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눈동자로 태어난 엄지, 그녀가 골볼 국가대표가 된 사연은?

그리고 제 2의 인생, '골볼' 국가대표가 되기까지

2016-11-01     김현기 실장
[시사매거진]이번 주 SBS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에서는 선천적 시각장애를 극복하고 제 2의 인생을 살아가는 엄지의 사연을 소개한다.

태어나자마자 엄지의 눈을 보고 엄마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엄지가 검은 눈동자가 아닌 하얀 눈동자를 가지고 태어났기 때문이다. 엄지의 눈을 그렇게 만든 병은 선천성 녹내장이었다. 그 이후로 2차적으로 얻은 백내장, 각막혼탁까지 어린 엄지를 업고 엄마는 병원을 뛰어다녀야 했다. 하지만 결국 시력을 잃어버린 엄지는 빛조차도 볼 수 없는 시각장애 1급이 됐다.

6살에 한 각막이식 수술은 1년 뒤 거부반응이 일어나 결국 왼쪽 눈 전체를 적출했고 그 자리에는 의안을 대신해 넣었다. 어느새 여고생이 된 엄지에게 캄캄한 세상은 너무 익숙해져버렸지만 한 달에 몇 번씩 찾아오는 원인모를 극심한 눈의 통증이 엄지를 괴롭히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보이지 않는 엄지의 손을 항상 잡아주는 두 사람이 있다. 그 소중한 두 사람은 엄마와 여동생 연지다. 엄지가 학교를 갈 때면 항상 곁에서 손을 잡고 걸어주는 엄마, 행여나 밥 먹을 때 제대로 먹지 못할까봐 옆에서 엄지 먹는 모습만 지켜보는 것이 일상이다. 그리고 항상 언니와 함께하는 것이 당연해진 여동생 연지, 언니가 신발을 신을 때면 손으로 언니의 발을 신발에 가져다주고, 횡단보도 앞에서는 신호가 바뀔 때까지 숫자도 재미있게 세준다. 이 두 사람이 있기에 오늘 하루도 엄지는 겁내지 않고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다.

비록 아무것도 볼 수 없지만 어렸을 때부터 엄지에게는 남들보다 훨씬 뛰어난 재능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바로 ‘음악’이다. 6살 때부터 시작한 피아노는 유명한 대학교 교수님이 레슨을 해주려 할 만큼 뛰어났고, 초등학교에서 중2때까지 한빛 빛소리 중창단으로 수많은 공연을 다닐 만큼 노래도 잘했다는 엄지. 하지만 음악을 계속 하기에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 형편이 엄지의 발목을 잡았다.

음악을 그만 두고 고민에 빠져버린 엄지를 다시 잡아 준 것이 '골볼'이었다. 다른 길을 생각할 수 없었던 엄지는 힘든 훈련 속에서도 악착같이 버텨냈고 결국 가능성을 인정받아 골볼을 시작한 지 1년 만에 최연소 국가대표로 2014 인천 장애인 아시아 경기대회, 2015 서울 세계 시각장애인 경기대회까지 참여하게 됐다. 하면 할수록 골볼이 더 재미있다는 엄지, 골볼을 하면서 성격도 훨씬 긍정적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이번 주 SBS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에서는 골볼 국가대표 엄지의 사연과 함께, 광주 좋은이웃 지역아동센터 아이들과 동신대학교 GN드림원정대 팀의 광주 탐방기를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