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전공이라 더 자랑스럽다
매월 노인복지관 찾아 어르신들에게 미용 봉사 실시
2010-03-11 공동취재단
산업대학원은 공학석사 학위를 수여하는 최고 수준의 기술계 전문 계속 교육기관으로서 공학적 지식의 바탕 위에 전문기술 및 경영의 이론과 실제를 교수해 고급 기술인 및 경영인으로서 갖추어야 할 고도의 과학기술지식과 경영관리능력을 함양시켜 과학기술의 창달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현재 전기공학, 건축공학, 토목공학, 산업경영공학, 생물공학, 기계공학, 산업디자인 섬유공학, 화학공학, 환경공학, 향장학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에서도 특히 향장학과는 2001년 3월에 문을 열어 자타공인 관련 업계 종사자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피부 관리법 습득
지금까지의 화장품은 여러 가지 천연 추출물과 화학물질을 혼합해 만든 에멀젼과 색채를 이용해 미적 요소를 추구해 왔으나 최근의 화장품은 복합적인 기능을 가진 생물소재를 첨가해 미백, 세포활성, 노화방지와 같은 피부 조직에 새로운 효능, 효과를 주는 기능성 화장품으로 바뀌고 있다. 이를 화장품(cosmetics)과 의약품(pharmaceutics)의 중간 개념인 향장의약품(cosmeceuticals)이란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 따라서 지금까지 화장품의 개발에는 콜로이드 화학이나 계면화학과 같은 물리화학 분야를 중심으로 연구가 수행되어 왔지만 앞으로는 분자 생물학, 유전공학, 생체공학, 피부학, 면역학과 같은 생물공학 중심의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러한 다양한 기능을 가진 화장품을 주로 사용하는 계층인 피부 관리자 및 지도자들에게 피부와 기능성 화장품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습득하게 해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사용을 추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향장학과에서는 피부 조직 및 생리에 대한 기초적 지식과 기능성 화장품의 조성, 기능, 특성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통해 보다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피부 관리법을 습득, 이론과 실기를 겸비한 전문가를 양성하고 있다.
향장학과, 그 아름다운 동행
이러한 자신들의 전공을 살려 향장학과 원우회는 사회봉사에 적극 앞장서고 있다. 2008년 9월, 뜻이 맞는 원우들끼리 시작한 것이 어느덧 학과 단위의 단체봉사 활동으로 봉사 바이러스가 전염되었다.
향장학과가 펼치는 봉사는 ‘기술봉사’다. 자신들이 가진 기술로 봉사를 펼치는 것이 바로 기술봉사다. 산업대학원 정경호 행정실장은 “우리가 가진 기술로 의미 있는 일을 해보자는 뜻에서 시작했다”고 향장학과 원우회가 봉사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설명한다.
원우회는 매월 셋째 주 화요일에 광진구 노인종합복지관을 찾아 봉사활동을 전개한다. 2009년 3월 복지관을 처음 방문해 봉사활동을 시작해 어느 덧 꼬박 1년이 되었다. 원우회는 대학이 소재한 광진구에 노인종합복지관이 있다는 것을 알고 직접 찾아가서 복지관측으로부터 “봉사를 와도 좋다”는 허락을 받았다. 처음에는 누구나 그렇듯 그저 ‘한번 왔다 가겠지’하며 호의적이지 않게 여기던 복지관측에서도 원우회의 진심과 정성을 알고 언젠가부터 이들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 봉사단의 따뜻한 마음은 외부에도 전해져 현재 KT&G 복지재단으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다.
연말연시 반짝하고 사라지는 일회성, 선심성 봉사는 이들에게 해당되지 않는다. 원우회에게 봉사란, 내가 가지고 있는 기술을 사회에 나누어준다는 보람 이외에도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하게 해주는 활동이다. 세월과 함께 메마르고 거칠게 변한 어르신들의 손에 피부보습제를 듬뿍 발라 손 구석구석 문지르면서 봉사단은 나의 가족을, 나의 미래 모습을 떠올린다. 그렇다보니 봉사에 게을러질 수가 없다. 또한 “학과 전체가 함께 봉사를 다니다보니 친목도 다져지는 것 같다”는 원우회원들의 말처럼 이들은 봉사를 통해 얻는 것이 더 많다.
이들의 봉사는 거창하지 않다. 복지관 봉사 방문시 매니큐어, 드라이기, 피부보습제 등을 챙겨가는 원우회는 어르신들의 머리를 빗겨드리고, 팔을 주물러드리고, 손톱을 손질한 다음 고운 매니큐어를 발라드린다. 이것만으로도 어르신들은 행복해한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는 원우회도 행복해진다. 작은 마음, 작은 움직임에서 출발한 봉사 바이러스가 어느덧 행복 바이러스에도 전이되었다.
| 산업대학원 향장학과 이혜숙 원우회장은 지난해 3월부터 꼭 1년째 광진구 노인종합복지관을 방문하고 있다. “처음 봉사할 때부터 복지관에 계시던 어르신들이 이제는 얼굴을 알아보고 칭찬해주시면 기분이 좋다”는 이 회장은 어르신들이 “복지관을 다니면서 이렇게 좋은 것이 있는 줄 몰랐다”, “한참 기다렸다”며 자신들을 반갑게 맞이해줄 때마다 봉사의 보람을 느낀다. “절대로 큰일을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향장학과에서 배운 것, 그리고 지금 현장에서 생업으로 삼고 있는 일의 연장이기 때문에 어려울 것이 없다. 하지만 겨우 하루 쉬는 날을 쪼개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원우들을 볼 때마다 마냥 고맙고 미안한 마음뿐이다”라고 전하는 이 회장. 그녀의 말처럼 원우들의 대부분은 이/미용 관련 업계에 종사하고 있다. 직업 특성상 한 달에 한번 겨우 쉬는 날을 맞이하는데 봉사단은 봉사를 하기 위해 이마저도 반납하고 봉사단 활동에 적극 동참한다. 쉴 수 있는 날이 아니면 결근계도 마다하지 않는다. 학업과 생업에 파묻혀 피곤할 만도 한데 “며느리 삼고 심으니 우리 아들에게 시집오라”는 등 어르신들과 농담을 주고받을 때마다 언제 그랬냐는 듯이 피로가 싹 가신다는 그녀에게 봉사는 이제 생활의 일부가 되어버렸다. “정성을 다해 머리를 빗겨드리고 손을 문질러 드리면서 어르신들과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다보면 어느 덧 마음이 전해지고 있는 것을 느낀다. 나의 손과 어르신들의 손이 맞닿으면서 느껴지는 온기는 세상 어느 것보다도 따뜻하다”고 말하는 이 회장은 오히려 어르신들의 말씀을 통해 봉사단이 세상의 지혜를 배워나가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저 가지고 있는 기술을 어르신에게 나누어드리는 것 뿐”이라고 겸손하게 말하는 ‘봉사의 여왕’ 이 회장이 끄는 향장학과 봉사단의 샘에는 ‘진심’과 ‘정성’이 마르지 않고 쉼 없이 샘솟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