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성산소’ 잡는 지혜

2004-10-29     클/노혜란
과도한 운동이 활성산소 생성 펌프질 한다
숨차게 호흡하는 순간 유해산소량 증가
항산화효소 분비 적은 중장년층 주의 요구돼

활성산소는 모든 인간에게 위해를 가한다. 특히 운동을 즐기는 스포츠맨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최근 의학계와 스포츠계에서는 이들에게 활성산소량과 운동량이 비례함에 관심을 기울이라고 주문하고 있다. 운동을 하다 건강을 잃는 데는 여러 원인이 있다. 그러나 상당수는 운동의 ‘강도’를 적절히 조절하지 못해 일어난다. 자신도 모르게 쌓인 피로누적을 느끼지 못하고 ‘이 정도쯤이야’하고 계속하다가 변을 당한다. 활성산소 물질이 정상적인 피의 흐름을 방해하면서 머리에서부터 ‘띵’한 위험신호가 온다. 현명한 사람은 이 때를 놓치지 않고 운동을 일시 중단한다. 건강 지키기도 ‘테크닉’인 것이다.



영국의 생화학자 닉레인은 “신(神) 과 산소는 닮은 꼴”이라 표현했다. 신은 생명을 창조하면서 유한한 삶을 덤으로 선물했고, 산소 역시 생명체가 살아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될 기체인 동시에 수명을 단축하는 유독성을 품고 있다는 것이다. 순수한 산소는 효험 있는 강장제, 노화 치료제, 미용요법 물질로 쓰여진다. 호흡을 통해 생명체 내부로 들이마신 산소는 산화력이 강해져 활성 산소가 되는데, 이는 세균의 감염에 대항, 암까지 치료할 수 있는 기적의 물질로 칭송 받는다. 그러나 활성 산소는 유해 산소라는 악명 또한 떨친다. 생명체 물질대사 과정에서 끊임없이 생성되는 활성 산소는 생체조직을 공격해 세포를 산화,·손상시켜 노화를 이끄는 주범으로 지목된다. 이는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와 자외선, 방사선, 과식, 음주, 흡연, 인스턴트식품 등에 인체가 노출되면서 발생된다. 특히 과도한 운동에 의해 활성산소 발생량이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는 운동으로 건강을 지키려는 이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일반적으로 전체 산소 소비량의 약 5% 정도의 유해 산소량은 항산화 효소로 대표되는 인체가 지닌 방어 기능에 의해 처리가 가능하다.
일본 건강스포츠 전문의 하루야마 시게오는 직접 저술한 ‘뇌내혁명’에서 활성산소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활성산소는 지속적으로 장시간 숨차게 호흡할 때 산소가 분자화하면서 생성된다. 피 속에 산소가 부족해 흐름이 나빠지면 활성산소는 더욱 기승을 부려 뇌혈관의 내피를 상하게 하고 유전자를 다치게 한다”



적정운동은 항산화효소 분비 촉진
하지만 이에 대적하는 항산화효소는 유해산소(free radical)가 생기면 이를 즉시 제거한다. 때문에 운동으로 산소소비량이 증가하여 체내에 유해산소가 증가한다 하더라도 유해산소의 증가량 이상으로 free radical을 제거하는 항산화효소의 분비가 촉진되어 장기적인 적정수준의 체력훈련은 세포의 노화방지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할 수 있겠다.
핀란드 지바스킬대학 노인병연구소 에이노 헤이키넨 교수는 우리 몸을 시소에 비유한다. "시소의 한쪽엔 유해 산소, 다른 한쪽엔 유해 산소를 없애는 물질이 놓여 있다" 젊을 때는 세포 속에 유해 산소를 없애는 항산화(抗酸化)물질이 충분히 들어 있어 시소가 어느 쪽으로도 기울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쥐는 생후 6개월 이후로 확인, 사람은 20세 이후) 유해 산소 쪽이 더 무거워져 균형이 깨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원리로 젊은 사람은 체내 항산화효소 분비량이 많아 극심한 운동에 대한 리스크가 비교적 적으나 장년층은 분비량이 적어 무리한 운동은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 물론 다른 원인도 있겠지만, 평소 건강하던 사람이 달리기나 등산을 하다 갑자기 쓰러지는 것은 대부분 이러한 부작용 때문이다.

체력과 환경에 맞는 지구성 운동해야

이 분야에 대한 연구는 앞으로도 지속되겠지만 일반인들이 관심 있는 운동과의 관계에 관하여 지금까지 밝혀진 바에 따르면 사람들은 다음의 질문에 의문점을 던지게 된다. 활성산소 생성을 억제해 주는 운동과 활성산소를 많이 생성하는 운동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평소에 운동을 하지 않다가 갑자기 격한 운동을 하는 경우에는 항산화효소의 분비량에 변화가 없지만 개인의 운동능력에 맞는 운동을 규칙적으로 장기간 동안 실시하면 분비가 촉진된다는 것이다. 이 사실은 유산소 운동을 제외한 과격한 운동을 일시적으로 하면 인체의 면역능력이 저하되어 감염의 위험성이 높아지지만 개인에게 맞는 적절한 강도의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면 면역능력이 향상되어 그 흔한 감기에도 쉽게 걸리지 않게 된다는 사실과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인간은 자신의 체력과 환경에 적절한 지구성 운동을 규칙적으로 꾸준히 해야 하고, 모든 운동 시에 충분한 준비운동과 충분한 정리 운동으로 활성산소 분비량을 최소화 해야 한다.


건전한 생활습관으로 활성산소 제압
전문가들은 가장 효과적인 항산화제는 평상시의 식생활습관임을 강조한다. 스트레스 받지 않는 긍정적인 마음가짐과 자신의 체력 환경에 맞는 적정 수준의 운동, 금연, 항산화 성분<표1>이 많이 포함된 천연 식단 등이 그것이다.


특히 유산소운동은 여느 항산화제 못지 않은 체내 유해산소 발생 억제작용을 한다. 편안한 호흡을 지속하면서 할 수 있는 유산소 운동에는 조깅, 달리기, 수영, 자전거타기, 에어로빅댄스, 크로스컨트리, 마라톤 등이 있다.
또 식생활에 관해 삼성서울병원 내과 최윤호 교수는 “생식이나 채식이 좋다고 한가지만 고집하는 것보다 골고루 먹는 것이 중요하다”며 균형있는 식사를 강조한다. 또 항산화 성분을 섭취, 활성산소를 줄이는 것이 좋다. 활성산소가 세포와 DNA를 공격해 각종 만성질환과 노화를 일으킨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김치, 나물 등 야채 섭취가 많은 편이지만 간이 짜므로 생야채를 많이 먹도록 신경쓰는 것이 좋다고 강조한다. 식품이나 일반 비타민제로는 항산화 효과를 낼 정도의 용량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필요한 경우 정제형태의 항산화제를 처방 받아야 한다. 이와 함께 생야채에 항산화성분이 많이 들어 있다 해서 식단 자체를 채식으로 바꾸는 실수를 저질러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