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울리는 막무가내 인터넷 쇼핑몰
시시각각 변하는 환불 규정으로 불신풍조 팽배
“소비자가 봉인가요?”
자신 만큼이나 죽은 생쥐를 보고 놀란 두 아이들에 대해 미안한 마음으로 가득했던 A씨가 돌변한 이유는 바로 무책임한 상대 업체의 태도 때문이었다.
“당연히 해당 쇼핑몰에 항의전화를 했죠. 근데 세상에 뭐라는 줄 아세요? 기가 막혀서. 자신들은 중개 사업만 할 뿐이지, 고객에 대한 피해보장 의무는 없다면서 판매자에게 전화해보라고 떠미는 거예요.” 오히려 큰 소리 뻥뻥 쳐대는 뻔뻔한 쇼핑몰 태도에 기가 막혔지만 소비자인 A씨가 따로 해결할 방법은 없었다. 이에 A씨는 기분이 상했음에도 불구하고 끓어오르는 분노를 꾹 참은 채 판매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판매자 역시 A씨를 반가워할 리 만무했다. 판매자는 보상해 달라는 A씨의 요청에 “택배회사에 문제가 생긴 것이니 교환해 주겠다”며 사과에 앞서 무성의한 태도로 답변했다. 그리곤 일방적으로 전화통화를 끊어버렸다. “도대체 소비자는 어디서 보상받아야 하죠?”라며 울분을 삼키지 못하는 A씨. 그녀의 억울한 심정이 충분히 공감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고객이 왕이다’라는 말은 이미 옛말이 되어버린 인터넷 쇼핑몰. 고객은 그저 고객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그 뿐만 아니다. 인터넷 쇼핑몰이 ‘짝퉁 천국’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쓴 채 신뢰성을 점점 상실해 가고 있다. 물건을 판매할 때는 우리 고객님, 정작 환불과 피해보상을 요구하면 나 몰라라 무시하는 문제투성이 ‘인터넷 쇼핑몰’, 진정 해방구는 없는 것인가.
도를 지나친 홍보, 믿어도 되나
과연 이 세상에 질 좋고 싼 제품이 있긴 한 것일까. 인터넷 쇼핑몰 홈페이지를 통해 ‘단돈 9,900원에 명품을 만나볼 수 있는 대박 찬스’라는 식의 홍보 글귀를 쉽게 볼 수 있다. 인터넷 쇼핑몰 홍수시대 속 살아남기 위한 그들만의 처절한 생존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온갖 미사여구를 갖다 붙이는 것쯤은 식은 죽 먹기다. 아는 지인, 인맥 총 동원하며 심지어는 인기 스타까지 섭외해 소비자의 마음을 현혹시키는데 열 올리고 있지만, 그나마 이마저도 무단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빈번해 주의해야 한다.
겉만 화려하고 실속은 속 빈 강정인 인터넷 쇼핑몰 상품들이 소비자를 우롱하고 있는 것이다. 얼마 전 바르기만 하면 가슴이 커진다는 광고로 뭇 여성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었던 가슴확대크림이 허위·과대광고의 폐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케이스다. 주로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광고, 판매된 이 제품은 가슴크림을 표방한 화장품으로 크림, 에센스 팩 등의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식약청에 따르면 가슴확대크림이 실제 가슴 확대 효능이 있는지 입증된 바가 없으며, 인터넷 쇼핑몰 업체들은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허위 광고해 소비자를 현혹시킨 후 높은 판매 수익을 챙겨갔다. 또 피마자, 살구씨, 복숭아씨를 볶거나 그대로 눌러 기름을 짠 뒤 유명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마치 기관지나 천식, 숙변제거 변비치료 등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식용기름인 것 마냥 허위·과대 광고한 일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이번에 문제가 됐던 피마자기름과 살구씨기름, 복숭아씨기름은 독성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식품 원료로 사용이 금지돼 왔던 터. 자칫하면 인명 피해까지 불러일으키며 대형 참사로 번질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한편 상품 구매 전 타인의 이용후기를 통해 상품을 구매 한다는 소비자의 수가 늘고 있는 가운데 인터넷의 올라오는 상품 후기에 대한 진실성이 점차 빛을 잃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후기 역시 홍보 수단의 하나로서 어느 것이 업체에서 올린 것인지, 실제 구매자가 작성한 글인지 보통사람들은 가늠하기 어려워 고객들의 판단에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얼마 전 뉴스에서는 조직적으로 사용 후기를 조작해 사기 혐의로 구속된 사건을 대대적으로 보도한 바 있다.
