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육군 소장 軍기밀 北유출 혐의… 간첩 혐의로 체포

2010-06-04     신혜영 기자

군사령부 참모장으로 근무하는 K소장이 지난 수년간 제3자를 통해 북한측에 우리 군의 작전계획과 교범 등을 넘겨준 간첩 혐의로 연행돼 기무사와 국정원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지난 3일 확인됐다.

군 당국과 검찰 등에 따르면 김씨는 암호명 '흑금성'으로 알려진 대북 공작원 출신 간첩 박모씨에게 포섭돼 2005∼2007년 우리 군의 작전 교리와 야전 교범을 북측에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군 정보기관 장교 출신인 박씨는 제대 후 대북 공작원으로 활동하다 '흑금성 사건'으로 정체가 드러나 중국에서 체류하던 중 북한 공작원에 포섭돼 군 복무 시절 알게 된 김씨 등을 활용해 군사기밀을 유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정 당국이 K소장이 북한에 넘겨준 것으로 의심하고 있는 우리 군 작전계획은 북한과의 전면전(全面戰)에 대비한 극비의 한·미 연합 군사작전 ‘작전계획 5027’이다. 작계 5027은 북한군 도발로 전쟁이 벌어졌을 때 한·미 연합군의 초기 억제 전력 배치와 북한군 전략목표 파괴에서부터 북진(北進)과 상륙작전, 점령지 군사통제 등의 전략까지 들어있는 최고도 극비 군사 작전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현역 군 장성이 간첩 혐의로 체포된 것은 수십년 만에 처음 일어난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며 “군 수뇌부 일각의 안보의식까지 해이해진 것은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가정보원과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이진한)는 이날 2005년부터 2007년까지 북한 공작금을 받고 군사기밀을 북한 공작원에게 넘긴 혐의(국가보안법 위반)로 박 씨와 예비역 중령 손모(방위산업체 L사 부장)씨 등 2명을 구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