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향해 열린 빛, ‘은광여자고등학교’
당당한 꿈과 도전을 즐기는 신여성 양성
2010-06-11 공동취재단
은광여고에 도착하면 형형색색의 꽃동산이 눈에 띈다. 2005년 제 8대 교장으로 취임한 김정열 교장은 학생 한명 한명을 ‘세상에서 가장 빛나는 보석’으로 여기며 여학생에게 어울리는 학교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옹벽 콘크리트 사이사이에 담쟁이 씨앗을 심어 삭막해 보이는 회색 건물에게 푸르른 옷을 입혀 주었고, 개나리와 진달래가 어우러진 꽃동산을 조성하느라 손은 거칠어졌다.
학교와 학생에 대한 사랑이 남다른 김 교장은 “ 작은 담쟁이 씨앗이 커서 온 학교를 푸르게 뒤 덮은 것과 같이, 은광여고 학생들이 커서 장래에 사회의 푸른 희망의 빛이 될 수 있도록 끊임없는 사랑과 열정으로 지도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점심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리면 은광여고만의 독특한 장면이 연출된다. 먼저 급식소로 향한 선배들을 기다리는 1학년 학생들이 주인공이다. 이들은 저마다 집에서 준비해 온 신문을 펼치고 마음에 드는 사설을 읽는데 신문사나 사설 종류는 자율적으로 진행된다.
이름 하여 ‘사설 읽는 점심시간’은 2006년부터 현재까지 시행되고 있는 은광여고의 3대 특색교육 중 하나로 김정열 교장의 아이디어다. 이는 학생들의 대입 진학을 위한 논술대비의 목적을 넘어서 사회에서 활동할 때 어떠한 상황에도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익히기 위한 취지로 도입되었다.
은광여고 1학년 학생들은 공책에 자신이 준비한 신문 사설기사 한 조각을 붙이고, 20분 동안 사설을 읽고 각자 수준에 맞는 형식을 선택해 베껴 쓰거나 요약한 뒤 자신의 의견을 적는다. 더불어 학기말 시상과 더불어 생활기록부에 기록하여 학생들의 사설 읽기 활동을 독려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보다 심도 있는 신문 활용 교육을 받고 싶은 학생을 위해 1~2학년을 대상으로 한 Newspaper in Education반을 연계하여 운영 중이며 학부모와 학생들로 하여금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은광여고의 1학년 학생이라면 누구나 의무적으로 매일 읽는 사설 한 편이 모여 1년 후에는 약 150개의 사설을 읽게 되고 습관화 된다. 습관이 한 사람의 인생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시되는 만큼, 자발성을 강조한 은광여고의 사설교육이 주목받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세계를 무대로 활용할 수 있는 글로벌교육
사교육 1번지로 통용되는 강남에서 “수 십 만원씩 들여 학원 간다는 얘기가 안 통하도록 하겠다”는 김정열 교장의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왔을까. 해답은 영어교육에서 찾을 수 있다. 은광여고는 영국에서 영어 연수 경험을 한 김정열 교장의 지도아래 영어교육은 학교 특색사업으로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수준별로 진행되는 실용영어회화 수업을 통해 은광여고 학생들은 일상 영어회화 능력을 갖추고 있다. 강남이라는 지역 특성상 해외체류경험이 있는 학생이 많은 것에 착안해 학생 서로 간에 가르치며 배울 수 있는 개방적인 교육환경을 조성하였다. 이는 교내 영자신문, 교내 영어 방송, 외국영화 보기, 영어회화 동아리, 미군부대에서 온 자원봉사자들과의 영어회화반 등 자발적인 영어 학습으로 이어지고 있다.
은광여고는 미국의 North Carolina에 위치한 Hopewell 고등학교와의 자매결연을 통해 2주간 상대방의 학교에 교환학생을 보내고 있다. 학생은 스스로가 선택한 수업을 들으며 학교생활을 체험하고, 홈스테이를 통해 나와 다른 문화를 피부로 느끼게 된다. 교환학생의 체험 수기는 학교신문이나 방송을 통해 발표되며, 전교생은 간접체험을 함으로써 세계문화를 이해하고 또 다른 비전을 품게 된다.
이 밖에도 글로벌 리더를 키우기 위한 교육으로는 방과 후 Global 인재반 운영, 대학과 연계하여 교수들이 들려주는 Global Leader가 갖추어야 할 소양을 기르며 선진화 ICT 수업, 체험중심의 인성교육 활동, 교과별 인증제, 내실 있는 독서교육 등 시대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선진여성을 기르는데 힘을 쏟고 있다. 그중 특히 밤샘책읽기 운동은 가족과 함께 밤을 새며 책도 읽고 소원했던 정을 나누며 좋은 추억을 갖도록 한다. 이와 같은 은광여고의 창의적 교육은 세계무대에 대한 두려움을 없앨 수 있는 우수 교육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은광에서 시작하는 더 큰 꿈, 더 큰 희망
은광여고는 국제화 시대에 실력과 국제 감각을 갖춘 역량 있는 인재 육성을 위해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초청한 Global Leadership 교육을 펼치고 있다. 글로벌 리더에 해당하는 김 교장은 직접 강의를 진행하기도 한다. 김 교장은 학생들에게 리더의 자격요건으로 학업뿐 아니라 나와 다른 문화와 사고를 가진 타인의 의견을 포용할 수 있는 수용력과 약자를 도와 줄 수 있는 배려를 강조한다.
은광여고의 진로교육은 김정열 교장의 주도하게 이루어진다. 학생과의 1대 1 면담용으로 마련된 전교생의 프로필은 교장실 탁자에 비치되어 있다. B4 사이즈의 두꺼운 파일 안에는 각 학생의 사진, 이름, 출신 중학교, 성적과 꿈이 빼곡히 적혀있어 면담 시 활용된다. 김 교장은 면담 내용을 토대로 수준별, 재능별 교육 프로그램 도입을 위해 고심하는 등 단 일분의 시간도 낭비하는 법이 없다. 이러한 노력이 있기에 은광여고 학생들은 더 큰 꿈과 희망을 품을 수 있게 된다.
은광여고는 학생뿐 아니라 교사들에 대한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 재단의 지원으로 교직원들의 국제적 안목을 높이기 위해 전 교직원 해외 연수를 시켰으며 해마다 ‘Best Teacher’를 선정해 우수 교사에게 포상금을 줌으로써 은광여고의 교사는 실력 면에서도 타 학교에 비해 월등하다. 학생뿐 아니라 교사까지도 만족하는 학교가 바로 은광여고다.
학교 건물에 가득한 담쟁이 넝쿨. 여럿이 손을 잡고 올라가 삭막한 벽면을 덮는 담쟁이처럼,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함께 협력할 때 세상을 푸르른 빛으로 덮는 은광여고가 되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