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同雨의 시선] 이준석과 퍼스트펭귄
[李同雨의 시선]
이준석과 퍼스트펭귄
시사매거진 전북본부 논설실장 정치학박사 李同雨
지난 주 한국사회를 강타한 태풍이 있었다. 이른바 ‘이준석태풍’이다.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불어온 이준석 바람은 태풍이 되었고 ‘이준석현상’은 이제 구체적 현실이 되었다. 만36세가 의석 수 100석이 넘는 제1야당의 대표가 된 것이다. 그것도 국회의원 경험이 전무한 0선이...
1985년생 제1야당 대표의 등장은 한국정치의 일대 사건이다. 필자는 이 같은 결과를 한국정치가 ‘이대로는 안 된다’는 갈망이 이준석이라는 영민한 정치인을 매개로 대 폭발한 결과로 생각한다. 이제 여야 할 것 없이 ‘왜 이준석인가’를 더 깊이 고민하고 더 깊이 질문해야 한다.
이 대표는 한국정치 판을 완전히 갈아버리는 ‘세대교체’라는 신호탄을 높이 쏘아 올렸다. 앞으로 이 대표가 자신만의 정치스타일로 성공한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준다면 이제 ‘세대교체’는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정신’이 될 것이다.
TV 자연다큐멘터리나 동물관련 프로그램을 보면, 펭귄들이 무리를 지어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기본적으로 펭귄들은 집단생활을 하는데 혹독한 추위를 견디기 위해서도 서로 몸을 가깝게 접촉하면서 살아간다고 한다.
알고 있듯이 펭귄은 날지 못한다. 결국 먹이를 얻기 위해서는 바다에 뛰어들어야 하는데 이때 펭귄들은 뒤뚱뒤뚱 떼를 지어 바다로 우르르 몰려들지만 정작 바다로 뛰어들기 직전에는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머뭇거린다.
왜냐하면 바다 속에는 펭귄들이 좋아하는 먹잇감도 많이 있지만 물개나 바다표범 같은 천적들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머뭇거리던 펭귄 무리 가운데 천적이 있을지도 모를 위험하고 불확실한 바다를 향해 맨 처음으로 뛰어드는 펭귄이 나타나게 된다. 그러면 그때까지 머뭇거리던 다른 펭귄들도 일제히 그 뒤를 따라 바다로 뛰어든다.
이렇게 맨 처음 바다에 뛰어드는 펭귄을 ‘퍼스트펭귄’(First Penguin)이라고 한다. 사실 한편으로는 바다에 맨 먼저 뛰어든 펭귄은 스스로 결단에 의해서가 아니라 뒤 펭귄들에 의해 그냥 떠밀려서 바다에 빠진 것이라는 학자들의 견해도 있다.
‘퍼스트 펭귄’은 위험한 상황에서 먼저 도전하는 용기를 내 다른 이들에게도 참여의 동기를 유발하는 선발자를 말한다. 이 같은 펭귄의 속성에서 따온 용어로 ‘펭귄효과’(Pengguin Effect)가 있는데 이는 신제품을 소비자가 선뜻 구매하지 않을 때 누군가를 내세워 소비심리를 자극하는 마케팅 전략으로 사용된다.
드라마 속 PPL(간접광고)이나 SNS를 통한 마케팅 기법 중에 이 ‘펭귄효과’를 이용한 것이 많다. ‘펭귄효과’와 유사한 개념으로 ‘밴드왜건효과’(Bandwagon Effect; 편승효과)가 있는데 2018년 초부터 불기 시작한 ‘비트코인’ 광풍도 ‘펭귄효과’ 내지는 ‘밴드왜건효과’의 한 예라 하겠다.
우리는 이처럼 무리의 행동을 유발하는 과감한 행동가, 실천가, 리더를 ‘퍼스트펭귄’이라고 부른다. 훌륭한 리더는 ‘퍼스트펭귄’ 역할을 과감하게 하는 사람이다.
‘퍼스트펭귄’ 이준석의 다음 정치행보가 궁금해진다.
李同雨 전북본부논설실장 samerain@hanmail.net
새시대 새언론 시사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