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통근열차의 1분 늑장출발
2009-10-19 최연화 기자
미국 뉴욕시의 모든 통근열차는 소수의 내부 직원들만이 아는 비밀이 있다. 열차가 예정시간보다 1분 늦게 출발한다는 것이다.
예를들어 열차 시각표에 오후 8시 14분이 출발시간으로 돼 있으면, 실제로 기차는 8시 15분에 출발하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17일 "대부분의 승객이 모르고 있지만, 아주 오래전부터 열차 시각표에 나타난 시간 보다 항상 1분 늦게 출발해 왔다"며 "이 늑장출발은 의도적인 것이며, 헐떡이며 가까스로 열차에 오르는 승객을 위한 배려"라고 보도했다.
하루 900량에 달하는 뉴욕발 통근열차는 놓치면 최소 30분을 기다려야 한다. 가족과 함께 따뜻한 저녁을 함께 할 수 있느냐 없느냐를 1분이 가를 수도 있는 것이다.
신문은 이 1분을 `유령의 1분'이라고 칭하면서, "지각자들에게는 은총의 시간"이라고 전했다.
뉴욕 메트로-노스 철도의 마조리 앤더스 대변인은 "모든 사람들이 이 숨은 1분에 대해 알게 된다면, 그들은 더 게으름뱅이가 될 것"이라며, NYT에 "우리의 비밀을 날려 버리지 말라"고 웃으며 말했다고 한다.
한때 그랜드 센트럴역에서 열차 운행책임자로 일했던 올해 70세의 잭 스원버그는 "내가 알기로는 이 호의적 1분 늑장 출발 제도는 1870년 이후 계속돼온 은밀한 정책"이라면서 "앞으로도 영원히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문은 이 지각 출발이 시카고, 로스앤젤레스, 필라델피아, 샌프란시스코 등 다른 대도시에는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점차 롱아일랜드와 뉴저지 등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