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목조건축 공사업의 독립적인 제도화 개선 절실
친환경적 목조건축의 체계적인 공정과 보급을 위한 노력
2009-09-10 장지선 기자
Q. 오래전부터 목재를 이용하여 주거 공간을 확보하였던 한국의 목조건축산업이 갑자기 쇠퇴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A. 첫째로 환경적인 요인을 들 수 있습니다. 과거 여러 번의 전쟁을 치러오면서 우리의 산림은 매우 황폐해졌습니다. 그 시절 우리나라의 산은 듬성듬성 보이는 나무 몇 그루가 고작인 민둥산만 남아 산림을 채취하여 집을 짓는다는 것 자체가 무리였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대한민국에서의 산림 채취는 법으로 금지되어 왔고 자연스럽게 목재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목조건축을 지속할 수 없는 환경이 조성된 것입니다. 둘째로는 경제의 성장과 생활환경의 변화가 가져온 주거형태의 진화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대도시로 몰려들면서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아파트 형태가 주를 이루기 시작했고 생활의 편리성과 더불어 투기 대상의 중심으로 아파트가 집중되면서 주택보다는 아파트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된 까닭에 우리의 목조건축은 유구한 역사가 무색할 정도로 그 자취를 감추게 됩니다.
Q. 목조건축이 다시 주목받게 된 때는 언제이며 현재 우리의 목조건축은 어느 정도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까?
A. 80년대에서 90년대 사이 외국교류가 시작되면서 선진국의 목조건축이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꽃을 피우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목조건축이 활성화 될 무렵 터진 경제위기 IMF의 영향으로 약 160여개 업체였던 저희 협회 회원사가 IMF직후 겨우 10여개의 업체만이 회비를 낼 수 있을 정도로 현저히 줄어들면서 목조건축을 비롯한 여러 건축업계들이 파산 위기에 몰리게 되며 목구조산업은 위축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08년 이후로 단순한 주거공간의 확보만이 아닌 환경문제가 전 세계적으로 부각되면서 현재 전체건축업계의 성장세가 약 20% 가량 하락하는 중에도 저희 목조건축은 약 18%의 성장세를 보이며 약진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이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 한국의 목조건축은 계속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그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Q. 한옥으로 대표되는 한국 목조건축 다양화와 활성화에 대한 대안에 대해서 말씀해주십시오.
A. 우리나라 사람들의 목조건축에 대한 인식은 한옥으로 한정되어 있습니다. 물론 한옥이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과거에 비해 문화적·경제적으로 꾸준히 발전하고 있는 국내에서의 기존 한옥 형태는 현대인들이 살아가기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편리성과 다양성을 요구하기는 힘들다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저희 목조건축도 한옥에만 국한하지 않고 서양의 문화를 적절히 접목시킨 목조주택의 형태를 도입하여 보급함으로써 목조주택에서도 아파트 생활에 못지않은 편리성을 느낄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그 예로 분당 우성캐릭터와 향림동 프라임빌, 용인 베스트우드를 들 수 있습니다. 미국식 타운하우스 개념과 유럽형 목조주택을 조합하여 외국에서만 볼 수 있었던 전원형 단독주택 형태를 한국식으로 꾸민 것입니다. 또한 우리의 전통 한옥을 현대식으로 바꾸어 현재의 주거에 문화를 접목시킨 신한옥 형태의 보급형 한옥도 곧 선보일 예정입니다.
Q. 목조주택은 불편하고 관리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A. ‘목조건축은 좋은데 하자가 많다’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건축설계를 하실 때는 시공사 관련 업체선택이 중요합니다. 목조건축과 더불어 목수에 대한 개념이 정확치 않았던 처음 4~5년은 고임금을 지불하며 외국에서 목수를 섭외하는 것이 의례였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국내에서도 여러 사람들이 목조건축 일을 할 수 있게 되었고 더불어 일을 배워 프리개념의 개인 사업장을 차린 사람들이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사후관리가 철저한 시공사와는 달리 개인의 경우 문제가 생기면 ‘나몰라라’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며 이윤을 위해 저렴한 자재를 사용하면서 부실시공 사례가 줄을 잇게 된 것입니다. 전문가의 책임시공 하에 공사가 이루어졌다면 만약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언제든지 AS처리를 받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정부의 제도적 개선 또한 시급합니다. 현재 목구조 공사는 책임과 의무가 부과되지 않는 개인적 차원에서 무책임하게 행해지고 있으며 전문건설업종 분류에서도 실내건축업의 한 분류항목으로 속해있어 전문 시공업체가 접근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하루빨리 목구조공사에 대한 전문건설업종 분류가 구분되어 일반 소비자가 품질이 보증되는 주택을 소유하는 환경 조성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Q. 목조건축의 보급화를 위해 협회가 나아갈 방향과 비전에 대해서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한국목조건축의 규격화를 통한 고품질의 주택을 보급하기 위해 앞으로 저희 한국목조건축 협회는 현장에서 조립만하는 형태의 목조주택 공업화를 추진할 예정입니다. 또한 개인주택으로 한정되어왔던 목조주택을 대규모의 건축단지로 조성하여 아파트와 같이 여러 세대의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형태로 꾸밀 계획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목조주택의 편리성과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기 위한 홍보활동도 꾸준히 펼쳐 나갈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나무라는 자연 소재는 끊임없는 변형을 추구합니다. 한 예로 집안의 공기가 습하면 자신은 건조한 바람을 넣어주고 집안의 공기가 건조하면 습한 바람을 넣어주며 인간이 살아가는데 최적의 조건을 제공합니다. 이렇듯 인간에게 또 다른 생명력을 불어넣어 주는 나무로 설계한 목조주택은 집과 함께 호흡하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줄 최고의 자연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