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박물관, 세계적인 가면문화의 메카로 발돋움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
2009-07-15 최연화 기자
한국 정신문화의 수도라 불리는 안동. 이곳에는 점점 사라져가는 우리 전통문화를 발전시키고자 하는 장인들이 굳건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어, 가장 한국적인 아름다움과 전통의 미학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아무리 오랜 전통이 있고 유교문화가 뿌리깊은 곳이라 할지라도 이를 지켜가고자 하는 노력이 없으면 무용지물. 이에 안동은 지역민 모두가 우리 것을 보존하고 발전시켜 나간다는 마음으로 안동인의 자부심을 지켜가고 있다.
특히 안동을 대표하는 하회동 탈박물관은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말을 실감하게 하는 곳이다. 이곳은 3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오직 하회탈 제작의 외길을 걸어온 김동표(金東表) 관장이 1981년 4월, 하회마을에 하회탈 전문제작 공방을 개설한 것에서 시작됐다. 그의 장인정신은 하회탈을 세계 속에 알리는데 큰 몫을 담당했고, 이후 하회탈은 세계가 인정하는 문화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는 미국 백악관 박물관 측의 요청으로 하회탈 기증과 미국의 하몬드 박물관, 프랑스, 일본 등지의 한국탈전에 하회탈을 전시한 바 있고, 1995년에는 사립 전문박물관인 ‘하회동 탈박물관’을 설립하여 한국탈은 물론 세계의 탈을 수집, 전시하여 하회마을을 찾는 많은 사람들에게 세계의 가면 문화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장을 열기도 했다.
1998년에는 대만 묘율(Miaoli)국제 가면 예술제에 참가하여 하회탈 전시 및 제작의 실연을 했고, 1999년 한국을 방문한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이 안동 하회마을을 들러 김동표 관장의 하회탈을 선물 받기도 했다. 이후, 영국의 엘리자베스 홀과 밀레니엄 돔 등에서 공연했고, 미국의 케네디센터와 아틀란타 올림픽 축하공연, 일본의 이와테현 페스티벌과 후쿠오카 명치생명 홀 공연, 중국의 북경 경극학원과 북경민족대학교 공연 등 수많은 해외공연과 더불어 약 300여 회의 국내 공연에 출연해 왔다. 이렇듯 하회탈을 세계에 알리고자 하는 김동표 관장의 혼신의 노력으로 우리나라가 명실공히 세계적인 가면문화의 메카로 발돋움하고 있다.
현재 그는 중요 무형문화재 제69호인 하회별신굿 탈놀이 보존회 측의 하회탈제작을 담당하고 있으며 동시에 탈놀이 이수자(각시)로 활동 중에 있다. 또한 그는 “하회동 탈박물관이 가면문화의 보고가 되고, 안동이 탈문화의 세계적인 중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또한 탈문화 활성화에 대하여 대단히 진지한 생각을 지니고 있었다. 심사숙고하여 21세기의 시대상을 반영한 현재의 탈도 만들 계획이다”라는 포부를 밝혀 탈문화의 전승과 창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김 관장은 “장인들의 노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국민들이 하회탈에 관심을 갖고 우리 탈문화를 즐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화를 혼자의 힘으로 지켜가기란 외롭고 힘들다. 한국의 전통을 지켜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국민의 관심과 호응이 절실하다.
하회탈 속에서 우리 조상의 삶과 애환, 역사를 돌아보자. 선조의 지혜가 더 바른 오늘을 살게 하는 힘이 되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