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당신은 지금 행복하신가요”

당당하게 일어나 새 삶을 찾아 나서세요!

2009-09-08     이인철 변호사

예전 모 설문기관이 남녀가 왜 결혼을 하는지에 대해서 설문조사를 한 사실이 있는데 많은 남녀가 ‘서로 사랑해서, 상대방과 데이트를 하다가 헤어지고 싶지 않아서’ 등의 대답을 했다고 한다. 남녀가 결혼을 할 때 모든 커플들이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결혼을 한다. 이혼을 염두해 두고 결혼을 하는 커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혼하는 커플들을 많이 보고 있으면 왜 그리 많은 사람들이 한때 사랑하는 사람을 원수처럼 생각하고 감정적으로 싸우는지 참으로 안타까운 생각이 든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분명 이혼하려는 부부들도 서로 사랑해서 결혼했고 슬픈날보다는 기쁜 날이 많았을 것이다.
모든 만남에는 이별이 있다는 말도 있듯이 사랑하는 사람이 이혼을 할수도 있다. 부득이 이혼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상대방의 부당한 행위 특히 폭행의 경우에는 결혼생활의 지속이 어려울 수도 있다. 성격차이가 너무나 커서 극복하기 어려운 경우나 제3자가 개입해서 더 이상 정상적인 결혼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예전에는 이혼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편견이 있었지만 요즘 워낙 많은 사람들이 이혼을 하다보니 이러한 편견도 많이 희석화되고 있으며 재혼하는 사람들도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법원에서도 예전에는 이혼을 만류하고 이혼을 부정적으로 본 시절이 있지만 요즘은 한쪽이 이혼을 결심하고 소송까지 제기한 경우 회복할 수 있는 가정인지를 판단해서 회복이 어려운 경우에는 원만히 조정으로 이혼을 마무리하려는 추세에 있다.

춥고 어두운 터널에서 헤매다가 마지막으로 선택한 길에서 사무소의 문을 두드리는 분들은 어쩌면 비장할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분들 대부분은 오랜 가슴앓이로 인한 슬픔을 감추지 못하고 이내 허물어져 버리고만다. 실타래가 어디서부터 꼬였는지 그 시작점을 찾다 포기한 이들에게 비장함이란 처음부터 자기보호를 위한 가면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때마다 피부로 전해오는 의뢰인의 깊은 상처는 우리가 표방하는 ‘가족 된 마음의 감성변호’를 더욱 자극하게 되고 법률사무소 윈의 대표로서 색동저고리를 입은 ‘무릎팍 도사’는 아니지만 고객들이 ‘삶의 끝’에서 ‘삶의 시작’을 보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간과하지 말아야 할 점은, 업무 특성상 의뢰인의 성격부터 세세한 객관적 정보까지 두루 알고 나면 ‘변호사님. 제가 이혼을 해야 합니까?’ 라는 웃지 못 할 질문을 받게 된다. 만인의 사랑을 받아도 모자람이 없는 사람들이 왜 이혼을 하는 것인가? 어쩌면 그들은 자신들의 인생의 중요한 문제도 혼자서 결정하기 보다는 변호사의 조언을 바라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이혼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불행할까? 이혼은 본인뿐만 아니라 자녀들, 주위 사람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이혼을 한 후 어려움을 극복하고 외로움을 극복하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얼마든지 새로운 출발을 하는 경우도 많이 볼 수 있다. 필자는 늘 의뢰인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한다 생각하고 좋은 결과를 얻어내지만 과연 그로 인해 ‘얽히고 설켜있던 실타래 하나를 통째로 잘라 내버린 고객들은 과연 봄을 맞이했을까?’ 하는 상념에 빠진다. 그러나 그 쓰디쓴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인연의 실타래를 제대로 감아올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칠흑 같이 어두운 터널 속에서 겨울잠을 주무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흔히 말하는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났다’는 말에서 당신이 바로 그 ‘당신’이라는 사실을 명심하시고 실천해야 한다고 충고하고 싶다. 이혼은 인생의 실패가 아니다. 이혼을 해서도 얼마든지 새 출발을 할 수 있고 씩씩하게 살아 갈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