인터넷 쇼핑몰 세계에서 이는 빙산의 일각이다. 작은 업체에서도 통과의례 마냥 하는 업무 중의 하나인 상품 후기 작성. 전문 알바를 쓰는 것은 기본이고, 직원들 역시 의무적으로 올리게끔 지시하고 있다. 때문에 고객의 현명한 선택이 절실한 실정이다.
인터넷 쇼핑몰은 짝퉁 사각지대
구짜, 파마, 구라다, 나이스 등 이름만 들어도 입이 떡 벌어지는 화려한 짝퉁 상품들. 인터넷 쇼핑은 그야말로 짝퉁 천국이다. 고가의 유명 브랜드부터 비교적 저렴한 스포츠 브랜드까지 어디 하나 진품을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짝퉁들로 가득한 인터넷 쇼핑몰. 속된 말로 인터넷 쇼핑몰세계에서 진품은 ‘하늘의 별 따기’다.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 역시 짝퉁을 구매하는 곳으로 인터넷 쇼핑몰과 동대문·남대문 시장을 꼽았다. 소비자시민모임이 짝퉁 구입 경험이 있는 서울 20~40대 여성 558명을 조사한 결과 27.3%가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구입했다고 응답했다. 아는 지인을 통해서가 18.8%로 그 뒤를 이었으며, 동대문상가와 남대문 상가 역시 각 15.6%, 13.3% 등으로 조사돼 여전히 짝퉁의 인기가 높음을 실감할 수 있다.
지난 1월 유명 상표를 위조한 이른바 짝퉁 신발이 20만 켤레나 세관에 적발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 이 짝퉁 신발들이 주로 유명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시중에 팔렸던 것으로 밝혀졌다. 정품 시가로 계산할 경우 240억 원이 넘는 이 신발들은 얼핏 보기엔 진품과 전혀 다른 점이 없을 만큼 완벽하게 위조되었으며,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진품의 1/3 수준인 3~4만 원의 헐값에 불티나듯 팔려나갔다.
더욱이 충격적인 사실은 인터넷 쇼핑몰 직원들이 이러한 사실을 알고도 눈감아 주었다는 것이다. 형식상 짝퉁 판매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수입 면장을 취해야 한다. 하지만 이를 방조하고 있는 인터넷 쇼핑몰 직원들은 “워낙 정교하게 만들어 전문가인 우리도 깜빡 속아 넘어갈 정도이다. 그게 우리 잘못은 아니지 않느냐”라며 경찰에 되묻고 있다. 이어 “신고가 들어오면 판매자에게 진품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서류를 청구해, 판매자가 제출하지 못할 경우 판매활동을 중지시키고 있다”며 해명하지만, 이것 역시 신고가 들어올 경우에만 제재를 하겠다는 사후처방으로 여겨져 여전히 피해자는 속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종합몰과 전문몰, 대형몰에서 파는 해외 명품은 100%정품이라고 굳게 믿는 소비자들의 인식이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국내 대형 오픈마켓으로 알려진 G마켓의 경우 판매 게시물 검색창을 통해 ‘명품지갑’이라는 단어를 치면 샤넬을 필두로 루이비통, 프라다, 구찌 등 고가의 해외명품들이 즐비하게 나열된다. 진품과 다름없어 보이지만 이들 모두 짝퉁명품이다. 각 쇼핑몰들은 단순히 입점을 받아주는 중개 역할을 할 뿐 진품여부를 가리는 일은 하지 않기 때문에 판매자의 양심에 맡길 수밖에 없는 현실. 하지만 판매자 대부분 눈앞의 이익에 급급해 짝퉁을 판매, 소비자를 속이고 있다. 혹 명품을 구매하고 싶은 소비자라면 각 명품 국내 사이트를 통해 정식 판매원을 확인한 후 구매하면 그토록 고대하던 진품을 구매할 수 있다.
