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참여하고 모두가 만족하는 ‘창용초 방과후학교’
방과후학교를 통한 미래 학교교육의 방향성 제시
2010-02-10 공동취재단
통합적인 학교교육의 틀 안에서 프로그램 운영
강좌수 5개, 12%라는 저조한 참여율, 지역사회 연계 및 돌봄 프로그램 전무. 이 초라하기 이를 데 없는 수치는 지난 2008년 창용초의 방과 후 학교 성적표였다. 하지만 불과 1년 만에 강좌수는 57개로 늘고 ‘종일 돌봄’과 ‘엄마품 멘토링’ 프로그램은 5개 반, 지역사회 연계 프로그램은 6개 반으로 늘어났다. 10%를 겨우 넘겼던 참여율은 전교생 985명 중 61%가 참여하는, 인근 지역에서 방과후학교가 가장 활발하게 운영되는 학교가 되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성공적인 방과후학교 정착을 위해 열정을 쏟아 부은 정 교장과 35명의 교사들의 헌신과 노력이 있었다.
3월에 학기가 시작되면 창용초로 부임한 지 꼭 1년이 되는 정 교장은 방과후학교 사업이 시작된 초창기 경기도교육청에서 담당 장학사로 3년간 근무했다. 그 당시 경험 덕분인지 정 교장은 방과후학교에 유독 애정을 쏟는다. “누구나 참여하고 모두가 만족하는 창용초의 방과후학교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하는 것도 같은 이유이다. 이에 창용초는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통해 향후 학교교육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창용초의 방과후학교는 정규교육과정과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통합적인 학교교육의 틀 안에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교사는 물론 학생들의 만족도 역시 높게 나타나고 있다.
창용초는 학생들이 정규교과를 보다 즐겁게 배울 수 있도록 ‘독서논술’, ‘도우미와 함께 하는 재미 솔솔 이야기 나라’, ‘원어민과 함께하는 영어교실’, ‘영어회화 교실’, ‘창조수학’, ‘원리 중심으로 진행하는 수학교실’, ‘환경화학교실’, ‘디지털 차세대 육성 프로그램’ 등 주지교과와 관련된 다양한 방과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교육청으로부터 1,620만 원(강좌당 108만 원)의 지원금을 받아 15개의 다양한 문화·예술 관련 강좌를, 경기문화재단의 우수강사를 활용해 개설하고 지덕체의 조화로운 발달을 돕는가 하면 1학생 1특기 갖기 운동, 학예발표회 개최 등을 통해 학생들 개개인의 특기를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 외에도 주말을 이용한 ‘틈새학교’와 방학을 이용한 ‘느티나무학교 프로그램’을 학생 중심의 다양한 활동들로 재구성해, 학생과 학부모 모두 만족하는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또 다른 형식으로 시도하고 있다.
또한 한글을 미처 깨치지 못한 지역 노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신바람 나는 한글교실’, 학부모들을 위한 ‘컴퓨터 교실’ 등을 통해 지역사회와의 끈끈한 협력체계도 구축해나가고 있다.
이처럼 학교 구성원과 지역 주민들이 모두 만족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운영해나가고 있지만 창용초는 이것에 만족하지 않고, 매달 ‘사교육 없는 학교’와 ‘방과후학교’ 운영에 대한 점검을 위해 정기적으로 평가회를 열어 프로그램에 대한 성과를 단기적·장기적 목표로 나누어 매우 구체적인 수준에서 논의하고 있다. 학교교육 전반에 걸쳐 학부모 및 학생의 만족도를 점검해 보완하고 수정해나가며 더욱 발전하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맞춤식 학생 학습 관리 시스템 도입, 전격 가동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외에도 창용초는 지난해 7월부터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사교육 없는 학교’, ‘지역과 함께하는 학교’로 지정받아 동시에 운영 중이다. 정 교장은 “사교육비의 팽창은 가계에 부담감을 주고 있어 국가 사회적으로 많은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면서 공교육 안에서 교육 수요자의 욕구를 최대한 충족시켜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매일 아침 학생들의 창의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수업 전 프로그램인 ‘브레인쉐이크’를 도입해 학교에 등교하는 순간부터 학생들의 창의력과 특기를 신장시킬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아침 8시 40분부터는 글로벌시대에 발맞추어 영어교육을 실시, 사교육이 필요 없는 학교가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학년별 맞춤형 정규교과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1∼2학년은 학습에 대한 몰입을 강조해 모든 교과를 주제 중심으로 통합해 운영하는 표현 중심의 교과통합형을 운영하고, 3∼4학년은 주지교과의 시수와 분량을 고려한 협력담임제, 5∼6학년은 자신의 수준에 적합한 교실을 선택해 수업을 들을 수 있는 선택형 교실제를 도입했다. 이러한 학년군 단위의 교육과정은 향후 교육과정 자율화의 구체적인 사례로 제공될 수 있으며, 학생들의 발달수준에 적합한 교육계획을 수립할 수도 있다.
이밖에도 학년별 주지교과(국어, 수학) 심화학습반인 ‘신나는 교실’과 기초를 차근차근 다져가는 ‘즐거운 교실’ 운영을 통해 학생들이 정규교과에 흥미를 잃지 않고 학습력을 높여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편, 창용초에서는 학생들의 학습 관리 시스템도 전격 가동하고 있다. 개인별 종합재능기록표를 활용해 효과적인 맞춤식 학습관리시스템을 도입했는가 하면 방과후학교 지원실에 상주하는 4명의 학습플래너를 통해 학생들의 정규교과 뿐 아니라 학생 개개인에게 적합한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관리를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이처럼 학생 개개인에게 꼭 맞는 ‘맞춤형’ 교육과정에 높은 만족도를 나타내고 있으며, 교사들 또한 교육적 효과를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
정 교장은 평소 “내가 근무하고 있는 이 자리에 다른 사람이 있다면 해낼 수 없는 일을 나는 얼마나 해냈는가? 만약 다른 사람이라면 충분히 해낼만한 일을 내가 하지 못한다면 나는 죄인이 될 수밖에 없다”라는 태도로 쉼 없이 스스로를 채찍질한다. 이런 각오가 정 교장을 매사에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자세를 갖게 해 한시도 게을러질 수가 없다.
정 교장은 “학교교육의 목적은 지식의 양을 증대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가진 잠재능력을 계발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 소신에 따라 지식정보화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창의력과 인성을 겸비한, 더불어 살아가는 민주시민을 육성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