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세계 5대 식품으로 거듭나기 위한 과제

웰빙추구 세계적인 추세 맞춰, 잠재력은 충분하다

2009-06-10     안지현 기자

현대인들은 건강한 삶을 추구한다. 이에 운동으로 체력을 다지고 식단조절로 비만이나 각종 질병을 예방하는 등 건강한 삶을 위해 노력한다. 현재 비만과 건강식이 세계인들의 관심을 받으면서 햄버거나 기름진 음식에 길들여진 외국인들은 채소와 발효음식 위주의 균형 잡힌 한식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04년 한식을 균형된 영양의 모범음식으로 선정해 한식에 대한 외국인들의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한식은 채소류 위주의 저 열량 음식으로 조리법도 찌거나 삶는 것이 대부분이라 웰빙을 추구하는 세계적인 흐름에 부응한다.

‘한식’ 문화상품을 넘어 국가브랜드로 제고시켜야
외국인들이 알고 있는 한국음식으로 대표적인 것은 김치, 불고기, 비빔밥 수준이다. 우리와 가까운 일본과 비교했을 때, 세계인들은 스시하면 일본을 바로 떠올릴 수 있을 만큼 세계화에 성공했다. 이는 정부가 일본음식의 세계화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았기에 가능한 일이다. 일본 정부는 1981년 농림수산성 산하 외식산업실에 외식산업총합조사연구센터를 설치해 일식 세계화를 체계적으로 지원해 왔다. 하지만 우리정부는 이제야 한식세계화추진단을 출범해 한식의 세계화를 계획 중이다. 일본 관광청(JNTO) 조사에 따르면 일본을 찾는 관광객중 74%가 ‘일본음식을 경험하기 위해 일본을 찾는다’고 했고, 우리나라 역시 ‘한국음식을 맛보고 싶어서 한국을 방문한다’는 외국인들이 49.2%를 차지했다. 이처럼 음식은 단순한 먹을거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나라의 문화상품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는 문화상품을 넘어 국가 브랜드로서의 가치도 있다. 때문에 국가이미지를 제고 시키고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라도 한식의 세계화는 하루속히 이루어져야 한다. 한식세계화추진위원회 명예회장인 김윤옥 여사는 한식세계화추진단발족회의에 참석해 축사에서 “음식은 문화이자 국가브랜드”라고 말하며, “한식은 ‘웰빙’을 추구하는 세계적 추세와 잘 맞기 때문에 세계인의 음식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외국인 입맛에 맞는, 정확한 ‘한식’ 레시피 개발 필요
한식을 세계화하는데 가장 먼저 해야 할 부분은 외국인의 입맛과 그들의 생활패턴을 고려한 다양한 메뉴를 개발해야 하는 부분이다. 한국음식은 대표적인 슬로우 푸드다. 음식을 만드는데 걸리는 시간이 길고 정성이 들어가야 한다는 옛 선조에 가르침을 이어와 조리를 하는데 있어 서두르는 법이 없다. 하지만 현대시대는 여성의 사회진출로 가정에서 제대로 된 요리를 할 시간이 부족하다. 때문에 간단히 요리할 수 있으면서도 한국적인 특색을 살린 메뉴 개발이 필요하다. 또, 음식은 손맛이라며 정확한 레시피없이 눈짐작으로 ‘적당량, 적당히’ 등으로 조리하는 것이 한식의 특징이긴 하지만 세계화를 위해서는 조리법을 표준화 시키고 계량화 시키는 등의 연구가 필요하다. 전 세계 어느 누가 조리를 하더라도 동일한 맛이 나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연구가 있고 난 뒤에 행해져야 할 것이 외국인에게 한식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늘려 한식을 보다 널리 알려야 하는 부분이다.

외국인들에게 ‘한식’ 체험 기회 늘려야
외국인에게 한식을 체험할 수 있게 하기 위해 떡 박물관에서는 외국인체험 프로그램을 만들어 매주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표고전이나 떡, 김치 등의 한국전통음식을 만들어 볼 수 있게 하고 있다. 아울러 한복을 입고 음식을 만들게 함으로써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멋과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게 하고 있다. 외국인들의 이러한 체험은 한식을 세계에 알리는 전도사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주최 측의 설명이다. 또, 충청남도 공주와 부여군에서 열리는 백제문화제에서는 외국인들의 눈과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는 ‘백제향 코스한식’시식회를 지난해 처음으로 선보여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에게 축제의 즐거움뿐만 아니라 음식에 대한 추억도 만들어줬다. 한편 백제문화제는 2010년 대백제전을 개최해 국제적인 축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외국인들을 겨냥한 한식메뉴개발을 위해 연구 중이다.

한식세계화를 위한 각 정부 부처의 노력
그동안의 한식세계화를 위한 노력이 농림수산식품부가 주도해 이끌어왔다면 현재는 한식세계화추진단의 출범으로 문화체육관광부와 외교통상부, 지식경제부 등 관련 부처들이 함께 참여했다는 부분에서 그 성과가 주목된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한식문화를 관광 상품으로 만들기 위해 한식을 한국관광의 대표 이미지로 활용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문광부는 우리나라를 알리는 각종 홍보 영상물에 한식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김치·고추장·된장·간장 등 한국 전통발표식품을 체험하는 관광 상품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외교통상부 역시 대사관은 최고의 한식당이라며 대사관 등이 주관하는 주요 외교행사에서 한식을 대접하고 주재국 정부가 주최하는 행사에 한식 분야가 포함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등 한식 홍보행사를 지속적으로 개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 지식경제부에서는 그 동안 쌓아온 수출 지원 경험과 역량을 한식에 집중하기로 했다. 한국무역협회를 통해 한식 수출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한식을 수출하는데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말 정부는 한식이 산업화, 세계화 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여, 이를 포함한 식품산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의 하나로 선정한바 있다. 한식 산업을 세계화함으로써 새로운 부가가치와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세계인들에게 우리의 맛과 멋, 문화의 다양성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선 한식 전문 인력을 육성하고 다양한 메뉴개발과 한식 체험 기회를 확대 등의 관련 부처들의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