‘주인 마음 가는대로’ 환불규정 횡포 여전해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상품을 구입했거나 공연표를 예매했다가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환불이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YMCA가 공연 예매, 의류, 전자제품 등 4개 분야 쇼핑몰을 상대로 환불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는 지 조사한 결과 상당수 업체들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권고하는 기준을 지키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공연 예매의 경우 공연일 10일전에 고객이 환불을 요청하면 전액 환불이라는 규정이 버젓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사 대상 15개 예매 사이트 모두 이 규정을 어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YMCA는 쇼핑몰 업체들이 예매일 다음날부터 티켓 가격의 10%를 취소 수수료로 부과했다고 밝혔다. 또 전자제품의 경우 내용물을 확인하기 위해 포장을 뜯은 물품은 원칙적으로 반품이 가능하지만 무조건 환불을 금지하는 곳이 조사대상 70곳 가운데 무려 38곳이나 발견돼 소비자들을 향한 환불규정 횡포가 여전함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현재 다수의 인터넷 쇼핑몰에서 시행되고 있는 교환·환불 규정 중 ▲결제대금 환급을 현금으로 아닌 적립금으로만 전환 ▲교환은 1회에 한정 ▲흰옷, 니트류 등 특정상품에 대해 교환 및 환불 불가 ▲청약철회 기한을 임으로 규정(3일 이내 등) 등은 모두 불법으로, 이를 어길 시 시정명령, 공표명령, 과태료(1,000만 원 이하), 영업정지 등의 조치가 가해진다.
이와 함께 소비자 구매유발을 위한 마케팅의 하나인 인터넷 쇼핑몰의 포인트 이용방법 역시 제각각 중구난방으로 달라 사용 및 환불방법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일례로 마일리지를 쓸 수 있는 한도를 너무 높게 설정해 무용지물이 되게 한다든지, 자사 사이트를 통한 방문고객이 아니면 단골할인쿠폰이 지급되지 않는 등 말도 되지 않는 황당한 이유로 사용할 수 없게끔 제재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일부 인터넷 쇼핑몰의 굼벵이 배송도 소비자들의 화를 돋우고 있다. 배송지연에 대한 핑계도 천차만별이다. 정상적으로 결제 완료한 제품이 갑작스레 품절로 돌변하거나, 구매하고 한참이 지나서야 해외 배송 제품이라며 늦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혹여 고객들이 배송지연을 이유로 환불을 요청하면 배 째라는 식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 환불마저 미뤄지면서 소비자들은 혹시 ‘먹튀몰’이 아닐까 하는 불안감에 가슴 졸이며 오늘도 밤잠을 설치고 있다.
인터넷 쇼핑 100배 즐기기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인터넷 쇼핑몰 피해를 방지하고, 즐거운 쇼핑시간을 만끽할 수 있다. 예를들어 고객이 주문을 마친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품절을 통보할 경우 보나마나 고객의 승리이다. 이러한 경우는 쇼핑몰 업체측에서 미처 재고파악 및 판매수량 조절과 판매 예측수량 파악을 하지 못해 발생한 일이기 때문에 고객에게 배상할 필요가 있다. 환불을 해주는 것은 물론이며, 포인트나 적립금과 같은 추가적인 배상도 해주는 것이 옳다.
또 가끔은 이런 경우도 있다. 상품 금액이 5,000원이어서 주문을 했는데 상품 값을 잘못 기재했다며 주문을 취소해 달라는 인터넷 쇼핑몰의 황당한 요구. 이럴 경우에도 무조건 고객의 일방적 승리이다. 인터넷 쇼핑몰측은 물건을 판매하지 않아도 되나 도의적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되므로 적정선에서 배상이 필요하다.
