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 확립, 작은 실천이 큰 힘이 됩니다”

교사가 앞장서 공교육 바로 세우기 실천하는 ‘운양초등학교’

2009-08-14     공동취재단

모두의 노력으로 열매 맺을 ‘공교육 확립’
올해로 개교 9년째를 맞이하는 운양초등학교(박성주 교장)는 짧은 역사 안에서 괄목할 만한 교육성과를 보이며 지역을 대표하는 교육기관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현재까지 1,027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운양초교는 해마다 경기도교육청에서 실시하는 시범지정학교에 선정되며 학교의 내실을 공고히 다져오고 있다. 또한 2009년에는 학생들의 교육환경을 개선해 학습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낙후된 어학실 리모델링, 학업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도록 하는 펀칭 볼 설치 등의 사업을 진행 중에 있다.

그러나 연일 계속되고 있는 사교육 시장의 강세 속에서 공교육 현장의 역할과 방향성에 대한 고민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었다. 특히 초등교육은 아이들이 상급학교 진학을 위한 첫 번째 과정이라는 점에서 더욱 중요하다. 아이들에게 올바른 학습습관을 길러주고 인성교육에 대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성주 교장은 40여 년의 세월동안 교육계에 몸담아 오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무너지는 공교육 현실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털어놓았다. 그는 이런 일련의 시간을 지나오면서 자신의 작은 힘이라도 우리 교육을 바로 세우는데 밀알 같은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전에 재직하던 금란초등학교에서 추진하던 ‘돌아오는 농촌학교’의 경험을 바탕으로 교육현장을 살리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내실 있는 현장 교육과 다양한 방과 후 교육활동을 실천하고 지역사회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방안 등을 통해 학부모와 학생의 신뢰를 이끌어 냈다. 이런 경험들이 운양초교 부임이후에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 이번 ‘사교육 없는 학교’ 선정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함께 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
공교육 붕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지만 박 교장은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해결방안도 분명히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이어지고 있는 우리교육의 문제점은 한 가지에 국한된 것이 아닌 만큼 해결방안도 다양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문제점은 우리사회에 팽배해 있는 학력위주 평가입니다. 좋은 대학을 나와야 소위 성공한 인생을 살아 갈 수 있다는 생각은 학부모들이 아이들의 성적에 집착하는 결정적인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런 분위기를 부추기기라도 하듯 성적을 위주로 한 상급학교 진학 시스템이 자리 잡으면서, 좋은 학교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비싸고 좋은 학원에 보내야 한다는 분위기를 낳은 것입니다. 성적 위주의 교육이 가져올 수 있는 문제점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교육 과정이 성적향상에만 집중되다보니 인성교육이 소홀해져 사회적 문제의 발생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요즘은 과거와 달리 하교 이후에는 학교 운동장에서 뛰어 노는 아이들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다들 학원이나 과외로 바쁜 스케줄을 소화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친구들과 정신적 교감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고 있는 것입니다.”

학부모들이 학교를 불신하는 분위기 또한 공교육이 풀어야 할 문제다. 학교의 인적자원이나 교육시설이 학원에 절대 뒤지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학원을 더욱 신뢰하는 학부모들이 늘어날 뿐 아니라 학원에 가면 더욱 공부를 잘하게 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우리 교육 현장에 짙게 드리워져 있는 것이다.
박 교장은 학교의 내부적 문제점도 놓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교직사회는 절대 경쟁을 해서는 안 되는 사회이지만 이런 분위기가 자칫 교사의 나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선의의 경쟁을 도모할 수 있는 제도와 시스템이 도입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박 교장은 다양한 문제점 해결을 위해서는 우선 사교육을 능가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학부모의 신뢰를 회복하고 학생들의 학습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일이 선행되어야 하며, 교사들이 사명과 즐거움을 갖고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는 교육여건의 조성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아이들을 생각하는 교직원의 힘 필요
운양초교가 사교육 없는 학교를 만들어 나가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것은 바로 교직원들이라고 박 교장은 전했다. “공교육을 바로 세우기 위한 우리 학교만의 전략은 아이들을 잘 가르치고 사랑할 수 있는 선생님들에게 더욱 많은 해택을 돌려드리려 한다는 것입니다.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것은 크고 대단한 명제가 아닙니다. 미래를 이끌어 갈 우리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의 내일을 만들어가도록 끌어주고 당겨주는 사랑의 힘, 여기에 아이들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라는 박 교장은 “이러한 항목은 사실 학교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이지만 그만큼 평가하기에 무척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학교를 변화시키는 것은 교장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일선에서 직접 아이들을 지도하고 함께 생활하는 교사들이 만들어 나가는 것입니다. 저는 이런 교사들을 잘 이끌어 우리가 나아가고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길잡이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운양초교는 이런 생각에 바탕을 두고 앞으로 교육인프라 구축, 우수한 강사 투입 방안 강구, 전교직원 연수 실시, 공교육 활성화를 위한 공감대 형성 등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공교육이 사교육을 앞서나가는 사회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박성주 교장. 교사가 더욱 노력하고 학부모의 인식이 전환된다면 아직 우리 교육의 미래는 밝다고 말하는 그는 작은 노력이 모여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을 바로 세우는 큰 힘이 될 것이라는 희망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