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니’에 대한 아련한 추억, 그때의 초심 잃지 않을 것

27년 한우물 판 진정한 ‘현대맨’

2010-06-10     공동취재단

“해보기나 했어?” 이는 고 정주영 회장의 명언 중 하나다. 직원들이 안된다고 말할 때면 그는 어김없이 “해보기나 했어?”라고 말했다고 한다. 아무리 어렵고 힘든 일이라고 1%의 가능성만 있으면 일단 뛰어들었던 사람이 그분이다.
이러한 정주영 회장의 리더십과 도전정신을 존경하던 학생이 있었다. 그 마음이 현대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고 그 학생은 1983년 현대자동차에 입사했다. 이후 27년이 흘렀다. 감히 고 정주영 회장에게 견줄 바는 아니지만 30년이 다 되어가는 시간 동안 그는 현대자동차와 함께 동고동락했다. 아직 부족하다는 이 사람. 현대자동차 관악지점 조승용 부장의 외길인생을 들여다보았다.

열정적으로 일하게 하는 원동력은 ‘고객’
일 하는데 있어서 단 하루도 열정이 떨어져 본적이 없다는 조승용 부장. 그 에너지는 현대자동차가 있었기에 배가 될 수 있었다고 한다. 정직하고 투명한 기업경영과 고객을 최우선시 하는 마인드, 더불어 사는 사회를 지향하는 사회환원 사업 등 현대차의 기본이념이 자신의 열정을 더욱 불태우게 한다는 조 부장은 지난 27년간 현대차와 함께 해왔다.
지리적 특성상 서울대학교 교수, 교직원, 학생 등이 주 고객층인 그는 그동안 약 700여 명에게 차량을 판매했다. ‘포니’부터 ‘제네시스’에 이르기까지…현대차에 대한 산증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그는 포니에 대한 애착과 감회가 남다르다.
“80년대는 포니 차량만 보유해도 주위의 부러움을 사던 시절이었습니다. 한 달에 차량 3대를 판매하기 어려운 때였지요. 신입사원 시절, 서울대학교 교수님 연구실 문 앞에서 한참을 서성이며 문을 열지 말지 망설이던 그때의 제 모습이 떠오릅니다. 눈이 많이 내린 관악구 서울대학교 캠퍼스를 걸어서 돌아다니며 포니를 홍보하던 때였지요. 어느날 우리 지점으로 서울대 약대 교수님이 전화를 주셨고, 그분이 구입하신 포니가 저의 두 번째 출고고객이었습니다. 그런데 계약 후 출고기간이 2~3개월이나 걸렸고 저는 안타까운 마음에 하루도 빠지지 않고 교수님 연구실을 찾아가 상황설명을 드렸습니다. 약 2개월 후 새 차를 인도했고 그 교수님께서는 직접 지점으로 찾아와 성실한 직원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이후 저는 자신감으로 더욱 열정적으로 일했고 그날의 감격은 오늘날 나를 있게 한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그는 잠시 지난 시간을 회상하는 듯했다. 그때의 초심을 잃지 않아야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서울대를 담당하다 보니 고객들 중에는 유명 인사들이 꽤 많다는 것 또한 그의 자부심이었다.

많은 역경과 고난 이겨내야만 성공의 열매 맛본다
인고의 시간이 있어야 성숙해진다. 이는 어느 사람이나 다 마찬가지다. 하지만 특히 영업은 자신과의 고된 싸움이다. 그래서인지 영업을 시작한 사람들 중에는 1년 아니 6개월을 넘기지 못하고 퇴사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러한 세태를 안타깝게 여기는 조승용 부장은 자기관리를 철저히 하고 꾸준히 자기계발을 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조 부장은 “많은 역경과 고난을 이겨내야만 성공이라는 달디 단 열매를 맛볼 수 있습니다. 저는 27년을 현대차와 함께 해 왔지만 아직도 배울 것이 많고 그래서 더 노력하고 있습니다”라며 “그렇게 마음과 신뢰를 쌓으며 외길을 걸어온 나에게 주어진 가장 큰 재산은 바로 주변의 수많은 인적네트워크입니다. 각계 각층의 사람들이 나에게 도움을 주고 내가 도와주기도 하며 그렇게 사람냄새 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 명예로운 판매장인을 수상하는 등 덕장·지장의 리더십을 발휘하며 현대자동차 맏형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는 조 부장은 후배들에게 “기본에 충실하고 항상 노력하는 자만이 롱런한다. 99% 자신과의 싸움인 영업에서는 얼마나 노력하고 집중하는 지가 관건이다. 겸손과 미덕으로, 노력과 지혜로 성공한 자신의 모습을 그려보며 진일보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가족같은 고객에 대한 초심 잃지 않도록

탁월한 실적과 성실한 자세로 항상 타의 모범이 되었던 조승용 부장은 수차례 우수사원으로 선정, 포상으로 해외여행을 갔었다. 영업이 천직이라 생각하는 그는 휴대전화를 로밍해가서 한시도 손에서 놓지 않았지만, 해외에 있을 때 고객으로부터 A/S나 차량 문의전화가 오면 가장 난감하고 당황스럽다고 했다. 고객이 부르면 당장이라도 달려가야 하는 그의 성격상 얼마나 당황했을 지가 눈에 선하다. 그렇게 27년 세월을 지내왔기에 고객과도 친구처럼 형제처럼 그렇게 인연을 만들어가고 있다.
고객이 있기에 행복한 가정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다는 그는 평생 고객을 섬기고 살겠다고 했다. 또한 자신의 울타리 안에서 건강하고 성실하게 자라준 아들과 딸이 있기에 내일을 살아갈 힘을 얻는다고 했다.
그는 “27년 전 시린 손을 녹여가며 서울대학교를 누비던 때가 주마등처럼 스치고 지나갑니다. 그때 만난 고객들의 모습도 떠오릅니다. 성실하고 책임감있게 일할 수 있도록 도와준 가족들과 또한 가족같은 고객들을 위해서 앞으로도 더 열심히 노력할 것입니다”라며 퇴임할 때까지 초심을 잃지 않고 열심히 앞만 보며 가겠다고 밝혔다.
큰 생각주머니를 가지고 도전하고 실천해 영글어가는 열매들을 보면서 남은 시간 더욱 전진하겠다는 그의 의지를 젊은 영업맨들이 배워간다면 틀림없이 밝은 내일이 열릴 것이라 조언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