최근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입학식에 입고 갈 옷을 구매한 20살 새내기 H양은 황당한 경험을 했다. 여러 개의 인터넷 쇼핑몰을 검색하던 중 마음에 쏙 드는 다크그레이 색깔의 원피스를 발견하고 한치의 고민 없이 상품을 구매했다. 그렇게 3일이 지난 후 택배회사로부터 상품을 받아본 H양은 실망할 수 밖에 없었다. 이유인 즉 H양이 구매한 상품은 분명 다크그레이 색깔의 원피스였는데 막상 배송된 상품의 색깔은 그냥 ‘그레이’였던 것. 화가 난 H양은 쇼핑몰에 항의전화를 했고, 며칠 후 자신이 원하던 다크그레이 색의 원피스를 받아볼 수 있었다. 이 사연에서도 볼 수 있듯이 실제 많은 고객들이 색깔 착오로 인해 상품 구매에 실패하는 경우가 흔히 있다. 하지만 이럴 경우도 걱정 붙들어 매도 좋을 것 같다. 판매자는 제품의 색상에 있어 채도차이의 미묘한 범위에 대한 주의 사항을 반드시 고지해야하는데 이를 어겼기 때문이다. 단 물품의 설명이 들어가 있는 상세 설명서에 정확한 색상 표기가 된 상품이라면 쇼핑몰측에서는 교환의 의무를 질 필요가 없다.
이 밖에도 화면상으로 봤을 땐 분명히 타이트한 옷인 줄 알았는데, 배달된 후 보니 펑퍼짐한 옷이어도 고객의 승리이다. 현재 쇼핑몰들이 범하고 있는 가장 큰 오류중 하나가 옷을 판매하기 위한 쇼윈도우용 사진, 즉 목록이지미를 화보처럼 연출하는 경우인데, 이 때 모델의 핏에 맞게 연출을 한다. 이러한 경우는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에 속한다. 소비자는 옷의 사진을 보고 상품을 구매 결정하는데, 바로 이 구매결정에 혼선을 주는 행위이기 때문. 이에 쇼핑몰측은 옷의 실측 사이즈를 정확히 기재 하고 사진 하단 부분에 ‘위의 사진은 연출에 의한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표현해야 한다.
고객신뢰가 롱 런 하는 길
2010년 올해도 인터넷 쇼핑몰을 통한 상거래는 지속될 예정이다. 하지만 인터넷 쇼핑몰은 구매 전 실제 상품을 확인할 수 없다는 이유와 함께 개인정보 및 금융정보를 노출할 위험성이 커 안전성과 보안성을 보장받기 어렵다. 때문에 고객들이 인터넷 쇼핑몰을 100% 믿고 거래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이에 인터넷 쇼핑몰이 지금 보다 더욱 성공적으로 확대되기 위해서는 성장위주만의 경영에서 벗어나 고객 신뢰를 담보로 할 책임 경영을 운영해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 필요하다. 모든 상거래의 바탕이 되는 ‘신뢰’라는 기본 원칙이 바로 설 때 고객들 역시 인터넷 쇼핑몰에 대한 믿음이 굳건해 진다. 또한 판매원의 친절과 배려, 사후 서비스를 통해 심리적인 만족감을 향상시켜 긍정적 이미지를 고취시키는 일 역시 매우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상품을 판매하더라도 판매자의 서비스가 꽝이라면 말짱 도루묵이다.
이와 함께 쇼핑몰에서는 고객이 온라인에서 원하는 상품을 검색하고 구매할 때까지의 모든 프로세스에 기술적 부분이 최적화돼야 한다. 빠른 로딩을 포함해 제품, 애프터서비스, 배송기간, 구매 등 제반 사항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해 소비자들이 편안하고 쉽게 구매하고 있다는 느낌을 부여해 주는 것은 물론, 결제·배송시 문자메시지(SMS)를 보내 교환·환불 절차가 점차 체계화되어 가야 한다. 아울러 구매의 신뢰성을 심어주기 위해 공인된 보안인증 기관을 통한 결제가 진행되도록 돕고, 에스크로 서비스 등을 도입하는 것도 고객들에게 해당 쇼핑몰에 대한 믿음을 주는 요소다. 이런 점들 하나하나가 모일 때 비로소 소비자들과 탄탄한 신뢰를 구축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