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의 야구 이야기] 포에버 22 회장님을 추모하며

2021-08-30     편집국

40여 년 전, 전라도 목포의 한 여학생은 야구를 좋아하게 되었고, 그 중에서도 경상도 대구의 삼성선수를 응원하기 시작했다.

지역감정이 극심했던 그 시절, 다른 사람들의 야유와 눈총을 받으며 광주 무등경기장에서 큰소리로 “이만수“ 를 외치던 여학생.

세월이 흘러 전라도 섬지역의 주민 건강을 책임지는 보건공무원으로 근무하며 한 가정의 아내로 다섯 자녀의 다정한 엄마로 훌륭한 사회 구성원이었던 그녀.

여전히 인생에서 야구가 큰 자리를 차지했고 오래된 팬카페 <포에버 22>의 회장으로 전국에 흩어져 있는 회원들을 넉넉한 품으로 품어주던 그녀.

섬에서 근무했기 때문에 야구장에 구경오려면 배타고 육지에 와서 기차로 갈아타고 버스타고 지하철타고 인천 문학야구장까지 한 걸음에 달려왔던 그녀.

지난 8월 24일 그녀는 하늘의 별이 되어 우리 곁을 떠났다. 김애란(향년 57세)

돌아보면 추억이 너무 많다.

예전 나의 영구 결번을 위해 “포에버 22“라는 팬 카페를 만들어 열심히 활동하던 팬들이 이제는 세월이 흘러 대부분 중년의 나이가 되었다.

세월이 흐른 만큼 정들도 함께 쌓여 서로 가족 같은 모임이었다. 매년 연말이면 어려운 이웃을 찾아 “연탄 나르기“, “밥퍼 봉사“, “장애우 방문“ 등을 한 마음으로 실천하고 회원들끼리 자주 1박 2일 MT를 가기도 하는 이 모든 일들을 묵묵히 뒷바라지 해온 김애란 회장님. 

라오스 선수들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그 먼길을 달려와 아이들에게 무엇이라도 해 주려고 애쓰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비가 오는 목포의 장례식장에 찾아온 회원들의 큰 울음들이 그녀가 얼마나 좋은 누나, 언니로 기억 되어지는지 알 수 있었다.

야구를 참 사랑했고 회원들을 가족같이 아꼈던 김애란 회장님!

훗날 하늘에서 만날 때까지 편히 쉬시고 남아 있는 우리는 회장님을 끝까지 기억하겠습니다.

참으로 감사했고 벌써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