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北風, 주가.환율 강타

2010-05-26     남희영 기자

지난 21일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경제동향점검회의를 열고 "주가가 하락하고 환율이 상승했지만 과거 사례에 비춰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평가"했었다. 그러나 유럽 재정위기에 천안함 북풍 등 악재의 여파로 국내 주식 시장과 외환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이달 초 유럽 재정위기 악화의 여파로 1700선에서 1600선으로 밀려난 코스피 지수는 25일에는 1500선 중반까지 떨어 졌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3% 가까이 급락하고, 코스닥지수는 4%가량 폭락했으며 외국인들은 7거래일 연속 매도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2.11%), LG전자(-2.45%), 현대차(-5.78%), 기아차(-5.33%) 등 국내 대표 기업들의 주가가 폭락하고 있으며 대우조선해양(-3.09%), 삼성중공업(-2.05%), STX조선해양(-4.42%), 현대미포조선(-4.70%), 한진중공업(-2.90%) 등 수출 비중이 큰 중공업주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이명박 대통령이 대국민담화를 발표한 전날에는 오름세로 마감됐으나 뉴욕 증시 급락과 천안함 관련 북한의 대응 입장이 나오면서 지정학적 요인에 따른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추세다.

결국 이날 코스피지수는 지난 2월 8일 1,552.79 이후로 가장 낮은 1,560.83에 마감했다. 외국인들은 이날 5천875억원을 순매도했으나 오후 들어 연기금 등 기관들이 5359억원가량 순매수해 지수를 방어해 낙폭을 줄였다. 외국인들이 내다 판 주식을 국민연금 등 '국민의 돈'으로 사준 셈이다.

코스닥지수는 장중 8%대 폭락세를 보이다 26.37포인트(5.54%) 내린 449.96에 마감했다. 지난해 4월 6일 447.94 이후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빠져나감에 따라 외환 시장에서는 "달러 매수에 동참하는 시장 참가자가 많아지면서 공급 물량이 부족하다 보니 어디까지 올라갈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장기적으로도 더 올라갈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정부의 대북 강경입장에 북측이 25일 이명박 대통령 임기 동안 모든 관계를 단절하고 당국간 대화와 접촉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전 군에 전투태세 돌입을 명령했다는 뉴스가 전해지면서 외환시장에서는 '원화 투매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편 당초 천안함 '북풍'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던 정부도 당황하고 있다.

G20 실무회의차 24일 캐나다를 방문했던 신제윤 기획재정부 차관보도 25일 무디스에 이어 26일 S&P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 대북 리스크 등에 따른 한국 경제 상황에 대해 집중적으로 설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