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기업 300여 개 중 80%가 10년 이상 계약유지

회장이 아닌 회사의 책임대표사원 ‘구자관 회장’

2010-01-11     윤관로 차장

3D 업종 직능인의 권익향상과 발전에 기여

도전하는 자에게는 기회도 따라온다. 아마도 삼구개발 구자관 회장에게 어울리는 말인 듯싶다. 최근 MBC TV ‘성공의 비밀’에 소개될 만큼 구자관 회장의 성공이야기는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아버지의 연속적인 사업실패로 어려웠던 가정형편으로 책가방 대신 봄에는 구두 통을, 여름에는 아이스크림 통을 매고 스스로 학비를 벌어가며 야학을 해야만 했다. 또한 사업을 시작한 이래 자살을 여러 번 생각할 만큼 어려움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33년간 그가 걸어온 성실함은 결국 주변의 인정을 받게 되었고 2007년 중소기업 발전과 직능인의 권익 향상에 기여한 공로로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상하는 등 아웃소싱업계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올해매출 1,900억 원에 직원 수 9,000여 명, 경비, 청소, 빌딩종합관리, 호텔, 병원 아웃소싱과 근로자 파견 및 노무 도급은 물론 시설물관리와 가스시설물 공사, 전기시설공사 등의 전문분야에 이르기까지 그룹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이는 33년간 이어온 ‘신용, 근면, 화목’의 기업이념과 남다른 서비스혁신을 실천해온 구자관 회장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실제로 삼구개발은 단순한 인력공급 및 지원에 머무르지 않고 그 사업장에 맞는 새로운 운영기법을 제안 해당 기업의 원가절감을 도와줌으로써 단순한 계약관계가 아닌 노무관리의 컨설팅을 담당해 온 것이다. 현재 거래기업 300여 개 중 80%이상이 10년 이상 계약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이를 입증해주고 있다. 또한 직원개발 및 서비스혁신을 위해 업종별 전문가를 투입해 업무교육 및 서비스교육을 시행하는 등의 노력으로 국제 품질규격인 ISO 9001과 ISO 14001 인증을 받기도 했다. 산업자원부 한국서비스품질 우수기업, 대한민국 아웃소싱 서비스대상, 기업혁신대상 우수상 등 화려한 수상이 삼구개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아무도 하지 않는 것, 넘보지 않는 것을 하자”
사람들이 싫어하는 3D업종, 하지만 그에겐 새로운 기회의 땅이었다. 다른 사람보다 가정형편이 어려웠고 그래서 학업을 제대로 이어올 수 없었던 구자관 회장. 1968년 군 제대 후 살길이 막막했던 그는 돈을 모아 청소용 왁스공장을 차려 겨우 생활을 유지했지만, 8년 만에 공장에 불이나 살 희망을 잃어버렸다. 삶의 희망을 잃어버린 그에게 미국으로 이민 갔던 형이 귀국하면서 청소용품만 팔지 말고, 미국의 한인들처럼 청소를 대행해보라는 조언이 그의 생각을 열게 했다. ‘아무도 하지 않는 것, 넘보지 않는 것을 하자. 남들이 천하게 보는 일인 청소를 하면 나를 상대할 사람은 없을 것 아닌가.’ 1976년 처음 법인을 설립하고 직원 2명과 함께 직접 현장에 나가 청소를 할 때 가졌던 그의 마음가짐이다.
삼구개발의 성공에는 많은 요인이 있었지만, 구자관 회장은 직원의 공을 첫 번째로 꼽는다. 회사 설립 후 10여 년간 겨우 생활만 유지하던 그에게 직원들이 주어진 임무에 성실함으로 일해준 것이 계기가 되어 한 빌딩 대표가 삼구개발에 일을 맡기면서 성장이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90년대 초 아웃소싱이 기업발전의 테마로 떠오르면서 삼구개발의 성실함이 알려져 급성장하는 계기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구 회장은 “아직도 당시 열심히 일 해주던 할머니의 이름을 기억한다. 그런 분들이 없었다면 회사는 소리 소문도 없이 사라졌을 것이다”라고 고백한다.
그래서인지 구자관 회장의 직원사랑은 남다르다. 그는 30여 년 동안 경비원과 청소원을 볼 때마다 깍듯이 인사한다. 형식이 아닌 마음에서 우러나온 행동으로 가끔 이러한 행동에 불만을 토로하는 중역을 보면 질책을 서슴치 않는다. 명함에 회장이란 직함 대신 ‘책임대표사원’이라 새긴 이유도 경비원이나 청소원과 같은 신분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는 그의 마음자세이다. 또한 대부분의 청소용역업체 직원들이 비정규직인데 비해 삼구개발은 70여 명에 불과하며, ‘회사의 수익은 회사 성장을 위해 노력한 직원들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 그의 경영철학이다.

환갑을 넘겼지만 아직도 학생 ‘배움은 끝이 없다’
직원들이 선물해준 기회를 잘 살리기 위해서라도 배움은 필수입니다.” 구자관 회장은 지금도 학생이다. 남들이 학교를 다닐 때 아이스크림통과 구두 통을 들고 거리를 헤맸던 그는 중학교를 1년 반 과정의 야학에서 마쳤고, 용문고등학교 야간을 나온 배움에 대한 갈증을 풀기위해 최근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에 진학했다. 환갑이라는 늦은 나이이지만, 용인대 경찰행정학과 졸업과 현재 서강대 대학원 경제학과에 다니고 있다. 그는 대학원 진학 이유에 대해 “곧 다가올 고령화시대에 대비하여 노인에 대해 공부하고 싶고, 어떻게 하면 사회 구성원 모두가 행복하고 즐거운 삶을 살 수 있을지 꼭 연구하고 싶어서이다”라고 밝힌다.
실제로 대학원에 제출한 리포트에서 ‘고령자 고용의 정책방안’이란 주제로 고령화 사회가 우리 사회에 던지는 과제를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청년층들은 실업자로 취급하면서 노인들은 실업자로 취급하지 않고 있다. 그러다보니 일할 사람이 없어 외국인들을 유입하고 있는 실정으로 이들의 임금이면 노인 2명을 고용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현재 노인 장기재가요양사업 ‘나래돌보미센터’를 개시한 것도 고령자 취업에 대한 구자관 회장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삼구개발은 소년소녀 가장을 위한 무료 급식비 지원, 격주 금요일 깨끗한 거리문화 조성활동, 초등학교 등교길 횡단보도 교통안내 지원, 수재지역 의연금 기탁, 독거 무의탁 노인, 결식가정 결연 결성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 지난해 ‘2008 IMI 경영대상’을 수상한 것도 이 같은 이유이다. 전경련의 IMI 경영대상은 글로벌경영을 선도하는 리더십과 탁월한 경영 성과로 국가발전에 기여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훌륭히 수행하고 있는 우수 경영자를 발굴, 시상함으로써 참다운 기업인상을 정립하고자 하는 제도이다.
구자관 회장은 “젊은이들이 끊임없이 도전하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또한 “기회는 준비된 사람에게 찾아오는 법이라며, 바로 오늘을 열심히 산다면 밝은 미래는 반드시 찾아 온다”고 예비 취업자들에게 조언한다. 아마도 자신이 만약 아웃소싱에 도전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삼구개발이 탄생할 수 없었듯이 최근 취업 생들이 편안한 생활이 보장되는 곳에 안주하려는 것을 지적하는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