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공연,영화
2004-10-16 시사매거진
신인 안권태 감독이 처음으로 메가폰을 잡은 영화 <우리형>은 바람 잘 날 없는 연년생 형제의 경쟁과 화해의 과정을 경쾌하고도 뭉클하게 그려낸 감성드라마다.
전혀 다른 성격과 외모의 연년생 형제. 형만 아끼는 어머니, 동생을 사랑하는 두 형제의 ‘공통 첫사랑’ 때문에 연년생 형제의 미묘한 경쟁은 끊이지 않는다. 그들은 서로의 상처를 보란 듯이 건드리지만 결국 가족과 형제라는 울타리 안에서 사람답게 살아 가는 과정이 정겹다. 감독의 말대로 “머리로 보는 영화가 아니라 가슴으로 느끼는 영화” 이다.
‘싸움만 1등급’ 코믹터프가이 동생, 종현과 한없이 다정다감한 ‘내신 1등급’ 형, 성현은 가장 친한 친구이자 영원한 숙적이다. 일수놀이로 두 아들을 키우는 어머니(김혜숙)는 큰아들 언청이 수술을 위해 ‘물귀신’ 이라고 욕을 들을 정도로 억척스럽게 산다. 어머니는 장애를 갖고 태어난 큰형 성현(신하균)에게 모든 사랑은 쏟아 내기에 이를 보는 작은 아들 종현(원빈)은 늘 큰형에게 불만이다. 매일 티격태격하지만 형제를 욕보이는 상황에서는 의기투합하여 뭉친다. ‘우리형’ 은 제목에서 풍기는 만큼 피상적으로는 형제애를 다루고 있지만 그 속내는 ‘어머니의 한없는 외눈박이 사랑’ 을 내비친다. 영화는 후반부에 형제의 돌연한 화해를 끼워 넣으면서 가족간의 화해를 중재한다. 가장 힘들고 외로울 때 가장 쉽게 빨리 손잡아주는 사람이 형제라는 걸 알리면서…‘잘 만든 영화’라는 평을 받고 있는 이 영화는 관객에게 가슴 찡한 감동을 한아름 선사할 것이다. <우리형>은 서울, 부산, 김해 등에서 오는 6월까지 촬영을 진행한 뒤, 추석 시즌에 맞춰 개봉할 예정이다.
감독 : 안권태 출연 : 김해숙, 신하균, 원빈, 이보영
뮤지컬 참된 사랑과 아련한 기억으로의 여행 ‘소나기’
소설 ‘소나기’는 누구나 간직하고 있을 첫사랑의 달콤 쌉싸름한 감성을 애절한 문체로 풀어낸 작품이다. 대한민국 문학의 대표적인 소설 ‘소나기’가 탄생(1953년)한 지 반세기가 지난 2004년 가을, 소설의 옷을 벗고 창작뮤지컬 <소나기>로 다시 태어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알고 있으며 노벨문학상 후보에 까지 오른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는 황순원의 ‘소나기’ 대한민국 대표문학의 최고봉인 원작의 힘에 뮤지컬의 역동적인 요소가 더해져 더 큰 감동으로 관객에게 다가올 것이다.
뮤지컬 황순원의 ‘소나기’는 시골소년과 서울소녀의 애틋하고 아련한 사랑이야기를 담았다.
그들만의 추억과 약속, 절로 눈물 짓게 하는 가슴 시린 애잔함, 뮤지컬 소나기에서만 맛볼 수 있는 우리만이 느낄 수 있는 우리만의 정서이다. 창작뮤지컬 <소나기>는 어린이들에게 아름다운 동화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청소년들에게는 따뜻한 정서를 심어줄 것이다.
또한 국내 뮤지컬음반은 공연이 시작된 후 혹은 공연이 끝난 후 구입하는 게 통상적인 사례이지만 뮤지컬 소나기는 사전음반 발매를 실시하고 있다. 이번 음반은 소나기에 출연하는 배우(주성중, 홍경인, 최성원, 김다현, 신승환, 최보영) 뿐 아니라 내노라 하는 국내 최고의 뮤지컬 전문 배우들이 목소리를 모으고 세계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뮤지션 김광민, 데니 정 등이 세션으로 참여해 음반의 질적 퀄리티를 보장하고 있다.
뮤지컬 ‘소나기’는 386세대에게는 어린 시절의 향수를 자극해 메마른 감성을 촉촉하게 적시며, 앞만 보고 달려온 현대인의 바쁜 삶에 잠시 쉬어갈 쉼표를 찍게 할 것이다.
일시 : 9월 1일~10월 24일
장소 : 건국대 새천년관 대공연장
연출 : 유희성 출연 : 홍경인, 김다현
연극 이류인생의 찬란함을 노래하다 ‘청춘열전’
작고 허름한 극장, 혜화동 1번지, 무대랄 것도 없는 소박한 세트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연출가와 막 연기를 시작한 배우들이 모여 소자본으로 힘겹게 만든 작품. ‘청춘예찬’의 시작이다. 비참한 청년의 삶을 감정의 강요 없이 관객들에게 툭 던져 놓았고, 관객들은 감동을 얻고 소문을 내기 시작했다. 1999년 백상 예술상 희곡상, 남자 신인 연기상, 한국 평론가 협회 “올해의 연극” 최우수 작품상 수상. 등을 휩쓴 평범한 이들의 불행한 인생이야기 ‘청춘열전’이 돌아왔다.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은 살인자(쥐), 불륜남녀, 창녀, 백수건달, 교도소 수감생(삽아니면도끼), 다방레지(꽃다방블루스), 문제아(청춘예찬)들이다. 이들에게는 TV드라마나 영화에서처럼 인생대역전의 기회는 없다. 현실에서 이류인생을 사는 사람들의 오늘은 힘겹기 그지없고, 내일은 잿빛의 하늘과도 같다. 내일은 좀 나아지려나..하지만 내일도 나아지는 것은 없다.
그러나 이들의 버리지 않는 실낱 같은 희망은 우리가 삶을 살아야 하는 이유이자 그 자체가 존귀한 의미임을 깨닫게 한다.
세상에 치여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기에 급급하고, 가장 가까운 부모, 형제에게 조차 배려할 여유가 없는 이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방황을 사회로부터, 아버지로부터 대물림 받은 청년과 부모로부터 유전된 간질을 앓고 있는 여자가 만나 역시 간질을 앓을 아이를 잉태하고 또 다시 가족을 이룬다. 아이의 인생은 보나 마나 한 이류인생이고 청년의 가정은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불온할 확률이 높다. 청년의 미래는 그가 60세가 되었을 때 쯤, 그의 예찬 받지 못할 청춘 시절을 여유로운 미소를 머금고 회고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떠올리게 하는 김광석의 노래,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가 극의 끝을 장식한다. 그리하여,청년은 오늘도 희망을 품는다.
연출 : 박근형, 주최 : 극단 골목길, 극단 동숭무대
일시 : 10월 2일~11월 14일 장소 : 동숭아트센터 동숭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