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패션 부작용 최종선택은 소비자의 몫

2010-01-26     남희영 기자

음식의 패스트푸드처럼 옷에도 패스트패션(fast fashion)이 있다.

저렴하면서도 빠르게 바뀌는 유행을 즉각 반영한 옷을 말한다. 이제는 신상품들이 매일 쏟아져 나와 ‘신상’이란 말 무색할 만큼 디자인 스케치부터 매장판매까지 1주일이면 이루어진다. 계절이 바뀌어 유행을 선도할 신제품이 나오기를 기다리며 참을 수 없는 유혹을 견디는 것도 오래된 얘기가 되어 버렸다.

유행에 민감한 젊은 층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매일 쏟아져 나오는 ‘신상(신제품)’ 자체가 트렌드가 되었다. 항상 온라인 세상을 접하고 있는 젊은 연령층 소비자들에게 값싼 온라인쇼핑몰은 어제 열린 패션쇼나 허리우드 스타가 입었던 옷을 바로 구입할 수 있는 매력적인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구입한 옷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곧바로 교환이나 환불이 가능하고 또한 한 철만 입고 버려도 부담이 없는 가격으로 고민 없이 마음껏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면에는 과다생산, 과다소비, 과다폐기라는 문제점이 있으며 이는 소리 없는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비난을 받고 있다. 패스트패션으로 인해 양산되는 문제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훨씬 심각하다. 요즘 같은 불황속에서도 패스트패션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가속하는 환경파괴와 부작용을 심각히 돌아봐야 할 시점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패스트 푸드에 대한 반감처럼 ‘패스트패션’에 대한 반감으로 '슬로패션(slow fashion)'이 당당히 맞서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기왕이면 친환경 소재 옷을 고르고, 한 번 구입하면 여러 번 수선해 오래도록 입는 '슬로 패션' 바람이 불고 있다. ‘슬로패션’족들은 옷에 대한 취향이 분명하고, 가격보다도 얼마나 내게 어울리고 얼마나 오래 입을 수 있는가를 따져보고 제품의 소재를 확인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고 한다. ‘슬로(slow)’는 단순히 느리게 뒤쳐져가는 ‘촌스러움’이 아니라 적당한 속도를 지킴으로서 갖는 ‘현명함’을 의미한다고 본다.

최종선택은 소비자의 몫으로 남겨둘 수밖에 없지만, 패스트푸드에 열량표시가 의무화 되었듯이 앞으로 패스트패션에도 디자인과 소재표시를 의무화해야 할 때가 올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