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과의 대화’ 시청 국민들 반응
“욕 먹더라도 나라 위한 용단…솔직한 사과에 진정성 보였어요”
2009-11-30 백아름 기자
많은 국민들이 ‘특별 생방송 대통령과의 대화’를 관심 있게 지켜보았다. 이날 방송을 본 국민들은 세종시와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해 많은 의구심을 해소했고 솔직한 대통령의 모습에서 진정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경제위기 상황에서 꼭 4대강 살리기 사업을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이런 시기에는 토목사업에 22조원을 쏟아 부을 게 아니라 정보기술(IT) 같은 미래산업에 투자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싶었는데, 대통령의 말을 듣고 이해하게 됐습니다.”
자영업자 김용경(63·서울 성동구 성수2가) 씨는 “특히 잠실수중보와 신곡수중보가 한강물을 살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지적에 대해 서울 사람으로서 공감했다”며 ‘특별 생방송 대통령과의 대화’를 본 소감을 밝혔다.
많은 국민들은 이날 방송의 가장 큰 주제였던 세종시와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한 대통령의 발언에 많은 공감을 표시했다.
회사원 신병진(44·서울 도봉구 창동) 씨는 “세종시와 관련해 국민과의 약속을 어긴 것에 대해 불신이 있었지만 대통령이 진솔하게 사과하는 모습에서 진정성이 엿보였다”며 “욕을 먹더라도 나라 전체를 위해 결정하고 추진하는 것이 옳은 것이라는 말에 수긍했다”고 말했다. 신 씨는 “다만 충북 연기군민들이 보상금이 적어 정부안을 반대하는 것처럼 이야기한 부분은 조금 아쉬웠다”고 덧붙였다.
교사 이혜영(42·서울 동작구 동작동) 씨도 “막연하게 4대강 살리기 사업을 ‘밀어붙이기식 불도저 사업’이라고 생각했으나 오늘 대통령이 자세히 설명하는 것을 듣고 보니 필요한 사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모든 일이 그렇듯 편견을 가지고 보면 꼬투리 잡기에 급급하기 쉽다. 먼저 공정하고 객관적인 눈으로 볼 필요성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대학생 이효준(27·숭실대 일본학과 3학년) 씨는 “대통령이 세종시 예정지 주민들을 위해 고뇌하고 그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도움을 주기 위해서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통령의 고뇌를 통해 오해를 풀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사안을 떠나서 이날 방송이 대통령과 국민 간의 솔직한 대화의 장(場)이라는 점에서 높이 평가하고, 앞으로도 이 같은 자리가 필요하다는 반응도 많았다.
“4대강 살리기에 대한 오해도 풀렸어요”
주부 문명숙(38·강원 춘천시 동면 만천리) 씨는 “대통령께서 어떤 말씀을 할까 궁금했다. 실타래 얽힌 듯 난무한 여론들을 보고 있노라면 많이 답답했는데 막힌 길이 뚫리는 듯했다. 희망적인 메시지가 좋았다”고 말했다.
주부 이용숙(44·서울 서초구 서초동) 씨도 “대통령과 국민 간 대화가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 대통령의 설명을 직접 들으니 정책에 대한 의구심이 많이 해소됐다”며 “세종시 문제에 대해 연기군민들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할 때 마음이 따뜻해지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물론 국민들이 아쉬워하는 부분도 있었다. 복지기관 청소년지도사인 백승훈(28·대구 남구 대명동) 씨는 “인간적인 모습으로 국민들과 가까워지려는 모습, 대화를 통한 소통의 시도 등이 자주 지속적으로 있기를 기대한다”며 “다만 오늘은 미디어법 개정, 실업해소방안 등 좀 더 민감하고 실질적인 부분들에 대한 이야기가 미약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IT 컨설턴트 허선영(39·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씨는 “대통령께서 내복을 입고 청와대의 실내온도를 섭씨 3도 낮추는 등 에너지 절약에 솔선수범한다는 말씀이 반가웠다”면서도 “대화 중 과거 기업을 경영한 경험을 많이 강조해 일부 대목에서는 정치인으로서 달라진 시대상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지적했다.
“수시로 주제별 국민과 대화 가졌으면”
직업전문학교를 운영하는 유순옥(49·광주 동구 계림동) 씨는 “세종시 건설에 대한 대(對)국민 약속을 지키지 못한 대통령의 고뇌와 솔직한 사과는 긍적적이었다. 하지만 대통령의 일방적인 입장에 대한 설명으로 일관돼 아쉬웠다”고 말했다.
정일권 광운대 디지털영상학과 교수는 “경험을 바탕으로 평이한 용어로 쉽게 말씀을 잘했다. 특히 4대강 살리기 사업과 청년실업 문제는 자신감도 있고 고민도 많이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상일 동국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전체적으로 잘 진행됐다. 특히 대통령 자신이나 현 정권의 이익이 아니라 선진화된 우리나라를 위한 정책이란 말씀에는 진정성이 엿보여 좋은 인상을 주었고 믿음을 갖게 했다”고 말했다.
양수길 국가경영전략연구원장은 “전체적으로 대통령께서 아주 진지하게 국민들과 대화하고 소통하려는 의도와 노력이 돋보였다. 특히 4대강 살리기 사업과 민생 부분은 아주 설득력이 있었다”고 말했다. 양 원장은 “앞으로도 세종시 수정 반대론자와 현지 주민을 끌어안으려는 자세와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번처럼 한꺼번에 국민과의 대화를 하는 것보다는 주제별로 수시로 국민과의 대화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