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재직 폐지한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 체제로

3김 퇴장으로 정치 지형도 변해갈 것, 昌 역할론 급부상
昌 “2010년 기점으로 전국정당으로 재탄생 할 것”

2010-04-02     신현희 기자

선진당은 2년간 유지됐던 총재와 대표 체제가 대표 체제로 일원화되는 등 새로운 지도체제로 거듭났다. 단독후보로 선출된 이회창 신임대표는 수락연설에서 “지난 2년간 총재직을 아무 대과 없이 수행할 수 있었던 것만도 감사할 따름이다. 새 당헌에 따라 당의 대표로 또다시 선출해 주셔서 더없이 감사하면서 한없이 어깨가 무거워짐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반듯한 대한민국, 따뜻한 대한민국, 선진 대한민국
또한 그는 “2007년 광야에 홀로 선 듯 외롭게 선거를 치른 것도, 자유선진당을 창당한 것도, 국민 여러분과 조국 대한민국에 보답하기 위한 저 나름의 몸부림이었다”고 지난 시간을 회고하며 “지난 2년이 체제와 기반을 다져온 시기였다면 이제부터는 본격적인 도약을 하게 될 것이다. 반듯한 대한민국, 따뜻한 대한민국, 선진 대한민국을 만들고 지방선거가 있는 올해 힘차게 비상해 전국정당으로 재탄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세종시 문제와 관련, 거듭 원안 추진을 강조했다.
그는 “세종시 원안은 단지 충정권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 경쟁력을 위한 것”이라며 “단순히 표를 얻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약속을 뒤집는 정치는 나와 선진당의 사전에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특히 “세종시 문제는 하루빨리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법치주의 하에서 수정안이 안 되면 원안대로 가는 것이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반환과 관련, “2012년으로 예정된 전작권 반환은 재검토해야 하고 연기해야 한다”며 “시한을 정했다고 기계적으로 처리할 일이 결코 아니다. 한반도의 안보를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경제 분야에 있어서는 이명박 정권의 ‘사상 최악의 실업난’을 지적하며 “선진국들은 출구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올해 안에 출구전략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시, 단순한 정치투쟁 아니라 국가 미래 걸린 문제”
세종시는 자유선진당의 사활이 걸린 문제다. 특히 6.2 지방선거를 두 달여 남겨두고 충청권에 친정을 둔 선진당은 어떻게든 풀어야 할 과제다. 충청권의 민심이 여기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지 않아도 세종시 수정안 때문에 충청권 예비후보들이 당에 몰리고 있으며 최근 탈당한 심대평 전 대표가 (가칭)국민중심연합을 창당, 충청권 표 분산을 노리고 있어 복잡한 상황이다.
하지만 당 내에서는 오히려 세종시의 해법을 전국정당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기회로 보고 있다. 당 관계자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진당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아왔는데 이번 전대를 계기로 충청권만이 아닌 전국정당으로 나설 것”이라며 “선진당이 ‘확 바뀌었다’는 모습을 기대해도 좋다”고 자신했다.
이회창 대표도 “우리 당의 정강·정책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신봉하고, 법치와 신뢰를 바탕으로 획기적 분권, 과감한 개방, 남북관계 재정립 등을 추진하는 것이다. 이를 밑거름으로 우리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충청권에서 전승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수도권, 강원, 영남, 호남지역에서도 많은 수의 당선자를 내어 전국정당으로 도약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밝히며 정치영역의 확대를 피력했다.
또한 그는 세종시 문제와 관련해 “세종시 문제를 단순히 이명박 정부와 야당의 정치투쟁으로 봐서는 안 된다. 이는 국가의 장래가 걸린 문제다. 세종시는 중앙집권제국가에서 지방화, 분권화 국가로, 즉 일극형 발전모델에서 다극형 발전모델로 국가구조를 바꾸는 중간단계의 선도사업이다. 지금 일본, 프랑스 등 세계는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분권화로 국가구조를 바꿔가는 추세이다. 100년 전 우리나라는 세계의 개방흐름에 역행하다가 한발 앞서 개방하고 서구문물을 받아들인 일본에게 나라를 잃었다. 지금 시대의 흐름과 추세에 또다시 우리가 한 발 늦거나, 역행한다면 우리 대한민국의 선진국 진입은 물 건너가고 나라의 장래는 없을 것이다”라고 밝히며 세종시 건설은 단순한 충청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 국가백년대계를 위한 선도사업이기 때문에 반드시 원안 추진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따뜻한 보수 표방하는 합리적이고 정직한 정당
‘따뜻한 보수’를 표방하는 자유선진당은 이념적으로는 보수를 지향하면서도 경제면에서는 서민을 보듬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는 한나라당과 차별화될 수 있는 점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의 친서민 행보는 선진당의 입지를 불편하게 하고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상황이 급박하니까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것은 모두 동원하고 있지만 원칙없이 포장지만 바꾸는 것은 머지않아 바닥이 드러나게 돼 있다”고 말하며 진정성 없는 정치행보에 민심이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회창 대표는 각종 현안이 불거질 때마다 국정운영에 대한 과감한 쓴소리로 정치권의 자각을 촉구하고 나섰으며, 조용하지만 영향력 있는 목소리로 정치권의 화합과 상생을 강조해 왔다. 특히 대법관 출신인 이 대표는 이번 한나라당 사법제도개혁안에 대해 “좌편향 되거나 현 정권에 비우호적인 법관들 대신에 우편향 되거나 현 정권에 추종하는 법관들로 채우기 위해 사법제도개혁을 시도하려 한다면 이것 또한 잘못된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더불어 “지금 이 시점에서 시급한 개선대책은 우선 법관의 가치관을 정립하고 품성과 자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법관 재교육과 연수제도, 그리고 엄정한 법관 평가제도를 확립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세종시 수정안 처리와 관련해서 “청와대나 한나라당은 쟁점 법안 처리에 있어 속전속결을 주장해오더니 수정안 처리에 임해서는 우보지진(牛步遲進)의 태도로 나오고 있다. 자신이 없으니 어떻게든 상황을 바꿔보려 미루는 것으로 비겁한 행태”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렇듯 쓴소리도 과감하게 할 수 있는 것은 올곧고 반듯한 이 대표의 이미지에서 비롯된다.
또한 그가 이끌어 오고 있는 선진당 또한 그와 닮아 지금까지 원칙과 정도로 가는 정당, 따뜻하고 공정한 보수의 가치를 추구하는 정당으로 활동해 오고 있다.
그렇게 2년이 지난 결과, 국민들도 ‘자유선진당’하면 믿을 수 있고 합리적인 주장을 하는 정당이라고 인정한다. 21세기 세계적인 흐름과 추세는 개방화, 분권화이다. 강소국 연방제를 통한 우리 당의 주장으로 지방화, 분권화, 연방제 등이 정치권에서 공론화 되었고, 지방화, 분권화는 국가적 어젠다가 되었다. 자유선진당은 획기적 분권화를 위해 연방제 수준으로 국가구조를 바꾸는 ‘강소국 연방제’를 국가적 어젠다로 제시하고 있고, 어느 정도 공론화시켜가고 있다.
이렇듯 선진 국가정책을 주도하는 정직한 정당, 자유선진당의 선전에 “12년간 야당 생활을 해 왔다”는 이회창 대표의 올곧음이 배어 있다. 3김 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과연 그의 반듯함이 차기를 도모할 수 있을지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