방영토지도’를 그리도록 해야 합니다. 역사를 잃으면 모든 것을 잃게 됩니다. 그리고 빠른 시일내 북한의 역사 및 지리 관련 전문가 교수들과 만나 간도문제에 대하여 논의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통일 이후 중국과 발생할 국경분쟁에 남북한이 공동으로 대응할 방안을 찾도록 하겠습니다. 이것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주어진 시대적 사명이며, 북한 토지를 연구하는 하나의 결실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